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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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외 금융시장에서는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금리 인상이 신흥국 위기로 이어질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이 흔들리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도 상당한 충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정책금리를 결정하는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가 오는 12일(현지시각)부터 양일간 열린다. 전문가들은 연방기금 금리가 현재의 1.50∼1.75%에서 0.25p 인상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다만 금리역전 폭 확대가 곧바로 자본유출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경상수지 흑자나 양호한 대외건전성 등이 받쳐줄 것으로 판단하는 이유다. 자금 이동에는 환율 변동 영향이 더 크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 3월 역전 후에도 자금이 빠져나가는 모습은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최근 북한 리스크 완화 영향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내외금리 차가 커지고 기간이 길어지면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유출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최근 일부 신흥국들이 통화가치 급락 등 어려움을 겪는 상황은 이런 경계심을 높이게 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이달 초 경고음을 높였다. 이 총재는 2013년 테이퍼 탠트럼(긴축발작) 때와 같은 급격한 자본이동과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언제든 재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 금리 인상 자체는 미 경기 호조에 기반한 것이므로 좋게 해석할 수 있다. 다만 미 통화정책이 미국 경제를 벗어나 세계 경제 전반에 영향을 준다는 점이 문제다.

금융시장이 우려하는 시나리오는 '시장금리 인상과 달러 강세→신흥국 위기 고조→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확대'로 이어지는 흐름이다. 이 때문에 예견된 금리 결과 외에 회의 후 나올 메시지에 관심이 높다.

올해 인상 횟수가 4회로 늘어난다면 시장은 긴장할 수 있다. 이후 14일 유럽중앙은행 통화정책회의에서도 긴축이 시사되면 이 역시 신흥국에 부담이 된다. 이렇게 되면 현재 일부 신흥국에 제한된 문제가 다른 신흥국으로 전염되고, 이것이 국제금융시장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신흥국발 금융시장 불안은 한국 경제도 피하기 어렵다. 미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진다거나 지정학적 문제가 불거져서 리스크 회피 분위기가 되면 유동성이 좋은 한국에서 무차별적으로 돈을 빼는 상황이 나올 수 있다.

한은은 한 달 후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있다. 지난달 만장일치로 동결 결정이 나오며 인상 전망이 많이 줄었지만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다. 금리 인상 기대를 높이기엔 경기와 물가가 충분히 받쳐주지 못한다. 올해 경기는 작년보다 둔화할 것으로 이미 예상됐지만 속도를 두고 논란이 있다.

일각에선 침체 초입이라는 해석까지 내놓고 있다. 한국 경제를 이끄는 반도체를 대체할 산업이 떠오르지 않는 가운데 중국 관광객 회복세도 희망 수준보다 약하다. 이 때문에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작년보단 낮아져도 잠재성장률보다는 높은 수준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춰서 경기가 나쁘지 않다고도 해석한다.

최대 걸림돌은 어려운 고용 사정이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이 둔화하고 청년 취업난이 지속하고 있다. 물가 상승률도 연초보다는 올라왔지만 목표에는 못 미친다.

반면 미 금리 인상 등 대외 여건을 보면 금리 인상 압박 요인이 있다. 한은이 7월과 8월을 넘기고 미국이 9월에 또 올리면 금리 역전 폭이 0.75%p로 커진다.

가계부채도 여전히 소득 증가율보다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금융안정 측면에서 경계를 늦출 수 없다. 지금이라도 금리를 올려서 '금리 정상화'를 해둬야 정말 경기가 나쁠 때를 대비할 수 있다는 의견도 많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제 지표가 엇갈려 좋아지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며 "7월 금리 인상 가능성도 전혀 없진 않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