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6월7일 오후 4시55분

서울 서초동 삼성물산 사옥 매각 본입찰에 NH투자증권 등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이 대거 몰렸다. 삼성물산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내놓은 이 빌딩은 예상 매각 가격이 7000억원을 넘는 대형 매물이다.

7일 부동산 금융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매각주관사인 세빌스코리아가 이날 실시한 매각 본입찰에 NH투자증권, 코람코자산신탁, 이지스자산운용, JR투자운용, 페블스톤자산운용, 마스턴투자운용 등의 국내 투자가들이 제안서를 냈다. 세계 최대의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블랙스톤과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의 부동산 투자회사인 메이플트리 등 외국계 큰손들도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 서초사옥은 2007년 준공된 ‘서초동 삼성타운’ A~C동 중 B동이다. 지상 37층 높이에 연면적이 8만1117㎡에 달한다. 이 빌딩은 삼성물산이 판교 등으로 빠져나간 뒤 지난해 을지로에서 본사를 옮긴 삼성화재가 빌려 쓰고 있다. 계약은 2021년까지다. 매각 후 삼성화재가 빠져나갈 수 있다는 점이 매각에 걸림돌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그러나 이날 본입찰은 투자자들을 대거 불러모으는 데 성공했다. 삼성 소유 빌딩이었다는 상징성과 강남역 인근이라는 입지 등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가격은 3.3㎡당 3000만원대로 총 7400억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매각 측에선 국내 대형 부동산 사상 최고가인 3.3㎡당 3200만원(총 7800억원)도 가능할 수 있다는 의견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및 양해각서 체결, 본계약 등 매각절차는 두 달 정도면 마무리 될 전망이다.

본입찰 참여기관 가운데 NH투자증권은 모회사인 NH금융지주가 국토교통부로부터 최근 부동산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운용사인 NH농협리츠운용의 예비인가를 받아 주목된다. 신한금융지주가 지난해 신한리츠운용을 설립해 판교알파돔시티 6-4빌딩 인수한 것과 마찬가지로 리츠운용사 설립 후 첫 거래로 삼성물산 서초사옥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국계의 참전도 관전 포인트다. 블랙스톤은 2016년 강남 캐피탈타워(현 아크플레이스)를 미래에셋으로부터 사들였고, 지난해부터 시그니쳐타워, 센트로폴리스 등의 국내 초대형 빌딩 매각 입찰에도 참여했다. 테마섹 계열 메이플트리는 국내에서 물류센터에 주로 투자해왔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