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진정성 1분이면 가늠"… 김정은에 '비핵화 결단' 거듭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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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美·北 정상회담
트럼프 "단 한 번의 기회…시간 낭비 않겠다"
美, 2020년까지 '완전한 비핵화' 이행 시간표 요구
체제보장 집착하는 北은 '밀당'…막판까지 조율
트럼프 "단 한 번의 기회…시간 낭비 않겠다"
美, 2020년까지 '완전한 비핵화' 이행 시간표 요구
체제보장 집착하는 北은 '밀당'…막판까지 조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이 “한 번에 끝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 회담을 위해 김정은을 백악관으로 초대할 수 있고, 그 후로도 회담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기존 발언과 다른 뉘앙스다. 협상 총괄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재차 김정은의 ‘결단’을 촉구했다.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막판 압박이라는 해석과 북한의 결단이 없으면 더 이상 협상을 진행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라는 분석이 동시에 나온다.
◆‘마지막 기회’ 강조
캐나다에서 열린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북 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로 떠나기에 앞서 연 기자회견에서 김정은을 거세게 압박했다. 그는 6·12 미·북 정상회담을 ‘평화의 임무(mission of peace)’라고 규정한 뒤 “(김정은에게) 북한을 위대하게 만들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단 한 번의 기회”라고 말했다. ‘김정은의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가늠하는 데 얼마나 걸리겠느냐’는 질문에는 “1분이면 알아차릴 수 있다”며 “김 위원장이 진지하지 않다는 느낌이 들면 대화를 계속 이어가지 않을 것이다. 시간을 낭비하지 않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부터 ‘프로세스(process)’를 언급하며 정상회담이 2회, 3회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실무회담 등을 통해 북한과 접촉해본 결과 한 번으로는 ‘완전한 비핵화’와 ‘체제보장’을 주고받는 딜을 마무리할 수 없다는 점을 확인하고 양보안을 꺼내든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이날은 작심하고 ‘마지막 기회’를 언급했다. 지난 7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종전선언이 가장 쉬운 부분이다. 어려운 부분은 그 다음”이라고 한 발언과 같은 맥락이다. 종전선언 다음 후속조치 논의 과정에서 중대한 의견 불일치가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한때 나오기도 했다.
워싱턴 소식통은 “김정은에게 회담을 계속할지, 한 번에 끝낼지 결정하라고 최후통첩을 보낸 것”으로 분석했다. 다른 관계자는 “회담을 그만두겠다는 것보다 양보를 얻어내려는 압박으로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비핵화-체제보장 일정이 핵심
미·북은 그동안 실무협상을 통해 △합의문에 완전한 비핵화와 체제보장 간 빅딜을 명기하는 방안 △향후 일정(정상회담 및 실무회담) △신뢰 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초기 이행조치 등 세 가지로 나눠 논의를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완전한 비핵화를 놓고는 내용은 같지만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라는 용어를 넣자는 미국 측과 CVID 용어는 빼고 필요한 내용을 풀어쓰자는 북한 측 의견이 갈렸다. 문제는 상호 신뢰를 위한 초기 이행조치를 둘러싼 이견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2020년까지 완전한 비핵화를 보여주는 확실한 조치에 대한 시간표를 요구했고, 북한은 그에 상응하는 군사적 긴장완화 및 경제제재 해제 등을 요구해왔다. 미국 측은 2020년까지 핵 무기 반출과 함께 핵시설에 대한 해체 작업이 ‘되돌릴 수 없는’ 수준으로 진행돼야 한다며 그에 대한 일정을 요구했다는 전언이다.
미측 협상 총괄인 폼페이오 장관은 9일 한·중·일 3개국 방송사와 한 인터뷰에서는 “비핵화 일정은 두 정상의 몫”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압박한 것도 비핵화 일정을 내놓으라는 주문으로 해석될 소지가 많다. 북측은 신뢰관계 구축을 위한 초기 이행 과제로 종전선언과 함께 한·미연합훈련의 2010년 이전 수준 복귀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성 김 주(駐)필리핀 미국 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이끄는 미·북 실무협상단은 10일 싱가포르에서 비핵화와 북한 체제안전보장 등 핵심 의제에 대한 막바지 조율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마지막 기회’ 강조
캐나다에서 열린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북 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로 떠나기에 앞서 연 기자회견에서 김정은을 거세게 압박했다. 그는 6·12 미·북 정상회담을 ‘평화의 임무(mission of peace)’라고 규정한 뒤 “(김정은에게) 북한을 위대하게 만들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단 한 번의 기회”라고 말했다. ‘김정은의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가늠하는 데 얼마나 걸리겠느냐’는 질문에는 “1분이면 알아차릴 수 있다”며 “김 위원장이 진지하지 않다는 느낌이 들면 대화를 계속 이어가지 않을 것이다. 시간을 낭비하지 않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부터 ‘프로세스(process)’를 언급하며 정상회담이 2회, 3회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실무회담 등을 통해 북한과 접촉해본 결과 한 번으로는 ‘완전한 비핵화’와 ‘체제보장’을 주고받는 딜을 마무리할 수 없다는 점을 확인하고 양보안을 꺼내든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이날은 작심하고 ‘마지막 기회’를 언급했다. 지난 7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종전선언이 가장 쉬운 부분이다. 어려운 부분은 그 다음”이라고 한 발언과 같은 맥락이다. 종전선언 다음 후속조치 논의 과정에서 중대한 의견 불일치가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한때 나오기도 했다.
워싱턴 소식통은 “김정은에게 회담을 계속할지, 한 번에 끝낼지 결정하라고 최후통첩을 보낸 것”으로 분석했다. 다른 관계자는 “회담을 그만두겠다는 것보다 양보를 얻어내려는 압박으로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비핵화-체제보장 일정이 핵심
미·북은 그동안 실무협상을 통해 △합의문에 완전한 비핵화와 체제보장 간 빅딜을 명기하는 방안 △향후 일정(정상회담 및 실무회담) △신뢰 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초기 이행조치 등 세 가지로 나눠 논의를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완전한 비핵화를 놓고는 내용은 같지만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라는 용어를 넣자는 미국 측과 CVID 용어는 빼고 필요한 내용을 풀어쓰자는 북한 측 의견이 갈렸다. 문제는 상호 신뢰를 위한 초기 이행조치를 둘러싼 이견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2020년까지 완전한 비핵화를 보여주는 확실한 조치에 대한 시간표를 요구했고, 북한은 그에 상응하는 군사적 긴장완화 및 경제제재 해제 등을 요구해왔다. 미국 측은 2020년까지 핵 무기 반출과 함께 핵시설에 대한 해체 작업이 ‘되돌릴 수 없는’ 수준으로 진행돼야 한다며 그에 대한 일정을 요구했다는 전언이다.
미측 협상 총괄인 폼페이오 장관은 9일 한·중·일 3개국 방송사와 한 인터뷰에서는 “비핵화 일정은 두 정상의 몫”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압박한 것도 비핵화 일정을 내놓으라는 주문으로 해석될 소지가 많다. 북측은 신뢰관계 구축을 위한 초기 이행 과제로 종전선언과 함께 한·미연합훈련의 2010년 이전 수준 복귀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성 김 주(駐)필리핀 미국 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이끄는 미·북 실무협상단은 10일 싱가포르에서 비핵화와 북한 체제안전보장 등 핵심 의제에 대한 막바지 조율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