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가 9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2·3위 범보수 진영 후보의 단일화 논의가 좀처럼 물꼬를 트지 못하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각자도생’ 셈법으로 단일화가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사전투표가 시작되는 8일 이전까지를 단일화 최종 시한으로 보고 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유한국당과의 단일화 가능성에 “협상을 통한 인위적인 단일화는 없다”고 못 박았다.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나선 박종진 후보의 배현진 자유한국당 후보와의 단일화 시도에 대해선 “그런 단일화는 옳지 않다고 생각해서 당에서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지역도 후보 단일화 논의가 지지부진하다. 신용한 바른미래당 충북지사 후보는 이날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경국 한국당 후보를 겨냥해 ‘후보 매수설’을 주장했다. 신 후보는 “박 후보가 지난달 17일 제가 경제부지사를 맡고 지사 후보를 (박 후보로) 단일화하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충북 선거관리위원회가 청주지방검찰청에 수사를 의뢰하는 상황까지 이르면서 양측의 단일화 논의는 사실상 무산됐다.

대전에서도 박성효 한국당 후보와 남충희 바른미래당 후보 간 단일화 협상이 벌어졌지만 지난달 말 결렬된 뒤 진척이 없다. 창원시장 선거에서 조진래 한국당 후보와 안상수 무소속 후보 간 보수 후보 단일화 가능성도 지역 정가에서 제기됐다. 하지만 양측은 지난 1일 단일화 협상 결렬의 책임을 상대에게 돌리면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범보수 후보들이 불리한 여건에도 ‘마이웨이’를 선언한 것은 후보 단일화가 이뤄진다 해도 그 효과가 크지 않은 데다 지방선거 이후 주도권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미 투표용지가 인쇄된 데다 사전투표일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어서 지금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후보 중 한 사람이 사퇴한다 해도 표가 한쪽으로 몰리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