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증권 "中 ABCP 예약매매 의혹 사실아냐"
현대차투자증권이 회사채 채무불이행(디폴트)이 발생한 차이나에너지리저브&케미컬그룹(CERCG)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의 물량 처분을 다른 증권사에 미리 약속(예약매매)했다는 논란에 대해 반박했다. 실무자간 메신저 등을 통해 ABCP 수요 협의 차원에서 논의된 것일 뿐 투자 목적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현대차증권은 CERCG 관련 ABCP 중개를 위해 보유한 금액은 500억이며 그 중 C사, D사 2곳에 420억을 예약매매하기로 돼 있었다고 7일 밝혔다.

CERCG는 지난달 25일 한 역외 자회사가 발행하고 자사가 보증한 3억5000만달러 규모 채무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했다고 공시했다. 이 때문에 CERCG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한 모든 채권이 동반 부도 위기에 처했다. 국내에선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지난달 8일 CERCG가 보증한 달러화 사모사채를 기초자산으로 약 1650억원 규모 ABCP를 발행했다.

이중 현대차증권은 500억원을 중개를 위해 매수한 후 일시 보유하고 있다. 케이본드(K-Bond) 등 채권 중개 시스템을 통해 은행과 자산운용사 두 곳에 각각 200억, 220억을 넘기기로 했다.

하지만 유안타증권과 신영증권의 물량은 문제가 됐다. 유안타증권과 신영증권 측은 현대차증권이 거래를 해주기로 협의했다고 주장했다. 규모는 유안타증권이 150억원, 신영증권이 100억원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증권 측은 거래상대방을 찾아주겠다는 의견을 구두로 제안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일부에서 예약매매로 주장하는 250억원은 현대차증권 채권 중개북에는 없는 금액으로 공식적인 플랫폼을 통한 거래가 아니다"라며 "메신저 등을 통해 ABCP 수요 협의 차원에서 실무자간 사적으로 얘기된 금액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채권 매도자와 매수자를 연결해주는 단순 중개자로서 예약매매 등 통상적인 중개업무 절차에 따라 일을 진행했을 뿐"이라며 해당 CP에 대한 투자 목적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이번 건의 중개를 통해 얻는 수수료는 100억원당 약 200만원이다. 문제가 된 ABCP 500억원 물량이 정상적으로 전액 중개 됐으면 약 1000만원의 중개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이 상품에 단순 중개 목적으로 참여했다가 갑작스런 디폴트를 맞아 원치 않게 보유하게 됐다"며 "채권단 협의를 통해 부실 ABCP에 대한 원금 회수 가능성을 높이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