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종전선언 쉽지만 그 후가 어려워"… 北과 CVID 이견 여전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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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北 정상회담
'관계 정상화 카드' 꺼내고
완전한 비핵화 요구했지만 실무 협상 쉽지 않은 듯
트럼프 "미국은 北과 거리 멀다"
경제지원 또 韓·中·日에 떠넘겨
'관계 정상화 카드' 꺼내고
완전한 비핵화 요구했지만 실무 협상 쉽지 않은 듯
트럼프 "미국은 北과 거리 멀다"
경제지원 또 韓·中·日에 떠넘겨
미국이 미·북 정상회담을 나흘 앞두고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더 큰 당근’을 꺼내들었다.
종전선언 가능성을 언급한 데 이어 외교관계 정상화(국교수립)라는 체제보장 카드까지 내밀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뭔가 협상이 순조롭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실무협상 총괄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의 대담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재차 요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을 백악관으로 초청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트럼프 “종전선언이 제일 쉬운 부분”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북한이 원하는 체제보장과 경제개발을 위한 구상을 좀 더 구체화했다. 그는 종전선언 가능성과 관계 정상화 의지를 묻는 질문에 “종전선언이 가능하다”면서 “그것은 비교적 쉬운 부분이며 시작일 뿐이고 어려운 부분은 그 후부터”라고 강조했다. 말로 하는 종전선언보다는 그 후 이어질 실질적인 신뢰구축 조치, 예컨대 북한 핵폐기와 검증이 훨씬 어렵고 복잡한 단계라는 지적이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는 기대하는 바”라며 “(완전한 비핵화 등) 모든 것이 다 끝났을 때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가장 원하는 체제안전을 보장하는 국교정상화는 완전한 비핵화가 확인된 뒤에야 가능하다고 못 박은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선언이 가장 쉬운 부분이고 향후 회담이 계속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앞으로 얼마나 어려운지를 공식적으로 시인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폼페이오, CVID 재차 언급
폼페이오 장관은 실무협상의 ‘고충’을 더 적나라하게 표현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뒤 백악관 브리핑에서 ‘비핵화 개념을 놓고 북한과 간극을 좁혔는가’라는 질문을 받자 “그렇다”고 짧게 답했다. 부연 설명을 요구하는 질문에는 답변을 거부했다.
그러면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만이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는 결과”라며 “(핵무기를 포함한) 대량살상무기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폐기가 됐을 때에만 제재 완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김정은이 나에게 ‘비핵화를 할 준비가 돼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방식은 안된다’고 말했다”며 “그가 체제보장과 정치적 관계정상화, 비핵화를 진정 원한다면 ‘대담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달 31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고위급회담을 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CVID 원칙을 강조하며 ‘김정은의 과감한 결단’을 언급했다. 똑같은 얘기를 다시 한 것은 실무협상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은 CVID를 반드시 합의문에 명기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북한은 CVID라는 용어를 빼고 완전한 비핵화 수준으로 수위를 낮추기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조지 부시 대통령 시절 북한을 ‘악의 축’으로 몰아세울 때 썼던 용어가 CVID”라며 “북한은 그 용어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각각 이끄는 양국 실무협상은 판문점 접촉을 마치고 회담 장소인 싱가포르로 옮겨 의제에 관한 최종 담판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거론한 “北 지원은 韓·日·中 몫”
트럼프 대통령은 ‘(1차회담이 끝난 뒤 김정은을) 미국으로 초청할 경우 그 장소가 백악관이냐 아니면 플로리다 팜비치에 있는 마러라고 리조트냐’는 질문에 “아마도 우리는 백악관에서 먼저 시작할 것이다.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북한이 추구하는 경제개발에 한국과 일본, 중국 등이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재차 언급했다. “미국은 정말 멀리 떨어져 있다”는 얘기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대북 제재와 관련해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은 틀림없이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며 “우호적 협상이 진행 중인 만큼 그 용어를 더 이상 쓰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회담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곧바로 회담장 밖으로 걸어나갈 준비가 돼 있다”며 “내가 다시 최대 압박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면 그것은 협상이 잘되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종전선언 가능성을 언급한 데 이어 외교관계 정상화(국교수립)라는 체제보장 카드까지 내밀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뭔가 협상이 순조롭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실무협상 총괄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의 대담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재차 요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을 백악관으로 초청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트럼프 “종전선언이 제일 쉬운 부분”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북한이 원하는 체제보장과 경제개발을 위한 구상을 좀 더 구체화했다. 그는 종전선언 가능성과 관계 정상화 의지를 묻는 질문에 “종전선언이 가능하다”면서 “그것은 비교적 쉬운 부분이며 시작일 뿐이고 어려운 부분은 그 후부터”라고 강조했다. 말로 하는 종전선언보다는 그 후 이어질 실질적인 신뢰구축 조치, 예컨대 북한 핵폐기와 검증이 훨씬 어렵고 복잡한 단계라는 지적이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는 기대하는 바”라며 “(완전한 비핵화 등) 모든 것이 다 끝났을 때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가장 원하는 체제안전을 보장하는 국교정상화는 완전한 비핵화가 확인된 뒤에야 가능하다고 못 박은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선언이 가장 쉬운 부분이고 향후 회담이 계속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앞으로 얼마나 어려운지를 공식적으로 시인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폼페이오, CVID 재차 언급
폼페이오 장관은 실무협상의 ‘고충’을 더 적나라하게 표현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뒤 백악관 브리핑에서 ‘비핵화 개념을 놓고 북한과 간극을 좁혔는가’라는 질문을 받자 “그렇다”고 짧게 답했다. 부연 설명을 요구하는 질문에는 답변을 거부했다.
그러면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만이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는 결과”라며 “(핵무기를 포함한) 대량살상무기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폐기가 됐을 때에만 제재 완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김정은이 나에게 ‘비핵화를 할 준비가 돼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방식은 안된다’고 말했다”며 “그가 체제보장과 정치적 관계정상화, 비핵화를 진정 원한다면 ‘대담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달 31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고위급회담을 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CVID 원칙을 강조하며 ‘김정은의 과감한 결단’을 언급했다. 똑같은 얘기를 다시 한 것은 실무협상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은 CVID를 반드시 합의문에 명기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북한은 CVID라는 용어를 빼고 완전한 비핵화 수준으로 수위를 낮추기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조지 부시 대통령 시절 북한을 ‘악의 축’으로 몰아세울 때 썼던 용어가 CVID”라며 “북한은 그 용어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각각 이끄는 양국 실무협상은 판문점 접촉을 마치고 회담 장소인 싱가포르로 옮겨 의제에 관한 최종 담판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거론한 “北 지원은 韓·日·中 몫”
트럼프 대통령은 ‘(1차회담이 끝난 뒤 김정은을) 미국으로 초청할 경우 그 장소가 백악관이냐 아니면 플로리다 팜비치에 있는 마러라고 리조트냐’는 질문에 “아마도 우리는 백악관에서 먼저 시작할 것이다.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북한이 추구하는 경제개발에 한국과 일본, 중국 등이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재차 언급했다. “미국은 정말 멀리 떨어져 있다”는 얘기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대북 제재와 관련해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은 틀림없이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며 “우호적 협상이 진행 중인 만큼 그 용어를 더 이상 쓰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회담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곧바로 회담장 밖으로 걸어나갈 준비가 돼 있다”며 “내가 다시 최대 압박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면 그것은 협상이 잘되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