안철수 "다른 후보가 양보해야 단일화"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사진)는 29일 “한 후보에게 많은 지지가 모이면 다른 후보가 깨끗이 양보하는 방식으로 단일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사실상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의 양보를 염두에 둔 발언이어서 두 후보 간 단일화가 여의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안 후보는 29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김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제가 김 후보가 아니어서 (그의) 마음은 알 수 없지만 어떤 방식이든 유권자들이 자기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한 후보에게 지지를 모아주는 방식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박원순 시장(더불어민주당 후보)이 다시 당선되느냐 안 되느냐로 (유권자가) 나뉠 것”이라는 게 안 후보의 진단이다. 박 후보의 3선을 바라지 않는 표심을 자신에게 몰아줘야 한다는 논리다. 김 후보와의 ‘협상’을 통해 단일화를 이뤄낼 가능성에 대해서는 “인위적인 단일화는 있을 수도 없고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선을 그었다. 김 후보의 양보가 아니면 투표로 최종 심판받겠다는 얘기다.

박 후보에 대해선 “그분은 시장이 된 뒤에도 시민단체 대표의 모습이었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7년 전 시민단체 대표였던 박원순 씨에게 서울시장 출마 기회를 양보했다”며 “잘해낼 거라고 믿었지만 저의 판단은 맞지 않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 후보의 시정 평가와 관련해선 “박 시 장이 데리고 들어온 시민단체 사람들이 6층 외인부대라 불리며 시정을 좌우한다”며 “(박 시장은) 어려운 일은 피하면서 호화판 소꿉놀이처럼 시정을 운영했다”고 공격했다.

핵심 정책 공약으로는 국철 지하화를 내걸었다. 안 후보는 “조선이 한성에 도읍을 정한 지 625년, 전쟁 폐허에서 서울을 재건한 지 65년 만에 가장 큰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며 “서울 시내를 지상으로 지나는 국철을 모두 지하화하고 그 철길을 숲길로 만드는 대역사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