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 "작년 캐나다 영주권 신청자, 1년 전보다 30% 늘어"

홍콩의 치솟는 생활비와 정치적 변동성에 대한 걱정 때문에 캐나다 영주권을 신청하는 홍콩 시민이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1일 캐나다 정부 통계자료를 인용해 작년 한 해 캐나다 영주권을 신청한 홍콩 시민이 1천561명으로, 2016년의 1천206명에 비해 30%가량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영주권을 신청한 홍콩 시민은 2012년 963명, 2013년 977명, 2014년 1천481명, 2015년 1천92명 등으로 2014년 이후 늘어나는 추세다.

캐나다 정부로부터 영주권을 받은 홍콩 시민들은 2012년 719명, 2013년 775명, 2014년 585명, 2015년 630명으로 큰 변동을 보이지 않다가 2016년에 1천210명으로 대폭 증가했다.

캐나다 영주권을 받은 홍콩 시민은 작년에는 1천270명으로, 홍콩 주권이 중국으로 반환된 1997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캐나다 영주권 신청 홍콩인 급증… "생활비와 정치 변동성 탓"
이처럼 캐나다 영주권을 신청하는 홍콩 시민이 늘어나는 이유에 대해 학자들은 홍콩의 정치적 변동성이 커진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홍콩에서는 중국의 통제 강화와 이에 맞서는 홍콩 시민들의 반발이 맞물려 정치적 변동성이 커진 상태다.

특히 2014년 9월 하순부터 79일간 홍콩 행정수반인 행정장관의 완전 직선제를 요구하는, '우산 혁명'으로 불리는 대규모 민주화 시위가 발생한 바 있다.

1993년 캐나다로 이주해 브리티시컬럼비아대에 재직 중인 옌 미우충 박사는 캐나다 영주권을 신청한 홍콩 시민이 2014년 우산 혁명 이후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같은 대학의 데이비드 레이 교수도 캐나다 영주권을 신청하는 홍콩 시민이 증가하는 이유에 대해 "자유가 줄어들고 권리가 약화하는 데 대한 홍콩 시민의 걱정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홍콩의 높은 생활비도 캐나다 영주권 신청과 관련이 있다.

홍콩대 인구전문가인 폴 입 교수는 홍콩의 높은 생활비가 캐나다 이주 결심을 촉발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자유의 제약과 높은 생활비 때문에 캐나다 영주권을 가진 홍콩 시민이 일거에 캐나다 이주를 결정할 경우 홍콩의 두뇌유출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홍콩에는 현재 캐나다 영주권을 가진 시민이 30만 명가량 된다.

이들은 대부분 홍콩 주권이 중국으로 반환되는 시점을 전후해 캐나다 영주권을 취득한 사람들이며, 전문직 종사자들이 많다.

옌 박사는 "캐나다 영주권을 가진 30만 명은 언제든지 캐나다로 이주할 수 있다"면서 홍콩의 두뇌유출 가능성을 거론했다.

홍콩은 1997년 주권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이후에도 기본법에 따라 50년간 고도의 자치권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정치적으로는 홍콩에 대한 중국 중앙정부의 간섭과 통제가 강화되는 추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