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에너지기업인 차이나에너지리저브&케미컬그룹(CERCG)이 부도 위험에 처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보유한 한국 측 채권자들과 협의해 이달 말까지 자구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CERCG 관계자는 전날 본사를 방문한 한국 금융사 대표들과의 면담에서 “국내외 투자 활동이 늘어난 가운데 인민은행의 통화 긴축 정책으로 자금 유동성에 일시적으로 문제가 생겼다”며 “회사는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CERCG 관련 ABCP 발행을 주관한 한화투자증권, 해당 상품에 투자적격 신용등급을 부여했던 나이스신용평가, 주요 투자자인 현대차투자증권 등의 실무자 11명은 지난 4일 부실자산 회수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했다. CERCG 측에서는 최고경영자를 포함해 8명이 나왔다.

CERCG는 면담에서 이달 말께 자구계획을 발표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자구안에는 자산 매각, 대주주의 증자 등 자금을 조달할 방안이 담길 전망이다. 이에 앞서 이달 중순께에는 CERCG의 역외 자회사인 CERCG오버시즈캐피털이 발행해 지난달 25일 부도를 낸 3억5000만달러 규모의 달러표시 채권에 대한 채무상환 협의안이 발표된다. 국내 ABCP 채권자들은 이 협의안이 자산 회수 여부를 내다볼 수 있는 1차 ‘가늠자’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무제표의 신뢰성 문제가 불거진 것과 관련해서는 CERCG 측이 보유 현금 등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국내 채권단에 보내주기로 했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채권자들이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상견례 성격의 자리였다”며 “주관사를 포함한 채권자 대표단을 만들어 추가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