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항준 피닉스 컨설팅 그룹 대표
조항준 피닉스 컨설팅 그룹 대표
"연금보험은 자동차 한 대 값입니다. 월 30만원씩 10년만 납입해도 3600만원이죠. 자동차 살 때 만큼 연금보험을 꼼꼼히 따져보고 공부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8일 한경닷컴과 만난 조항준 피닉스 컨설팅 그룹 대표는 "노후 빈곤에 처하지 않으려면 연금보험이 필수"라며 "높은 비용을 감당하는 만큼 소비자들이 능동적인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조항준 대표는 연금보험 가입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노인빈곤율'을 보라고 답한다. 사적연금을 준비하지 않고는 노후 빈곤을 피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노인빈곤율은 45.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연금의 소득대체율이 노인빈곤율과 정반대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연금 소득대체율이란 연금액이 개인의 생애 평균 소득의 몇 %가 되는지를 보여주는 비율이다. 한국의 연금 소득대체율은 39.3%로 미국(71.3%) 일본(57.7%) 영국(52.2%), 독일(50.9%) 등 OECD 국가들에 비해 현저히 낮다.

조 대표는 "우리나라는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 등 사적연금 가입률도 25%를 밑돌아 매우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퇴직금도 연금으로 받기보다 대부분 일시금으로 수령해 노후 생활비, 의료비 준비가 열악한 상태"라고 짚었다.

그는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서는 사적연금, 그중에서도 연금보험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연금보험은 보험료를 5년 이상 납입하고 이후 10년 이상 계약을 유지하면 보험금을 연금 형태로 수령하는 상품이다. 장기저축을 통해 복리효과를 누리는 것은 물론 연금소득에 대한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그는 "보험 납입기간이 길어야 복리 혜택을 누릴 수 있다"며 "연금보험은 가급적이면 돈을 벌기 시작하는 20~30대에 빨리 가입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조 대표에 따르면 복리 그래프는 30년을 기준으로 급상승한다. 10~20년은 단리와 복리의 차이가 미세하다. 납입 기간이 짧다면 추가 납입을 활용하면 된다. 추가 납입은 기본보험료보다 훨씬 낮은 사업비를 공제해 환급률과 연금액이 늘어난다.

조 대표는 "연금보험도 다른 보험상품과 마찬가지로 사업비가 있기 때문에 사업비를 낮춰야 한다"며 "연금보험은 노후 연금이 목적이기 때문에 사업비 비중이 큰 종신보험은 연금보험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변액연금보험을 주목할 만하다. 변액연금보험은 고객이 납입한 보험료의 일부를 보험사가 주식이나 채권, 펀드 등에 투자해 운영실적에 따라 수익을 나누는 상품이다. 반대의 경우 손해를 볼 수도 있는데 최저 보증 옵션에 가입하면 원금손실을 예방할 수 있다.

조 대표는 연금보험에 대해 가입시기와 금액 만큼이나 '인출 전략'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연금 개시 연령은 만 45세부터 80세까지 선택할 수 있지만 개인별, 상황별로 인출 전략이 다를 수 밖에 없다"며 "맞춤형 인출 전략을 세우기 위해서도 공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금리연동형 연금보험의 경우에는 최저보증금리가 얼마나 되는지 살펴봐야 한다"며 "연금액을 공시이율로 재계산해 본 후 연금 개시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공시이율이 높을수록 만기에 받는 환급금이 커진다.

조 대표는 풍요로운 노후생활을 위해 정기적인 재무설계를 받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은퇴자금 마련부터 은퇴 이후까지 생애 주기, 단계에 맞는 경제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자동차를 구매하기 전에 우리는 사고 싶은 차에 대해 미리 공부하고 자동차 딜러를 만난다. 자동차 딜러는 우리가 놓치고 있는 부분들을 꼼꼼하게 짚어주고, 차 구매를 하기까지 도움을 주는 사람"이라며 "재무설계사는 목돈 마련부터 투자, 은퇴 등 생애 전반에 걸친 재무설계를 통해 경제 기반을 다지는 데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무설계사는 생애·보험·부동산·투자·세금·상속증여 분야의 모든 설계가 가능해야 한다"며 "이름 난 회사보다는 이 같은 분야에서 나와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는 사람을 찾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조항준 대표는 오는 15일 서울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리는 '100세 시대, 노후 대비 재테크 세미나'에서 연금보험에 관한 심도 있는 얘기를 나눌 예정이다. 이 세미나는 한경닷컴이 개최하고 MDRT(백만달러 원탁회의)가 후원한다. MDRT는 보험설계사들로부터 '명예의 전당'으로 불리는 권위 있는 협회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