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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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 공세에 글로벌 경기 하방압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출주 보다 내수주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조언이다.

11일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6.96포인트(0.28%) 상승한 2458.54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상승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장중 2461.87까지 오르면서 상승 폭을 확대하고 있다.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기대감에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지정학적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선 호재다.

하지만 트럼프의 보호무역 기조가 코스피 상승세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보호무역 기조가 글로벌 경제 다운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세계은행(WB)은 글로벌 경제의 다운사이드 리스크 요인으로 보호무역 강화 및 확산 가능성을 꼽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EU는 대미 수입품(33억달러)에 25% 관세 부과를 확정했고, 미국은 25% 관세를 부과할 중국산 수입 품목을 공개할 예정"이라며 "트럼프의 관세정책은 글로벌 교역위축을 야기하고 물가 상승압력을 높이는 변수로 하반기 글로벌 경기 하락 압력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스피 포트폴리오의 대외 노출도를 줄이라고 조언했다. OECD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3%로 유지했지만, 수출 증가율을 4.4%에서 3.5%로 하향 조정한 점도 근거로 들었다.

이 연구원은 "대외 노출도가 높고 수출주, IT 이익비중이 높은 코스피에 부정적"이라며 "코스피 추가 상승 여지는 열어놓지만 전략 측면에서 변화가 필요한 시점으로, 코스피 포트폴리오의 무게중심을 내수주로 점진적 이동할 것을 제안한다"고 설명했다.

또 환율과 주가 추세가 바뀌고 있다는 점에서도 내수소비주의 단기적 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달러강세가 주춤해지면서 내수주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유가 상승세가 주춤해지면서 금리도 다소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달러 강세 추세를 주춤하게 하는 요인"이라며 "달러 약세는 일반적으로 미국 수출주인 삼성전자에 불리하고 중국 수출주(시클리컬)와 내수 소비주엔 긍정적으로, 달러 환율 추이는 지속되며 내수소비주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세실업과 같은 수출주는 부진한 반면 F&F 한섬과 같은 국내 중심의 의류업체들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중국인과 중산층 이미지가 강한 롯데쇼핑보다 서울 주요지역과 같은 고소득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현대백화점 주가가 더 양호하다는 설명이다.

이은택 연구원은 "달러 강세가 멈춘다던가 평균회귀 현상이 나타나는 분위기에선 반도체와 같은 업종이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다"며 "내수소비주의 단기적 랠리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보호무역 공세가 지속되면서 낙관론으로 변화하는 조짐도 나오지만, 협상 과정에서 나오는 노이즈 등 정책 흐름의 방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조언이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확대될 수 있는 무역분쟁 노이즈에 경계해야 한다"며 "무역수지 적자폭이 축소되는 방향으로 협상이 마무리되는 4분기쯤 트럼프 대통령의 공정무역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