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 업체들 한국 주목
'도깨비' 만든 스튜디오드래곤
넷플릭스에 드라마 등 공급
유튜브, 방탄소년단 내세워
엔터株 실적 고공행진
에스엠·JYP 등 영업益 급증
외국인 투자자 '러브콜' 쇄도
주가 치솟아 PER 20배 이상
특정 스타에 의존은 '부담'
2004년 드라마 ‘겨울연가’ 히트 이후 한국 엔터테인먼트산업을 주목해온 일본 언론들은 최근 방탄소년단(BTS)과 트와이스 등 한국 연예인의 세계적 인기를 ‘3차 한류’로 지칭한다. ‘겨울연가’의 인기로 시작된 ‘1차 한류’가 일본 등 아시아에 한정돼 있었다면, 2010년대 초반 소녀시대와 싸이의 등장으로 시작된 ‘2차 한류’는 남미와 북미지역으로 무대를 넓혔다. 당시 소녀시대 소속사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코스닥시장에서 4년간 100배가량 올랐다.
작년 하반기 시작된 ‘3차 한류’는 과거보다 훨씬 강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넷플릭스, 유튜브, 스포티파이 등 스트리밍(실시간 재생) 업체들이 기존 방송시장을 대체하면서 콘텐츠산업이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새 판’이 깔리고 방탄소년단이 성공 가능성을 입증하면서 “한국 엔터테인먼트 강소기업들이 날개를 달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디어 4차 산업혁명’ 덕 본다
올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엔터주 중 ‘넷플릭스 효과’를 가장 많이 보고 있는 종목으론 스튜디오드래곤이 꼽힌다. 노희경 김은숙 등 한국을 대표하는 드라마 작가 71명과 계약을 맺은 스튜디오드래곤은 ‘도깨비’ ‘나의 아저씨’ 등을 히트시킨 콘텐츠 제작사다.
1일 코스닥시장에서 스튜디오드래곤은 2700원(2.51%) 오른 11만400원으로 장을 마쳐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올 들어 상승률은 69.84%에 달한다. 스튜디오드래곤은 넷플릭스에 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를 공급하며 시장을 세계로 확장하고 있다.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해 올해 초 방영한 드라마 ‘화유기’는 회당 50만달러(약 5억4000만원)에 팔렸다.
넷플릭스와 경쟁하는 구글의 계열사 유튜브는 유료 서비스인 ‘유튜브 레드’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방탄소년단을 내세웠다. 지난 3월부터 유료 가입자에 한해 공개한 다큐멘터리 ‘방탄소년단: 번 더 스테이지’는 1회 1200만 뷰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이 같은 글로벌 스트리밍 업체들의 콘텐츠 확보 경쟁에 힘입어 국내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넷플릭스는 올해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를 위해 작년보다 33% 많은 80억달러 이상을 지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마존은 45억달러, 애플도 10억달러 내외를 쓸 계획이다.
한국 엔터업계를 이끄는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 정욱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김영민 에스엠엔터테인먼트 대표는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미디어산업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스터디 모임까지 조직했다. 1990년대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유튜브 음원 공개를 거의 하지 않고 자국 내 소비에 머물러 있는 일본의 J팝과는 다른 행보라는 평가다.
이익 증가 등 기업 체질 개선
최근 엔터주 강세는 개인투자자 수급에 좌우되던 과거와 달리 탄탄한 실적이 뒷받침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올해 1분기 에스엠엔터와 JYP엔터의 영업이익은 각각 103억원, 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배, 2.1배 증가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에스엠엔터, JYP엔터, 빅히트엔터, 와이지엔터테인먼트 등 4대 연예기획사는 올해 작년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총 16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전망이다.
성장 기대에 실적까지 개선되면서 외국인투자자가 한국 엔터기업에 기업탐방과 투자설명회(NDR)를 적극 요청하고 있다. 한국 엔터주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얻으려는 목적에서다. 트와이스의 소속사 JYP엔터는 지난달 일본 도쿄에서 다이이치생명 등 11개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투자설명회를 열었다. 시가총액 1조원 미만의 코스닥 상장사에 외국인투자자가 먼저 관심을 보이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설명이다.
밸류에이션·계약 기간 살펴야
일각에서는 올 들어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일부 종목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부담스러운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스튜디오드래곤의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은 47.64배다. 에스엠엔터, JYP엔터, 와이지엔터의 PER도 20배 이상이다. 사업구조가 달라 나란히 비교하긴 어렵지만 디즈니(14.19배), 유니버설(18.59배) 등 글로벌 콘텐츠 회사들과 비교했을 때 주가가 이미 많이 올랐다는 시각도 있다.
