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압구정동의 한 치과에서 ‘투명교정’ 치료를 받고 부정교합 등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는 피해자들이 공동소송에 나섰다. 소송 참가자가 수백 명에 이를 것으로 보여 역대 최대 의료소송이 예상된다.

'치아 투명교정' 부작용 역대 최대 의료소송 될 듯
오킴스 법률사무소 관계자는 1일 “피해자 100여 명에게서 위임장을 받았다”며 “대표원장 강모씨 등에 대한 공동소송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전 접수 인원으로 따지면 600명 이상이다. 이 관계자는 “향후 소송 전략 등이 정해지면 참가자가 더 늘어 병원이나 의사 등을 상대로 한 단일 의료소송 중 역대 최대 참가자 규모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투명교정 시술은 레진이라는 특수 강화 플라스틱으로 된 틀을 이용해 치열을 교정하는 방식이다. 브래킷과 철사를 사용하는 일반 교정에 비해 눈에 잘 띄지 않아 미관적인 측면에서 선호되는 시술이다. 하지만 상당수 전문가는 발치 이후 해당 시술법을 쓰면 부정교합 등 부작용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미국 식품의약처(FDA)도 앞니의 경미한 조정에만 사용을 권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해당 치과에서 교정 치료를 받고 부정교합 등이 심해져 음식물을 제대로 씹을 수 없거나 발음이 새는 등 부작용을 경험한 환자가 수백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플란트를 해야 할 정도로 큰 피해를 입었다는 사례도 전해졌다. 투명교정기 착용 여부를 치과의사가 아니라 직원 등이 결정하기도 했다는 게 피해자들의 주장이다.

오킴스는 진료비 반환 청구소송과 함께 의료 과실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할 방침이다. 김용범 변호사(변호사시험 3회)는 “지인 추천 등 할인 이벤트를 통해 소비자를 유인·현혹하고 치료 효과를 보장하는 거짓 광고를 한 점 등은 의료법 위반”이라며 형사소송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상엽 기자 l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