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현대차투자證·교직원공제회, 도시바메모리 우선주 쟁탈전서 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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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인캐피털이 재판매하는 5000억 물량…국내 기관으론 유일하게 투자
SK하이닉스, 인수작업 마무리
애플·델·시게이트 등과 공동투자
연 8~9% 높은 수익률 기대
SK하이닉스, 인수작업 마무리
애플·델·시게이트 등과 공동투자
연 8~9% 높은 수익률 기대
▶마켓인사이트 6월3일 오후 3시50분
현대차투자증권이 교직원공제회와 손잡고 SK하이닉스·베인캐피털 등으로 구성된 한·미·일 컨소시엄의 도시바메모리 인수에 약 5000억원을 투자한다. 현대차증권은 국내 재무적투자자(FI) 가운데 유일하게 도시바메모리 인수에 참여하게 됨으로써 연 8~9% 고수익을 얻게 될 뿐 아니라 투자은행(IB)으로서 재평가받는 기회가 생겨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FI 중 유일하게 우선주 인수 참여
3일 IB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증권과 교직원공제회는 도시바메모리의 비전환우선주(보통주로 전환되지 않는 우선주) 중 5000억원어치를 인수하기로 했다. 자금 대부분을 지원하기로 한 교직원공제회는 조만간 투자심의위원회를 열어 승인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차증권과 교직원공제회가 인수하는 비전환우선주는 한·미·일 컨소시엄 중 베인캐피털이 ‘셀다운(인수 후 재판매)’ 방식으로 넘기는 주식 중 일부다. 한·미·일 컨소시엄이 인수자금 2조3억엔(약 19조6000억원) 가운데 5조원가량을 비전환우선주 발행으로 조달하기로 했는데, 국내 FI 가운데 유일하게 투자 기회를 갖게 됐다. 비전환우선주는 보통주로 전환되지 않지만 연 8~9%의 수익률이 보장된 우량 투자자산이어서 FI의 관심이 높았다.
도시바메모리의 비전환우선주에는 현대차증권과 교직원공제회 외에 도시바메모리로부터 낸드플래시를 공급받는 애플, 델, 시게이트, 킹스턴 등 글로벌 대기업과 일본의 FI들이 공동 투자자로 참여한다.
현대차증권과 교직원공제회는 지난해 말부터 도시바메모리의 비전환우선주 투자를 준비해왔다. 최근 도시바메모리 등이 생산하는 낸드플래시 품귀현상이 계속됨에 따라 회사의 성장성이 기대되고, SK하이닉스라는 국내 대기업이 공동 투자자로 참여해 위험 대비 수익률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도시바메모리는 플래시메모리 분야에서 삼성전자에 이은 세계 2위 업체다. 모기업인 도시바가 미국 원전사업에서 1조엔 이상의 손실을 보고 경영위기에 빠지자 지난해 9월 알짜 사업인 메모리부문을 한·미·일 컨소시엄에 매각하기로 계약했다.
◆현대차 우군 보유한 현대차증권 ‘낙점’
현대차증권은 지난해 이용배 사장이 부임한 뒤 IB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 주목받고 있다. 이 사장은 지난해 IB사업부 강화를 위해 인력을 대규모로 보강하는 등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베인캐피털은 투자금을 분산하는 차원에서 도시바메모리의 비전환우선주를 재판매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국내에서 활동하는 사모펀드(PEF)와 증권사 등이 관심을 가졌으나 현대자동차그룹이라는 든든한 우군을 보유한 현대차증권을 인수자로 낙점했다. 베인캐피털은 SK하이닉스와 공동으로 도시바메모리를 인수한 데 이어 국내 대기업과의 공동 투자 기회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거래 역시 현대차그룹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다지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해석하고 있다.
