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롱 코리아] "한국엔 리더는 없고 보스만 많아… 리스크 헤쳐나갈 기업가 키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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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 혁신성장 전략
황철주 회장, 31일 '스트롱코리아 포럼 2018' 강연
4차 산업혁명 시대도 '승자독식의 세계'
혁신은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것
혁신해도 보호하지 않으면 가치 창출 안돼
정부가 특허제도 엄격 운영해 잘 지켜줘야
황철주 회장, 31일 '스트롱코리아 포럼 2018' 강연
4차 산업혁명 시대도 '승자독식의 세계'
혁신은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것
혁신해도 보호하지 않으면 가치 창출 안돼
정부가 특허제도 엄격 운영해 잘 지켜줘야
“모방하고 쫓아가기만 해도 성장하던 시절은 끝났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혁신하지 않으면 1등을 할 수 없습니다.”
‘혁신 전도사’로 불리는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은 29일 경기 광주에 있는 주성엔지니어링 본사에서 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혁신의 필요성을 이같이 말했다. 혁신은 ‘하면 좋은 것’이 아니라 한국이 세계무대에서 살아남으려면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란 얘기다.
그는 “소비자 정보가 부족할 때는 1등과 비슷한 물건을 만들기만 해도 팔 수 있었다”면서도 “모든 정보가 공유되는 지금은 소비자가 1등 제품에만 몰리는 승자독식이 벌어진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국가의 힘도 결국은 기술혁신에서 나온다고 했다. 한국 인구는 세계의 0.7%, 국토 면적은 0.07%밖에 안 돼 혁신성장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31일 서울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열리는 ‘스트롱코리아 포럼 2018’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혁신성장을 위한 전략’을 주제로 강연한다.
“연구개발비 대폭 늘려 위기 벗어나”
황 회장이 25년 전 창업한 주성엔지니어링이야말로 혁신을 거듭하며 성장해온 대표적 기업이다. 반도체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생산장비를 제조하는 회사로 반도체 원자층증착장비(ALD)를 독자 기술로 국산화했다. 세계 최초 기술이 12건, 특허가 2000여 건에 달한다.
주성엔지니어링은 몇 차례 적자를 냈지만 되레 연구개발(R&D)비를 대폭 늘려 위기를 탈출했다. 기술혁신이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지론을 황 회장 자신이 사업을 통해 증명한 것이다.
그는 대기업보다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과 벤처기업에서 혁신이 일어나기 쉽다고 설명했다. 거대한 조직을 가진 대기업보다는 기업 오너가 R&D부터 마케팅, 영업까지 모두 볼 수 있는 작은 회사가 혁신을 일으키기에 더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혁신은 꾸준히 오랫동안 몰입하고 집중해 미래 시장을 준비할 때만 가능하다”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오너의 의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혁신을 보는 시각이 바뀌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국 사회는 양립할 수 없는 혁신과 신뢰를 동시에 요구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혁신의 가치는 시간이 흐르면 줄어들지만 신뢰는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진다”며 “둘이 같이 존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세상에 없던 기술이나 제품을 개발했는데 적용 사례가 없어 쓸 수 없는 일이 부지기수다. 이런 점에서 제품이나 기술이 불안한지를 따지기에 앞서 미래에 필요한지를 따져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허는 혁신 보호할 유일한 수단”
황 회장은 혁신성장을 위해 바뀌어야 하는 것으로 교육제도를 꼽았다. 더 이상 낡은 지식을 고집하는 지식인이나 인재를 양성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지식이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시대에 낡은 지식을 주입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혁신을 이끌 리더를 양성할 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황 회장이 내세운 리더 개념은 명확했다. 리더는 ‘리스크를 감수하고 책임지고 극복하는 사람’인 데 비해 보스는 ‘힘으로 강요하고 결과를 독식하는 사람’이라고 규정했다. 한국 사회엔 “리더는 없고 보스만 많다”고 평가했다.
후진국과 개발도상국에선 보스가 성장을 이끌지만 선진국으로 가려면 반드시 리더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스트롱 코리아’는 보스가 아니라 훌륭한 리더가 만들 수 있는데 한국 사회는 한 번도 리더 육성에 나선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황 회장은 혁신을 활성화하려면 정부가 특허제도를 엄격하게 운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혁신을 방어할 유일한 수단이 특허”라며 “특허가 있다고 해도 사회적으로 보호해주지 않으면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한 회사가 혁신제품을 내놓기 위해 100만큼 투자한다면 모방품은 30만 들여도 나올 수 있다. 제품의 값어치는 반으로 떨어지고 혁신에 성공한 회사는 다음 제품을 개발할 만큼의 이익을 벌어들일 수 없다.
