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씽큐(사진=한국경제 DB)
G7 씽큐(사진=한국경제 DB)
LG전자 주가가 2분기 실적 둔화 우려 등으로 지지부진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2분기 실적이 1분기보다는 둔화될 전망이지만 최근 주가 하락분을 고려하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부각될 수 있는 구간이라고 진단했다.

8일 오후 1시55분 현재 LG전자는 전날보다 400원(0.44%) 내린 9만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반등해 9만1000원대를 회복했던 주가는 재차 하락 전환했다.

최근 한 달간 LG전자 주가는 4.53%(7일 종가 기준) 하락했다. 1분기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 기대와 함께 지난 3월 11만원 중반대까지 뛰었던 주가는 이후 실적 고점 우려와 LG디스플레이 지분 가치 하락 요인 등이 부각되며 내리막길을 걸었다. 5월 초 10만원선이 깨진 데 이어 이달 초에는 9만원선 아래에서도 장을 마쳤다.

노근창 현대차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LG전자 주가 하락은 오스트리아의 차량 헤드라이트 제조업체 'ZKW' 인수에 따른 재료 소멸, 실적 '상고하저'를 겨냥한 경험적인 고점 매도 움직임이 동시에 작용했기 때문"이라며 "영업전선에 특별한 불확실성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을 정점으로 실적이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와 LCD 업황 악화로 인한 LG디스플레이의 지분가치 하락 우려 등이 더해진 결과"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LG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직전 분기보다는 감소할 전망이지만 연간 이익 성장 기조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TV와 가전 부문이 업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다만 2분기에는 모든 사업부에 걸쳐 신규 모델 제품이 출시돼 마케팅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9143억원에서 8011억원으로 하향 조정하지만 최근 주가 하락 과정에서 제기된 우려보다는 양호할 전망"이라며 "2분기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 대비 28% 감소하겠지만 전년 동기보다 21% 증가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올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9% 증가한 3조4386억원으로 추산했다.

노 센터장은 "TV와 생활가전의 1분기 수익성이 지나치게 높기 때문에 2분기에 마케팅비를 확대할 경우 수익성이 하락할 수 있지만 연간 기준 회사 가이던스(실적 전망치)를 왜곡시킬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매출 비중 상승과 수익성 높은 건강관리 가전의 가세로 TV와 생활가전 사업의 수익성 상승 추세는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국내 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각각 15조5878억원과 8868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대비 7.12%, 영업이익의 경우 33.53% 증가한 수치다.

현재 주가 수준에서는 가격 매력이 부각될 수 있는 구간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노 센터장은 "1분기를 경과하면서 높아진 눈높이로 인해 실적 전망치가 일부 하향되는 과정이 필요하겠지만 지난해 대비로는 높은 이익 성장 기조가 유효하고, 전기전자 업종 내 상대적인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는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권성률 DB투자증권 연구원은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부와 TV·오디오를 담당하는 HE사업부가 여전히 큰 수익을 창출하며 실적을 견인하고 있으나 시장은 이같은 호조에 둔감해졌고,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부와 자동차 부품을 총괄하는 VC사업부의 변화를 기다리고 있다"며 "MC와 VC 의 추세적인 변화가 하반기에 나타날 것으로 보여 실적에 비해 현재 주가 모멘텀은 다소 공백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는 하지만 "밸류에이션 지표가 낮은 상태여서 시장이 기다리는 주가 모멘텀이 나오면 주가는 바로 반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