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보도…"푸틴, 오스트리아 총리에 부탁"
시리아·우크라 현안 논의…내통수사 영향도 주목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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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올여름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최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한 고위 관리는 푸틴 대통령이 지난 5일 오스트리아를 공식 방문한 자리에서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에게 이런 일정을 조직해달라고 부탁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도 정상회담 의지를 밝힌 바 있어 두 스트롱맨의 연내 회동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WSJ는 쿠르츠 총리는 푸틴 대통령의 요청을 받아들여 미국 측과 접촉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에 따라 양 정상 간 회담이 수주 전 예측 때보다 훨씬 빨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앞서 이 신문은 지난주 미·러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사전준비 작업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존 헌츠먼 러시아 주재 미 대사가 지난주 워싱턴DC에 머물면서 미 행정부 고위관리들과 이 문제를 협의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리는 "오스트리아 측이 미·러 정상회담을 기꺼이 주최할 수 있다는 뜻을 알려왔다"고 확인했다.

이 관리는 "두 정상은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의견을 나눴지만 현재로서는 밝힐 게 없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미국 워싱턴DC가 아닌 중립적인 장소에서 만나기를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푸틴 올여름 빈에서 정상회담 추진"
WSJ는 푸틴 대통령이 오는 7월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유럽 방문 기간에 빈에서 회동할 준비가 됐다고 쿠르츠 총리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기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담에 참석한 뒤 영국을 방문한다.

두 정상은 러시아 대통령 선거가 푸틴 대통령의 승리로 막을 내린 직후인 지난 3월 20일 전화통화를 통해 정상회담을 논의했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백악관을 포함해 다수 정상회담 후보지가 있다며 회담 계획을 확인했다.

이번에 후보로 거론된 오스트리아는 러시아와 반목하는 서방의 집단안보체제인 나토의 동맹국이 아닌 데다가 유럽연합(EU) 회원국 가운데 러시아와 가장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수도 빈에서는 민감한 국제 협상들이 종종 열린다.

올여름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미·러 정상회담은 시리아와 우크라이나 등 현안을 놓고 양국 간 긴장 관계를 누그러뜨리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푸틴 올여름 빈에서 정상회담 추진"
이들의 만남은 이번이 세 번째가 될 것이다.

트럼프와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독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11월 베트남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두 차례 대면한 바 있다.

올해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국내 정치적으로도 매우 민감한 시기에 추진되고 있다.

로버트 뮬러 특검이 2016년 미국 대선 때 당시 공화당 후보이던 트럼프의 측근들과 러시아가 내통했다는 의혹을 조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보기관들은 러시아가 지난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이던 트럼프 대통령을 돕기 위해 민주당전국위원회(DNC)를 해킹해 민주당 후보이던 힐러리 클린턴에게 불리한 내용을 유출했다고 결론을 내렸는데, 이 같은 대선개입 정황에 트럼프의 측근들이 연루됐는지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게 특검 수사의 골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측근에 대한 수사를 차단하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가 사법방해죄를 저질렀다는 정황에 휘말린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통 의혹에 대해 러시아와 가까이 지내는 것이 '국익'이라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