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故 맥그린치 신부에 명예국민증 헌정
법무부는 6·25전쟁 직후 가난과 질병에 허덕이던 제주 도민을 위해 64년간 헌신한 고(故) 맥그린치(한국명 임피제) 신부에게 명예국민증을 헌정했다고 5일 밝혔다. 이날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헌정식에는 박상기 법무부 장관(가운데)과 신부의 조카인 레이몬드 맥그린치(왼쪽), 제주교구 천주교회 유지재단 마이클 리어던 신부 등이 참석했다.

1928년 남아일랜드 레터캔에서 출생한 맥그린치 신부는 1954년 26세의 젊은 나이에 성 골롬반 선교회 사제로 제주에 부임했다. 6·25전쟁 등으로 가난과 굶주림에 고통받던 제주 도민을 위해 직물회사와 신용협동조합, 양돈단지 등을 만들어 경제적인 자립 기반을 만들어 줬다. 또 쓸모없는 황무지를 주민들과 함께 개간, 선진 축산기술을 도입해 이시돌 목장을 아시아 최대 양돈단지로 조성했다. 이를 근간으로 설립한 우유 및 치즈, 사료 공장 등에서 발생한 수익금으로 양로원, 요양원, 호스피스 병원 등을 세워 제주 도민의 삶을 크게 개선했다

명예국민증은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거스 히딩크 감독에게 최초로 수여했으며 이후 소록도에서 43년간 한센인을 위해 봉사한 마리안느와 마가렛 간호사(2016년)에 이어 맥그린치 신부가 네 번째다. 사후에 헌정된 것으로는 최초 사례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