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6월11일 오후 2시50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100% 개인회사를 청산하기로 했다. 아직 규제 대상은 아니지만 작은 논란거리도 남기지 않겠다는 의지인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에서는 최근 비슷한 일감 몰아주기 해소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태경화성은 지난 8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회사 청산 안건을 처리했다. 향후 청산인을 선임해 자산 매각 등의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태경화성은 1983년 10월 설립된 화학제품 유통 업체로 김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태경화성은 한화 계열사로부터 제품을 사들인 뒤 재판매하는 방식으로 지난해 매출 786억원, 영업이익 20억원을 올렸다. 한화케미칼로부터 제품 578억원어치를 매입해 이 가운데 6억원어치를 계열사에 팔았다. 계열사 매출 규모가 크지 않아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 대상은 아니지만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갈수록 촘촘해지고 있어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는 게 한화 측 설명이다.

CJ와 코오롱도 일감 몰아주기 논란 막기에 나서고 있다. CJ 오너일가가 지배력을 행사하는 SG생활안전은 지난달 말 계열사 매출 비중이 높은 무인경비사업 부문을 KT 계열사인 KT텔레캅에 280억원을 받고 매각했다. SG생활안전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곳은 C&I레저산업이다. 이 C&I레저산업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이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도 비슷한 이유로 작년 12월 코오롱이엔지니어링 지분 79.51%와 코오롱환경서비스 지분 40.0%를 코오롱 계열사인 코오롱에코원에 현물출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