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최근 전화통화에서 언짢은 대화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유럽연합(EU)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고율 관세 부과를 강행하면서 유럽 동맹국과의 관계가 악화한 탓이다.
CNN은 4일(현지시간) 정상 간 통화 내용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의 전화통화가 “끔찍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마크롱 대통령은 두 사람의 관계를 감안할 때 속에 있는 얘기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비판을 받아들이지 못했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미국이 지난달 31일 EU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부과를 결정한 직후 전화통화를 했다. 백악관은 통화 후 낸 발표문에서 “양국 정상이 리비아 난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일정을 논의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과의 무역 불균형을 시정할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반면 프랑스 엘리제궁은 “마크롱 대통령이 미국의 관세 부과 결정은 불법이며 EU가 단호하고 상응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메이 총리의 4일 통화 때도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통화 후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메이 총리에게 무역 균형을 맞춰야 할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고 발표했다. 영국 총리실은 “메이 총리가 미국의 관세 부과 결정에 문제를 제기하고,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