황 회장은 “한국이 성장할 유일한 방법은 기술혁신을 통한 지식재산권(IP) 창출과 관리, 전략적 활용”이라며 “다른 나라들이 우리 기술을 모방한다고 기분 나빠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정부가 나서서 특허를 적극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에 한국 기업들이 모방으로 성장했던 전력이 있어 우리 스스로 기술에 대한 가치를 잘 인정하지 않는데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며 “아무리 혁신이 일어나도 보호하지 않으면 가치 창출로 연결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은
△1959년 경북 고령 출생
△1985년 인하대 전자공학과 졸업
△1993년 주성엔지니어링 설립
△2004년 인하대 명예공학박사
△2005년~現 일운과학기술재단 이사장
△2012년~現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
△2014년~現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이사, 외교부 정책자문위원
△2015년~現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2017년~現 제어로봇시스템학회장
△2018년~現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자문관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혁신 전도사’로 불리는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은 29일 경기 광주에 있는 주성엔지니어링 본사에서 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혁신의 필요성을 이같이 말했다. 혁신은 ‘하면 좋은 것’이 아니라 한국이 세계무대에서 살아남으려면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란 얘기다.
그는 “소비자 정보가 부족할 때는 1등과 비슷한 물건을 만들기만 해도 팔 수 있었다”면서도 “모든 정보가 공유되는 지금은 소비자가 1등 제품에만 몰리는 승자독식이 벌어진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국가의 힘도 결국은 기술혁신에서 나온다고 했다. 한국 인구는 세계의 0.7%, 국토 면적은 0.07%밖에 안 돼 혁신성장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31일 서울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열리는 ‘스트롱코리아 포럼 2018’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혁신성장을 위한 전략’을 주제로 강연한다.
“연구개발비 대폭 늘려 위기 벗어나”
황 회장이 25년 전 창업한 주성엔지니어링이야말로 혁신을 거듭하며 성장해온 대표적 기업이다. 반도체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생산장비를 제조하는 회사로 반도체 원자층증착장비(ALD)를 독자 기술로 국산화했다. 세계 최초 기술이 12건, 특허가 2000여 건에 달한다.
주성엔지니어링은 몇 차례 적자를 냈지만 되레 연구개발(R&D)비를 대폭 늘려 위기를 탈출했다. 기술혁신이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지론을 황 회장 자신이 사업을 통해 증명한 것이다.
그는 대기업보다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과 벤처기업에서 혁신이 일어나기 쉽다고 설명했다. 거대한 조직을 가진 대기업보다는 기업 오너가 R&D부터 마케팅, 영업까지 모두 볼 수 있는 작은 회사가 혁신을 일으키기에 더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혁신은 꾸준히 오랫동안 몰입하고 집중해 미래 시장을 준비할 때만 가능하다”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오너의 의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혁신을 보는 시각이 바뀌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국 사회는 양립할 수 없는 혁신과 신뢰를 동시에 요구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혁신의 가치는 시간이 흐르면 줄어들지만 신뢰는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진다”며 “둘이 같이 존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세상에 없던 기술이나 제품을 개발했는데 적용 사례가 없어 쓸 수 없는 일이 부지기수다. 이런 점에서 제품이나 기술이 불안한지를 따지기에 앞서 미래에 필요한지를 따져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허는 혁신 보호할 유일한 수단”
황 회장은 혁신성장을 위해 바뀌어야 하는 것으로 교육제도를 꼽았다. 더 이상 낡은 지식을 고집하는 지식인이나 인재를 양성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지식이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시대에 낡은 지식을 주입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혁신을 이끌 리더를 양성할 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황 회장이 내세운 리더 개념은 명확했다. 리더는 ‘리스크를 감수하고 책임지고 극복하는 사람’인 데 비해 보스는 ‘힘으로 강요하고 결과를 독식하는 사람’이라고 규정했다. 한국 사회엔 “리더는 없고 보스만 많다”고 평가했다.
후진국과 개발도상국에선 보스가 성장을 이끌지만 선진국으로 가려면 반드시 리더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스트롱 코리아’는 보스가 아니라 훌륭한 리더가 만들 수 있는데 한국 사회는 한 번도 리더 육성에 나선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황 회장은 혁신을 활성화하려면 정부가 특허제도를 엄격하게 운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혁신을 방어할 유일한 수단이 특허”라며 “특허가 있다고 해도 사회적으로 보호해주지 않으면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한 회사가 혁신제품을 내놓기 위해 100만큼 투자한다면 모방품은 30만 들여도 나올 수 있다. 제품의 값어치는 반으로 떨어지고 혁신에 성공한 회사는 다음 제품을 개발할 만큼의 이익을 벌어들일 수 없다.
황 회장은 “한국이 성장할 유일한 방법은 기술혁신을 통한 지식재산권(IP) 창출과 관리, 전략적 활용”이라며 “다른 나라들이 우리 기술을 모방한다고 기분 나빠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정부가 나서서 특허를 적극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에 한국 기업들이 모방으로 성장했던 전력이 있어 우리 스스로 기술에 대한 가치를 잘 인정하지 않는데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며 “아무리 혁신이 일어나도 보호하지 않으면 가치 창출로 연결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은
△1959년 경북 고령 출생
△1985년 인하대 전자공학과 졸업
△1993년 주성엔지니어링 설립
△2004년 인하대 명예공학박사
△2005년~現 일운과학기술재단 이사장
△2012년~現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
△2014년~現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이사, 외교부 정책자문위원
△2015년~現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2017년~現 제어로봇시스템학회장
△2018년~現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자문관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