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75인치 이상·2천500달러 이상 시장서 '압도적 1위'
글로벌 양대 TV 메이커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른바 '프리미엄 전략'으로 중국산 저가 브랜드의 추격을 따돌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업체들이 거대한 내수 시장과 가격 경쟁력 등을 바탕으로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초대형·초고화질 기술을 무기로 내세운 '메이드 인 코리아'의 차별화 전략에 오히려 수익성 격차는 더 벌어지는 양상이다.
다만 최근 들어 기술경쟁력이 점차 줄어드는 데다 통상 압박도 심해지고 있어 기업의 연구개발(R&D) 및 생산설비 투자 확대와 함께 정부 차원의 정책 지원 및 규제 개혁 등이 절실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30일 업계와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 등에 따르면 올 1분기 전 세계 TV시장의 업체별 점유율(매출액 기준)은 삼성전자가 28.6%로 선두를 차지했으며, LG전자와 일본 소니가 각각 17.9%와 9.1%로 뒤를 이었다.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이들 '톱3' 업체는 모두 점유율이 1∼3%포인트 상승했으나 4, 5위인 중국 TCL(5.8%)과 하이센스(5.3%)는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 점유율은 우리나라가 46.5%를 차지하며 중국(21.5%)과 일본(17.7%)을 큰 격차로 제쳤다.
특히 2년 전인 2016년 1분기에 우리나라와 중국의 점유율이 각각 41.8%와 31.2%로 약 10%포인트 차이에 불과했으나 올 1분기에는 25.0%포인트로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최근 선두업체인 삼성전자 주도로 60인치 이상 초대형, UHD(초고화질)급 '프리미엄 TV 시장'이 급격히 커진 게 주된 요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출하 대수를 큰 폭으로 늘리고 있지만 대부분 저가 제품 위주여서 매출이나 수익성 측면에서는 선두업체들과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삼성전자, LG전자, 소니는 1분기 65인치 이상 TV 시장에서 합계 점유율 74.1%를 차지했다.
또 대당 2천500달러 이상 TV 시장에서는 이들 3개 업체의 점유율 합계는 무려 90.0%였다.
특히 올해 들어 '초대형 라인업'을 대폭 강화한 삼성전자의 경우 65인치 이상 시장에서 39.4%의 점유율로 1년 전보다 5.7%포인트나 높아졌다.
2위 LG전자와의 격차를 같은 기간 16.7%포인트에서 20.6%포인트로 벌렸다.
75인치 이상 시장에서는 점유율이 무려 58.5%에 달하며 압도적인 1위에 랭크됐다.
1년 전보다 26.7%포인트나 오른 것으로, 2위 소니(21.8%)와 3위 LG전자(11.1%)의 점유율이 동반하락한 것과 대조를 이뤘다.
또 대당 2천500달러 이상 시장에서는 지난해 1분기에 LG전자(40.8%)와 소니(34.4%)에 훨씬 못 미친 11.0%의 점유율에 그쳤으나 올 1분기에는 43.3%로 일약 선두로 올라섰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올해 초 QLED TV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초대형 모델 수를 예년보다 크게 늘린 게 주효했다"며 "아울러 IHS마킷이 조사·분석 방식을 일부 보완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