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산업센터 투자 수요가 진짜 늘었나.
“요즘 수도권 신도시나 택지지구에서 분양되는 지식산업센터는 투자자 비중이 70%다. 직접 공장이나 오피스 등으로 사용하려는 실수요는 30%에 그친다.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대출규제가 시작된 후 부쩍 투자자들이 늘었다.”
▶개인도 취득할 수 있나.
“산업단지 밖에서 공급되는 지식산업센터는 일반인이 매입해 실수요자에게 임대 놓을 수 있다. 앞으로 산업단지 안에서도 임대사업이 가능해진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3월22일 청년 친화형 산업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산업단지 안에서 임대사업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내년부터 임대사업이 가능할 거 같다.”
▶이미 산업단지 안에서도 임대사업을 하는 투자자들이 있다.
“맞다. 사실 지금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가보면 임대사업 하는 사람이 엄청나게 많다.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공장등록을 한 다음 바로 임대업을 추가해서 임대사업을 하는 방법이다. 공장 등록 후 일부 공간만 빌려주는 방식도 있다. 일종의 편법이다.”
▶어떻게 지식산업센터 전문가가 됐나.
“2000년도에 삼성전기에 입사해 엔지니어로서 구매 담당 업무를 했다. 2011년 회사를 그만두고 관련 사업을 시작했다. 경기 화성시에서 전기전자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 이런 일을 하면서 지식산업센터에 둥지를 튼 많은 기업을 만났다. 삼성에서 근무할 때 삼성 공장뿐만 아니라 지식산업센터에서도 근무했었다. 협력업체들과 일을 해야 하니까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도 자주 왔다갔다했다. 그러다가 지식산업센터에 눈을 떴다. 기업들이 많이 빌려서 사용하고 있었다. 시설도 잘 돼 있어서 일반 사무실보다 낫다는 걸 알게 됐다. 실제로 경매를 통해 비교적 저렴하게 사들여 안정적인 수익률을 얻을 수 있었다. 결국, 본업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다.”
▶지식산업센터의 매력은.
“단연 대출이 많이 나온다는 거다. 일반 상가에 투자하려면 대출 규모가 매입 비용의 40~60%에 그친다. 지식산업센터는 매입 비용의 70~80%까지 대출이 나온다. 80%는 거의 다 해준다고 보면 된다. 3.3㎡당 매입비용이 600만~700만원 정도인 곳에서 대출을 80% 수준으로 받으면 수익률이 15%까지 나온다. 수익성이 좋으니까 들어가는 것이다.
소액으로 접근할 수 있는 것도 큰 매력이다. 분양가 자체도 상가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1~2억원으로 매입할 수 있는 곳이 많다. 예를 들어 1억 초반대에 분양받아서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50만~6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임차인이 잘 나가지도 않는다. 망하지 않으면 한 자리에서 꾸준히 있다. 사업이 흥하면 바로 옆 호실까지 빌리기도 한다. 어차피 기업은 월 임차료를 경비 처리 할 수 있으니까. 한번 임대를 맞춰놓으면 월세가 밀리지 않고 잘 들어온다.”
▶임차인 구하기는 쉬운가.
“작년 상반기까진 쉬웠다. 작년 하반기부턴 어려워지고 있다. 공급이 너무 많이 되고 있어서다. 옥석을 잘 가려야 하는 이유다. 공급이 늘면서 수익률도 조금씩 떨어지는 추세다. 가장 인기가 있는 서울 성수동과 문정동 지식산업센터 수익률은 연 4~5%로 낮아졌다. 3~4년 전까지만 해도 연 7%까지 수익률이 나왔다.” ▶지식산업센터는 어디에 주로 있나.
“서울에는 성수동 문정동 마곡지구 구로동 가산동 등에 몰려있다. 수도권에선 안양 성남 수원 용인 등에 많다. 최근에는 하남 미사, 화성 동탄2, 용인 서천 등 신도시·택지지구에 지식산업센터가 대거 공급되고 있다.”
▶유망한 지식산업센터의 조건은.
“지하철 역세권 여부다. 직원들이 출퇴근할 때 편리해야 한다. 지식산업센터엔 사무실당 주차공간이 1~2대뿐이다. 대표나 임원만 주차할 수 있다. 나머지 직원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 지하철이 가장 중요하다. 버스 노선이 잘 갖춰져 있어도 괜찮다.”
▶공급 과잉이란 지적도 있다.
“지식산업센터로 투자자가 몰리자 건설사들이 앞다퉈 분양에 나서고 있다. 올해부터 입주물량도 넘친다. 지금 공급과잉 상태다. 이런 상태가 몇 년 갈 거 같다. 옥석을 잘 가려야 할 시점이다.”
▶어떻게 옥석을 가리나?
“아직 대출 80%를 끼고 수익률 15%를 낼 수 있는 곳들이 눈에 띈다. 저평가된 지역을 찾거나 경공매를 통해 싸게 사는 게 방법이다. 성남시 소재 지식산업센터의 매매가격이 아직 저렴해 보인다.”
▶지식산업센터 내 상가 투자는 어떤가.
“상가 투자의 매력은 약하다. 수원 광교의 한 지식산업센터는 상가 분양이 2~3개밖에 안 됐다. 준공한 지 1년이 지났는데도 말이다. 상가를 너무 많이 배치해서다. 그러나 지식산업센터는 평일 장사밖에 못 한다. 주말에 공장이 텅텅 빈다. 지식산업센터 내 상가를 분양받으려면 자체 평일 수요가 충분한지 반드시 계산해야 한다. 기업 수, 종사자 수 등을 고려해서 수요를 측정해야 한다. 혹시 주변의 아파트 단지 등 외부 수요가 있을 수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
▶지식산업센터 내 기숙사는 어떤가?
“별 재미가 없다고 본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회사랑 가까이 있는 걸 안 좋아한다. 대중교통여건이 좋지 않으면 외부 수요도 기대하기 힘들다. 예컨대 안양에 있는 지식산업센터들은 기숙사를 사무실 용도로 쓰거나 직원 주거용으로 쓰지 일반인들은 거의 쓰진 않는다. 주변에 오피스텔 같은 경쟁상품이 많은데 굳이 거기까지 갈 필요가 없을 것이다. 게다가 밤엔 단지 내 상가 편의점밖에 갈 데가 없다. 주말에도 단지 내 상가는 썰렁하다. 거기 있으면 오히려 불편하지 않을까. 다만 회사에서 기숙사 용도로 구매해서 살게 하는 건 괜찮다.”
▶경매로 매입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경매 물건은 관리비가 몇천만 원씩 밀린 경우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 또한 경매 물건에 기계·기구가 포함되어 있는지도 잘 살펴야 한다. 일반인들은 기계를 쓸 필요가 없다. 만약 감정가격에 기계·기구 포함돼 있으면 그만큼 가격은 무시하고 들어가야 한다. 고물 값으로 생각해야 한다. 일반인이 기계를 처리하기가 힘들다”
▶일반 매매로 매입할 때 주의할 점은?
“임차인을 끼고 있는 물건을 사는 것이 좋다. 올 들어 임차인을 구하기 어려워져서다. 아니면 일반매매를 추천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조언하고 싶은 게 있다면.
“부동산 투자를 하려면 경험을 직접 하나씩 해봐야 한다. 갭투자 월세투자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자기가 직접 해보고 자기한테 맞는 걸 해야 한다. 어떤 분들은 아파트 투자 잘하고 어떤 분들은 상가 투자 잘한다. 자기한테 맞는 것을 찾아야 한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