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권 "선의의 경쟁 덕분에 경기장서 좋은 모습 나올 것"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앞둔 축구 대표팀에서 가장 내부 경쟁이 치열한 포지션은 수비수다.
역시 내부 경쟁이 불가피했던 미드필더의 경우 권창훈(디종)과 이근호(강원)의 부상 낙마로 인해 자연스럽게 남은 선수들의 기회가 커진 데 반해 수비수 경쟁은 여전히 치열하다.
김진수, 김민재(이상 전북)의 부상 탓에 의도치 않게 만들어진 경쟁 구도지만 러시아 월드컵이라는 꿈의 무대를 앞두고 한껏 달아오른 내부 경쟁은 수비수들의 동반 성장이라는 순기능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대표팀 왼쪽 수비수인 김민우(상주)는 온두라스전 다음날인 29일 기자들과 만나 "(수비수들 사이에서) 경쟁이 자연스럽게 되고 있다"며 "그런 경쟁이 있어야 선수들에게도, 팀에게도 발전이 있다"고 말했다.
부상에서 회복 중인 김진수의 월드컵 출전이 아직 불투명한 상황에서 김민우는 상주 상무 선임인 홍철, 박주호(울산)와 왼쪽 수비수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온두라스전에선 홍철이 선발로 투입돼 56분을 뛴 후 김민우에게 바통을 넘겨줬다.
생애 첫 월드컵 무대를 놓고 경쟁하는 사이지만 서로의 '호흡'도 수비수의 중요한 자질인 만큼 어디까지나 동지로서의 경쟁이다. 김민우는 "경쟁하기도 하지만 어떻게 팀이 이길 수 있을지 서로 얘기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홍철도 김민우에 대해 "경쟁자지만 배울 것이 많은 선수"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대표팀의 중앙 수비수로 오랜만에 복귀한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도 경쟁의 순기능을 강조했다.
그는 "아무래도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서로 조금 더 잘 보이려 하고 조금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며 "그래서 훈련장이나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권은 "수비수들이 항상 미팅하면서 수비라인이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를 얘기한다"며 덧붙였다.
비록 온두라스전에선 공격 흐름을 우리가 주도한 탓에 수비 조직력을 철저하게 검증받을 기회는 부족했으나 그간 칭찬보다 비난이 익숙했던 수비진들에게 2-0 무실점은 고무적인 성과였다.
온두라스전을 통해 조금이나마 자신감을 충전한 수비수들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까지 남은 사흘 동안 러시아행 티켓을 손에 넣기 위해 막바지 경쟁을 이어가게 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