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증권사 한병화 연구원은 "과거 유럽의 전기차 시장은 노르웨이가 1강, 영국 프랑스 독일이 3중을 형성하며 성장해왔지만 지난해 독일이 노르웨이와의 격차를 좁히면서 2강 체제로 진입한 뒤 2018년에는 다양한 국가에서 전기차 시장의 강한 성장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4월까지 유럽의 누적 판매량은 전년대비 약 45%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네덜란드, 포르투갈이 각각 129%, 123% 증가했고 독일 스웨덴 아일랜드도 각각 78%, 68%, 65%의 고성장세를 나타냈다. 3월까지만 데이터가 공개된 스페인도 118% 급증했다.
유럽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는 전기차 시장 고성장세의 가장 큰 원인은 소비자들의 디젤차에 대한 기피에 기인한다고 한 연구원은 분석했다. 유럽 신규 등록차 중 디젤차 비중은 과거 약 46%까지 상승했다 2017년 32%로 하락했다. 올들어서도 주요 시장의 디젤 판매 비중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된다.
그는 "디젤차가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알려지면서 중고차 가격이 하락하고 신차구매 시 전기차가 주요 고려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라며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라인업 확대도 또 다른 성장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1위 업체인 폭스바겐 그룹은 2020년까지 45개, 2025년까지 80개의 전기차 모델을 확보하는 계획을 실행하고 있다. BMW, 메르세데스, 볼보 등 다른 유럽 업체들도 2020년 전후로 전기차 출시를 집중할 계획이다.
한 연구원은 "디젤차의 몰락과 라인업 확대로 유럽 전기차 시장은 긴 성장기에 진입했다"며 "유럽이 주무대인 국내 배터리 관련 업체들에게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유럽시장을 선점한 국내 업체들은 임박한 대규모 전기차 상용화 시점을 고려하면 최근에 발표된 폭스바겐의 배터리 계약과 유사한 기회들이 국내 배터리 업체들에게 주어질 것"이라며 "국내 배터리업체들은 20205년까지 연평균 30% 이상 성장할 유럽시장의 주인공으로 무대를 누빌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형석 한경닷컴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