엔터주 투자의 또 다른 투자 리스크(위험) 요인은 소속 연예인들의 계약 갱신이다. 통상 가수의 계약기간은 7년인데, 신인 때는 소속사와 가수가 7 대 3 비율로 수익을 나누지만 재계약 이후에는 3 대 7로 바뀌는 게 일반적이다. 방탄소년단은 2020년, 트와이스는 2022년 지금의 계약이 종료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 엔터주 전망은 대체로 밝은 편”이라며 “개별 종목 투자가 부담스럽다면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여러 엔터주에 분산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국 증시가 위기라고 한다. 등을 돌린 개인투자자가 돌아오지 않고 있어서다. 코스피지수는 작년 하반기에만 15% 가까이 빠졌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불공정 거래 논란, 계속되는 분할상장, 잊을 만하면 나오는 유상증자, 넘쳐나는 ‘좀비기업’에 지쳤다는 하소연도 외면하기 어렵다.시장의 관리자이자 감시자인 한국거래소 역할이 막중한 이유다. 정통 경제관료 출신으로 오는 15일 취임 1년을 맞는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만나 증시 운영 계획을 들었다. 그는 “과거에 기업들은 우리 증시에 상장돼 있다는 걸 명예롭게 생각했다”며 “시장 관리와 감독을 대폭 강화해 명예를 되찾아주는 게 내 임무”라고 강조했다.▷작년엔 국내 증시가 역대급 어려움을 겪었던 것 같습니다. 가장 큰 이유가 뭘까요.“분명한 건 미래 현금 흐름의 현재 가치가 주가란 점입니다. 기업이 얼마나 벌어들일지에 대한 예상이 중요하다는 거죠. 사람들은 10~20년 후 삼성전자 수익성이 유지될지, 우리 배터리 기업이 중국과 경쟁할 수 있을지 자신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산업 경쟁력 약화가 근본 배경인 점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인정받은 게 ‘가장 빠른 추격자’(fastest follower) 전략이었는데 요즘엔 그렇지 않죠. 인공지능(AI) 같은 분야에서 성과가 제대로 안 나오는 걸 보세요. 이대로면 일본처럼 30년 이상 침체를 겪지 않으리란 법이 없습니다.”▷일본 기업들 경쟁력이 약해졌다는 평가가 많지만 닛케이지수만 보면 꽤 오르지 않았나요.“지난 10년 정도만 놓고 보면 그렇지만 길게 보면 다릅니다. 1990년 초 3만8000을 넘은 닛케이지수는 2000년대 8000까지 떨어졌다가 작년
순자산 180조원의 상장지수펀드(ETF)업계에서 수수료 인하 경쟁에 다시 불이 붙고 있다. ETF업계 ‘투톱’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선두 다툼 과정에서 총보수는 소수점 넷째 자리까지 내려갔다.비용을 줄일 수 있으니 투자자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전문가들은 자산운용사가 내세우는 ETF 총보수뿐만 아니라 숨은 비용까지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숨은 비용을 포함하면 수수료율이 뒤바뀌는 경우가 있는 데다 장기투자 시 적은 비용 차이가 큰 수익률 차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저수수료 경쟁 반가운 투자자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7일 미국 대표지수형 ETF인 ‘KODEX 미국S&P500’과 ‘KODEX 미국나스닥100’의 총보수를 연 0.0099%에서 연 0.0062%로 내렸다. 6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TIGER 미국S&P500’과 ‘TIGER 미국나스닥100’의 총보수를 기존 대비 10분의 1 수준인 연 0.0068%로 낮추자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ETF 시장 점유율 1, 2위인 삼성자산운용(점유율 38.1%)과 미래에셋자산운용(35.6%)의 수수료 싸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 3월에도 월배당형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ETF인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의 연간 총보수를 0.29%에서 0.08%로 내렸다. 삼성자산운용이 구조가 비슷한 상품인 ‘KODEX 한국부동산리츠인프라’를 총보수 연 0.09%에 내놓으면서다. 2023년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2차전지 레버리지 ETF의 총보수를 삼성자산운용보다 낮은 수준으로 조정했다.대형 자산운용사가 ‘업계 최저 수수료’ 타이틀을 내걸며 엎치락뒤치락하는 것은 ETF 시장에서 치열한 점유율 선
조각투자 업종이 제도권 편입으로 다시 투자자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조각투자는 미술품 등 비싼 자산을 소액으로 살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하지만 거래량 부족 등 여러 요소를 살피지 않았다가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6월부터 제도권으로 들어오는 대표적 조각투자 플랫폼은 뮤직카우(음악)와 카사·루센트블록·펀블(부동산) 등이다. 이미 법제화를 완료한 미술품, 한우 등에서 생태계가 한층 넓어진다. 이들 업종은 도산절연이 필요한 자산(비금전신탁 수익증권)으로 특별 취급돼 샌드박스(규제 유예)에 기대 왔다. 하지만 지난 3일 금융위원회가 관련법 개정에 나서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지가 주어지게 됐다.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노리는 투자자에겐 음악 조각 플랫폼이 적합하다는 분석이다. 뮤직카우를 예로 들면, 투자자는 별도 앱을 이용해 원하는 노래를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다. 해당 노래는 공연과 방송 등을 통해 계속 저작권 수익을 만들어내고, 투자자는 보유 지분만큼 이를 나눠 받는다. 6일 기준 거래가 가장 활발한 노래인 아이유의 ‘라일락’, 윤하의 ‘비가 내리는 날에는’ 등은 저작권료의 연간 수익률이 7~7.3%로 웬만한 고배당주 못지않다.부동산 조각 투자는 투자자 관점에서 리츠와 크게 다르지 않다. 각자의 플랫폼에서 공모자금을 모으고, 건물을 사서 지분을 나눠주는 게 기본 구조다. 임대수익은 연 3~5% 배당금처럼 지급된다. 편입 자산의 몸집이 가벼워 비교적 빨리 매각차익을 남기기도 한다. 카사는 2021년 9월 역삼한국기술센터(공모가 약 85억원) 건물의 투자자를 모아 2022년 4월 매각까지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