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CNS, 日 버려진 골프장을 태양광 단지로
한국 정보기술(IT) 서비스업체이자 태양광발전사업자인 LG CNS가 일본에서 여덟 번째로 큰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했다. 옛 골프장 부지(27홀, 142만㎡)를 태양광발전 단지로 바꿨다. 이를 계기로 세계 3위인 일본 태양광발전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폐골프장’을 발전시설로 바꿔

LG CNS는 31일 일본 야마구치현 미네시에서 56㎿급 태양광발전소(사진)를 준공했다. 2016년 11월부터 총 1600억원을 투입해 건설했다. 축구장 200개 크기 부지에 총 17만 장에 이르는 태양광패널을 설치했다. 한국 업체가 일본에서 태양광발전소 건설 및 운영 전반의 사업권을 획득한 것 중 최대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현재 일본에선 7000여 개의 태양광발전소가 운영되고 있다.

이번 발전소는 연간 62GWh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미네시 1만 가구가 2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미네시에서 사용하고 남은 전력은 후쿠오카나 시모노세키 등 주변 지역에 판매된다.

LG CNS는 2013년 일본법인을 설립한 뒤 태양광과 전기·토목 등 분야에서 일본인 기술자를 다수 영입해 사업을 벌이고 있다. 한국 IT서비스 사업자 중에선 유일하게 전기·건설·토목 등 일본 내 특정건설업 면허를 취득했다. 태양광발전 사업부문에서 ‘턴키 방식’ 수행 기술력과 인적 역량을 확보했다.

LG CNS는 오릭스, 히타치제작소, 파나소닉 등 일본 주요 업체들에 비해 아직 건설 규모가 작지만 지역밀착형 전략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미네 발전소에 앞서 시라가와(31㎿)와 도조(33㎿), 시마네(10㎿) 세 지역의 옛 골프장 부지에 총 130㎿의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기도 했다.

세계 3위 태양광 시장 진출

일본에서는 ‘거품경제’ 시절 조성된 지방 골프장 중 상당수가 인구 감소와 고령화 탓에 문을 닫으면서 태양광발전소로 변신하고 있다. 일본골프장경영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골프장 이용자는 8655만6000명으로 1992년의 1억232만 명에 비해 15.4% 감소했다.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폐업신고를 한 골프장 수는 13개로 지난해 폐업신고 건수(12개)를 넘어섰다.

이달 들어서만 후쿠시마현 이즈미자키시(10㎿)와 군마현 다카사키시(8㎿) 인근 골프장 부지에서 태양광발전소가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바라키현에선 태양광발전 누계가 2014년 44만3000㎾에서 지난해 204만6800㎾로 5배가량으로 증가했다.

2007년 태양광발전 등 에너지사업을 시작한 LG CNS는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에너지저장장치시스템(ESS) 등 발전과 저장사업 영역에서 총 480㎿ 규모 시설을 구축했다. 일본에서 지상 태양광 발전시설에 추가 투자하는 것은 물론 수상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경북 상주 오태저수지(3㎿)와 지평저수지(3㎿) 등 한국에서 수상 태양광발전소를 구축한 경험을 살린다는 전략이다.

하태석 LG CNS 에너지신산업추진단 상무는 “일본 태양광발전 시장은 중국,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시장”이라며 “연간 태양광발전소 구축 규모가 약 40GW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LG CNS가 보유한 에너지관리시스템과 에너지 최적화센터의 기술을 활용해 일본에서 입지를 넓혀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미네=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