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국제유가 상승이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국회예산정책처는 10일 '국제유가 변동이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 분석'이라는 보고서에서 "수입 원유가격이 10% 상승 시 국내 전 산업의 물가 파급 효과는 0.57%"라며 "석유제품과 육상운송 서비스의 비용 상승 압력이 높다"고 밝혔다.
국제 원유가격은 올해 1분기에 64.6달러로 1년 전보다 22% 오르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4월 미국·영국·프랑스의 시리아 공습과 지난달 미국의 이란 핵협정 탈퇴 등으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감이 고조하고 있어서다.
석유수출국은 원유 생산을 감산하는 데 반해 세계 경제의 성장세에 따른 석유 수요는 여전히 견조한 점도 유가 상승에 일조했다.
국내 석유제품도 국제유가 상승에 지난해 하반기 이후 들썩이고 있다고 예정처는 지적했다.
예정처는 "기존의 국제유가 상승분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므로 국제유가 상승세가 지속하면 국내 제품 가격도 상승할 개연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2000년 이후 국내 월별 생산자물가지수와 국제유가를 분석한 결과 전년 같은 달 대비 국제유가와 생산자물가지수 간 상관관계는 0.68이었다.
상관관계가 1에 가까울수록 두 변수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뜻으로, 국제유가가 1% 오르면 생산자물가는 0.68% 오른다는 의미다.
아울러 국제유가 상승은 최장 11개월 시차를 두고 생산자물가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예정처는 원유 수입 가격이 상승하면 석유 투입비중이 높은 석유화학산업(화학물질·화학제품 제조업, 고무·플라스틱 제품 제조업)과 수송부문엔 특히 직격탄이 될 뿐 아니라 석유제품을 중간재로 사용하는 산업에도 연쇄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정처가 산업연관표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원유가격이 10% 상승하면 전 산업의 생산비용은 최대 0.57% 상승했다.
석유제품 제조업의 생산비용이 7.44% 올랐고 육상운송 1.11%, 화학제품은 1.01% 증가했다.
유가 상승세가 계속되면 원유 의존도가 높은 산업은 생산비 상승에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예정처는 "국제유가 상승은 에너지 과다 소비업종의 생산원가 상승을 유발해 최종상품 가격에 전가돼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최근의 국제유가 변동에 따른 소비자물가 상승 가능성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