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쇼트커버링'에 북미 정상회담까지…6월 증시 반등할까
6월 증시 반등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고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면서 '쇼트커버링(재매수) 효과'가 올들어 지지부진했던 증시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서다. 오는 12일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도 투자 심리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 "6월 증시, 호재 부각될 것"

7일 오전 11시3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7.78포인트(0.72%) 오른 2471.54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지수는 2460선에서 상승 출발한 후 장 내내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코스닥지수도 이틀 간의 하락세를 멈추고 오르고 있다. 현재 코스닥은 5.17포인트(0.59%) 오른 882.33에 거래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쇼트커버링 가능성이 커지면서 지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쇼트커버링은 투자자가 주가가 떨어질 것을 예측해 주식을 빌려 파는 공매도를 했지만 반등이 예상되자 공매도한 주식을 다시 되사들이는 것을 말한다. 단기적으로 주가를 상승시키는 효과를 낸다.

올해 들어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과 국내 상장기업의 이익 모멘텀이 둔화되면서 쇼트(매도·short) 포지션 비중은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현재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고 비중은 0.7%로 최고 수준까지 확대됐다. 연초 0.5% 중반 수준에 비해 크게 확대된 것이다. 지난 2월 지수 급락과 함께 급증한 공매도 비중을 감안하면 주가가 오르면 쇼트커버링이 활발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수가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호재와 악재가 혼재해 있음에도 6월 증시가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 중 하나는 쇼트커버링 때문"이라며 "최근 공매도 잔고는 크게 늘었지만 주가가 버티면서 공매도 물량과 괴리가 벌어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처럼 주가와 공매도 잔고의 괴리가 벌어졌을 때가 작년 2~3월"이라며 "당시 3월 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쇼트커버링 물량이 유입되면서 증시는 4개월 만에 400포인트 가까이 급등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주로 다가온 북미 정상회담도 증시 전망을 밝게 보게 한다. 유럽에 위기감을 고조시킨 이탈렉시트(Italexitㆍ이탈리아의 유로존 탈퇴) 우려가 소강 국면에 접어들면서 북미 정상회담에 시장의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앞으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은 일회적인 협상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계 개선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경협 등과 관련된 산업의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며 "위험 기피 완화 기조가 형성되면서 선진국의 주가지수와 더불어 미국 정보기술(IT) 산업과 유럽 금융업 그리고 한국 자본재 등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국내 증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2013년 이후 최저 수준이며 원·달러 환율도 북미 정상회담 기대감에 1070~1080원 지지선을 형성 중이라는 점에서 자금 유입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 "美 금리 상승 등 우려도 만만치 않아"

다만 증시 불안 요인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미국의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미 중앙은행(Fed)가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점은 주의해야 할 변수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감도 여전히 높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존하는 유럽의 정치 리스크, 달러 강세에 따른 신흥국의 위기 가능성, 미국과 중국의 지속되는 무역분쟁 등은 6월 주식시장에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하는 이벤트이기에 주식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이야기만 언급할 수 없다"며 "6월 FOMC에 대해서는 주지된 이벤트이지만 자본 유출 우려에 따른 신흥국 리스크나 유럽의 정치적 리스크는 수면 위로 떠오른 이벤트"라고 강조했다. 그는 6월 코스피 상단을 2550으로 전망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조심스러운 투자 판단이 필요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들어 채권과 같은 안전자산의 수익률 반전이 두드러지고 위험 자산들은 지난해까지의 강세에 비례해 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안전자산으로의 이동이 뚜렷한 모습으로 추세적으로 보면 글로벌 시장의 참여자들은 이미 경기둔화 우려를 반영하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