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제품에 전자태그 부착
생산·물류 과정 실시간 관리
최적 생산 조건 구축해
박스 8000개 포장 4일→1일
공정 자동화로 수작업 줄고
두 사람이 60명 몫 '뚝딱'
◆밤에도 쉬지 않고 가동
팔탄 스마트공장은 기존 제약공장과 달리 밤에도 생산라인이 쉬지 않는다. 반제품을 만드는 과립화와 알약 형태로 찍어내는 타정, 제품 검수 등의 공정이 자동화돼 있기 때문이다. 대량 생산에 용이하도록 수직 구조로 설계된 것도 차별점이다. 지하 1층~지상 8층 규모의 이 공장은 7층이 생산라인의 출발점이다. 원료가 투입되면 한 층씩 내려가면서 혼합과 반제품 생산 등의 공정이 이뤄지고 마지막으로 1층에서 포장된다. 무인로봇이 원료와 반제품을 옮기는 역할을 한다.
이 공장의 제조혁신 출발점은 전자태그다. 전자태그를 제품에 부착하면서 제품 생산에서 출고에 걸리는 시간이 크게 단축됐다. 8000개 박스를 포장해 출하하는 데 4일 걸리던 것이 하루로 줄었다. 기존 바코드 방식은 최종 포장된 완제품을 수작업으로 일일이 리더기에 갖다대야 출고 관리가 됐다. 하지만 전자태그는 5m 떨어진 거리에서도 자동으로 인식돼 수작업이 크게 줄었다. 과거 60명이 하던 일이 열 사람이면 된다. 주 부사장은 “단순한 생산 자동화가 아니라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어야 진짜 ‘똑똑한’ 공장”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최대 60억 정 알약 생산
한미약품은 팔탄 스마트공장을 짓는 데 1500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12월 본격 가동에 들어간 이곳의 생산직원은 35명에 불과하다. 바로 옆 기존 공장의 생산직원은 200여 명이다. 스마트공장의 연면적은 기존 공장의 두 배 정도인 3만6493㎡다. 하지만 인원은 6분의 1 수준이다. 스마트공장에선 국내 최대 규모인 연간 60억 정의 알약을 생산할 수 있다. 기존 공장은 지난해 14억 정을 생산했다. 기존 공장에서 한 제품을 생산하는 데 1주일이 걸렸다면 이곳에서는 3~4일이면 포장까지 완료된다.
◆위탁개발생산 사업 ‘확장’
한미약품은 팔탄 스마트공장 가동을 계기로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단순 위탁생산(CMO)에 그치지 않고 고객이 요구하는 의약품을 개발한 뒤 생산까지 하는 것이다. 선진국 제조 기준에 맞춘 데다 근처에 제제연구센터가 있어 빠른 개발과 생산이 가능한 입지조건도 갖췄다. 한미약품은 미국 MSD에 고혈압 복합제 아모잘탄, 고지혈증 복합제 로수젯을 CDMO 방식으로 수출하고 있다. 프랑스 사노피에는 고혈압·고지혈증 복합제 로벨리토를 공급하고 있다. MSD와 사노피가 진출하는 국가의 의약품 허가 기준에 맞게 복합제를 개발해 납품하는 방식이다. 주 부사장은 “본격적인 공장 가동으로 추가 CDMO 고객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성=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