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이 글로벌 물류시장의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2013년 중국의 스마트카고를 시작으로 동남아시아 인도 베트남 말레이시아 중동 등의 물류업체를 사들인 CJ대한통운이 이번엔 미국의 물류기업을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10번째 해외기업 인수다.

박근태 CJ대한통운 사장(왼쪽)이 지난 7일 서울 필동 CJ인재원에서 앤 드레이크 DSC로지스틱스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CJ대한통운 제공
박근태 CJ대한통운 사장(왼쪽)이 지난 7일 서울 필동 CJ인재원에서 앤 드레이크 DSC로지스틱스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CJ대한통운 제공
CJ대한통운은 8일 미국 물류회사 DSC로지스틱스의 지분 90%를 2314억원에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DSC는 미 전역에 50여 개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회사다. 박근태 CJ대한통운 사장은 “DSC와 역량을 합쳐 미국 시장에서 물류센터 운영 및 수송 분야에 강점을 가진 선두권 종합물류기업으로 도약시키겠다”고 말했다.

◆북미 전역에 물류 거점 확보

DSC는 1960년 일리노이주에서 설립된 기업으로 식품과 소비재 관련 물류에 특화돼 있다. 지난해 매출은 5784억원이었다. DSC가 보유한 물류센터 면적은 210만㎡로 축구장 300개와 맞먹는다. 다국적 식품·소비재 제조업체, 제약 유통업체들이 주요 고객사다. 미국 내에서 보관과 하역, 배송 등 서비스와 장거리 수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CJ대한통운, 10번째 M&A… 美·유럽 공략하며 글로벌 물류 '종횡무진'
CJ대한통운은 자체 글로벌 네트워크와 DSC의 물류경쟁력을 결합해 기존 고객들의 서비스 범위를 해외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CJ대한통운은 미국 캐나다 멕시코 브라질 등 북남미 4개국에 총 30개 물류 거점과 15개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DSC가 강점을 갖고 있는 물류센터 운영 및 수송 분야에서 CJ대한통운의 기존 물류망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亞→美·유럽으로 ‘투자의 축’ 이동

CJ대한통운은 그동안 중국과 아시아 기업을 주로 인수합병(M&A)했다. 2013년 이후 인수한 곳만 10개에 달한다.

2013년엔 중국 스마트카고를, 2015년엔 중국 최대 냉동·냉장 물류기업이자 종합물류기업인 로킨을 인수했다. 2016년부터는 동남아 시장 공략에 나서 말레이시아 물류기업 센추리로지스틱스(9월), 인도네시아 대형 물류센터(11월)를 품었다.

CJ대한통운, 10번째 M&A… 美·유럽 공략하며 글로벌 물류 '종횡무진'
이어 12월엔 필리핀 5대 물류기업 TDG그룹과 합작법인 CJ트랜스내셔널필리핀을 설립, 택배사업과 웹·모바일 기반 자동배차 플랫폼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기도 했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에도 인도 최대 수송기업 다슬로지스틱스(4월), 중동·중앙아시아의 중량물 물류 1위 기업 이브라콤(4월), 베트남 1위 종합물류기업 제마뎁(10월) 등 3곳을 사들였다.

공격적인 M&A를 통해 2013년 10% 남짓이던 CJ대한통운의 해외 비중은 36.7%(작년 말 기준)로 3배 이상으로 늘었다. 해외 법인도 5년 전 10개에서 현재 33개국 257개로 급증했다.

◆“해외 비중 늘려 올해 매출 10조원”

CJ대한통운이 동남아에서 벗어나 미국과 유럽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 건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작년 5월 이후다. 이 회장 복귀 후 아시아 지역에 집중됐던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의 해외시장 전략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으로 확대됐다.

CJ대한통운은 DSC 인수를 계기로 미국은 물론 유럽과 중국 시장을 겨냥한 대규모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유럽과 중국 간 철도와 트럭을 이용한 국제복합운송 서비스인 유라시아 브리지 서비스(EABS)를 시작했다. 또 중국 동북 3성 지역 최대 도시인 선양에선 축구장 14개 규모의 대형 물류센터를 열어 북방물류 개척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 7조원을 돌파했다”며 “올해 매출 10조원, 2020년 매출 25조원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해외 물류시장 개척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