이번 투자를 성사시킨 데는 교직원공제회의 국내기업금융부의 공이 컸다. 국내 자산뿐만 아니라 국내 대기업이 해외 자산을 인수하는 곳에 자금을 투입할 기회를 노리다가 ‘마수걸이 투자’에 성공했다. 그동안 국내기업금융부는 국내에서 활동하는 PEF·벤처캐피털(VC)이나 국내 인수금융 투자에 집중해왔다. 하지만 최근 금융 자산이 늘어남에 따라 국내 기업의 해외 자산 인수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앞으로도 국내 기업의 해외 자산 인수 등에 적극 참여해 대규모 자금을 투자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해외 자산으로의 분산 투자는 증권사나 공제회 등 국내 기관투자가의 핵심 과제”라며 “현대차증권과 교직원공제회가 오랜 준비와 검토 끝에 우량 자산에 투자하는 성과를 내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현대차투자증권이 교직원공제회와 손잡고 SK하이닉스·베인캐피털 등으로 구성된 한·미·일 컨소시엄의 도시바메모리 인수에 약 5000억원을 투자한다. 현대차증권은 국내 재무적투자자(FI) 가운데 유일하게 도시바메모리 인수에 참여하게 됨으로써 연 8~9% 고수익을 얻게 될 뿐 아니라 투자은행(IB)으로서 재평가받는 기회가 생겨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FI 중 유일하게 우선주 인수 참여
3일 IB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증권과 교직원공제회는 도시바메모리의 비전환우선주(보통주로 전환되지 않는 우선주) 중 5000억원어치를 인수하기로 했다. 자금 대부분을 지원하기로 한 교직원공제회는 조만간 투자심의위원회를 열어 승인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차증권과 교직원공제회가 인수하는 비전환우선주는 한·미·일 컨소시엄 중 베인캐피털이 ‘셀다운(인수 후 재판매)’ 방식으로 넘기는 주식 중 일부다. 한·미·일 컨소시엄이 인수자금 2조3억엔(약 19조6000억원) 가운데 5조원가량을 비전환우선주 발행으로 조달하기로 했는데, 국내 FI 가운데 유일하게 투자 기회를 갖게 됐다. 비전환우선주는 보통주로 전환되지 않지만 연 8~9%의 수익률이 보장된 우량 투자자산이어서 FI의 관심이 높았다.
도시바메모리의 비전환우선주에는 현대차증권과 교직원공제회 외에 도시바메모리로부터 낸드플래시를 공급받는 애플, 델, 시게이트, 킹스턴 등 글로벌 대기업과 일본의 FI들이 공동 투자자로 참여한다.
현대차증권과 교직원공제회는 지난해 말부터 도시바메모리의 비전환우선주 투자를 준비해왔다. 최근 도시바메모리 등이 생산하는 낸드플래시 품귀현상이 계속됨에 따라 회사의 성장성이 기대되고, SK하이닉스라는 국내 대기업이 공동 투자자로 참여해 위험 대비 수익률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도시바메모리는 플래시메모리 분야에서 삼성전자에 이은 세계 2위 업체다. 모기업인 도시바가 미국 원전사업에서 1조엔 이상의 손실을 보고 경영위기에 빠지자 지난해 9월 알짜 사업인 메모리부문을 한·미·일 컨소시엄에 매각하기로 계약했다.
◆현대차 우군 보유한 현대차증권 ‘낙점’
현대차증권은 지난해 이용배 사장이 부임한 뒤 IB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 주목받고 있다. 이 사장은 지난해 IB사업부 강화를 위해 인력을 대규모로 보강하는 등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베인캐피털은 투자금을 분산하는 차원에서 도시바메모리의 비전환우선주를 재판매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국내에서 활동하는 사모펀드(PEF)와 증권사 등이 관심을 가졌으나 현대자동차그룹이라는 든든한 우군을 보유한 현대차증권을 인수자로 낙점했다. 베인캐피털은 SK하이닉스와 공동으로 도시바메모리를 인수한 데 이어 국내 대기업과의 공동 투자 기회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거래 역시 현대차그룹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다지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해석하고 있다.
이번 투자를 성사시킨 데는 교직원공제회의 국내기업금융부의 공이 컸다. 국내 자산뿐만 아니라 국내 대기업이 해외 자산을 인수하는 곳에 자금을 투입할 기회를 노리다가 ‘마수걸이 투자’에 성공했다. 그동안 국내기업금융부는 국내에서 활동하는 PEF·벤처캐피털(VC)이나 국내 인수금융 투자에 집중해왔다. 하지만 최근 금융 자산이 늘어남에 따라 국내 기업의 해외 자산 인수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앞으로도 국내 기업의 해외 자산 인수 등에 적극 참여해 대규모 자금을 투자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해외 자산으로의 분산 투자는 증권사나 공제회 등 국내 기관투자가의 핵심 과제”라며 “현대차증권과 교직원공제회가 오랜 준비와 검토 끝에 우량 자산에 투자하는 성과를 내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