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공기까지 씻는 코웨이 의류청정기 '대박' 조짐
생활가전 렌털업체 코웨이의 신제품 의류청정기가 인기다. 지난달 15일 판매 개시 1주일 만에 초기 물량 1000대가 모두 팔렸다. 이 제품의 가격은 대당 240만원으로 경쟁 제품에 비해 비싸다. 그럼에도 인기가 높은 비결은 ‘디테일’에 있다. 디자인 성능 등 제품의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설계했다는 평가다.

세심한 아이디어는 직원들에게서 나왔다. 코웨이는 의류관리기 시장에 도전하는 후발주자다. 2011년 트롬 스타일러를 내놓은 LG전자가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의류청정기 기획팀은 차별화 포인트를 찾기 위해 직원은 물론 코디(제품관리 서비스 인력) 의견까지 적극적으로 구했다. 전국 세탁소를 누비기도 했다. 이렇게 찾은 아이디어를 제품에 대거 반영했다. 열린 기업문화가 가져다준 인기란 분석이다.

거울·음악의 디테일

실내 공기까지 씻는 코웨이 의류청정기 '대박' 조짐
코웨이 의류청정기의 차별화 포인트는 에어샷 기능이다. 옷걸이 자체에서 강력한 공기가 나와 먼지를 털어낸다. 이 기능은 한 직원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그는 세탁소에 들렀다가 에어 마네킹을 보고 에어샷 기능을 제안했다. 에어 마네킹은 마네킹에 옷을 걸어놓고 페달을 밟으면 공기와 스팀이 나와 먼지를 털고 옷 모양을 살려주는 기계다. 박용주 코웨이 마케팅본부장은 “에어샷 옷걸이로 옷감 외부뿐만 아니라 내부 먼지까지 털어내 더 강력한 성능을 구현할 수 있었다”며 “강력한 성능이 구매 포인트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품 전면에 부착한 거울은 이해선 대표가 직접 아이디어를 냈다. 이 대표는 옷뿐만 아니라 스타일링까지 관리해주자는 의미로 거울을 달자고 제안했다. 옷방에 거울을 따로 놓지 않아도 돼 공간 효율성이 높고 인테리어 효과도 있어 이용자들의 반응이 좋다고 코웨이 측은 설명했다. 전원을 켜고 끌 때와 공기청정 기능이 종료될 때 비발디의 사계 음악이 나오는 것도 직원의 아이디어였다.

2011년에는 한 직원의 아이디어가 신사업의 출발점이 됐다. 매트리스 렌털 사업이 그것이다. 1분기 기준으로 매트리스 계정은 37만2000개를 돌파했다. 코웨이 관계자는 “한 직원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매트리스 사업이 코웨이의 신성장동력이 됐다”며 “직원들이 직위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수평적인 분위기가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빅데이터로 신규 품목 발굴

실내 공기까지 씻는 코웨이 의류청정기 '대박' 조짐
코웨이는 의류청정기 개발에 직원들의 아이디어뿐만 아니라 빅데이터도 활용했다. 각 가정에 공급한 공기청정기가 수집한 빅데이터 약 110억 개를 기반으로 렌털 신규 품목을 선정했다. 빅데이터는 누군가가 외출했다가 집에 들어올 때 공기질이 가장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려줬다. 외부에서 옷에 묻혀 들어온 먼지가 실내 공기를 더럽힌다는 것을 찾아낸 것이다.

의류관리기에 공기청정기와 제습기 기능을 추가한 건 소비자 의견을 반영한 결과다. 한승준 코웨이 리빙케어상품전략팀장(부장)은 “청정기 제습기 등 생활가전 종류가 늘고 1인 가구가 증가해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자 투인원 제품을 찾는 사람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코웨이 관계자는 “양복 교복 등 매번 세탁소에 맡길 수 없는 의류를 경제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은 신혼부부 가정주부 등이 코디를 통해 제품을 문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