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담판'으로 불리는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정상회담 장소인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마주하고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열었다.

성조기와 인공기가 나란히 배치된 회담장에서 악수를 나눈 두 정상은 약 40분간 단독회담을 진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단독회담이 시작되기 전 모두발언에서 "오늘 회담이 엄청나게 성공할 것"이라며 오늘 회담이 열리게 돼 "무한한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좋은 대화가 있을 것"이라며 "북한과 매우 훌륭한 관계를 맺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여기까지 오는 길이 그리 쉬운 길이 아니었다"며 "우리한테는 우리 발목을 잡는 과거가 있고 그랬던 관행들이 때로는 우리 눈과 귀를 가리고 있었는데 모든 것을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한반도 최대의 난제인 비핵화와 체제보장 문제를 놓고 합의에 이를지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회담장의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는 이모저모도 눈길을 끈다.

회담장인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로 들어선 김정은 위원장은 줄무늬가 없는 검은색 인민복을 입고 왼손에는 검은색 서류철을, 오른손에는 안경을 들었다.

안경을 들고 모습을 드러낸 것도 경직되지 않았음을 보여주기 위해 의식적인 행동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김정은 위원장의 인민복 패션은 진한 붉은색 넥타이와 흰색 와이셔츠에 정장을 입은 트럼프 대통령의 패션과 대조적이었다.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면서 영어로 인사말을 건넨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백악관 공동취재단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북미정상회담장 입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악수를 하며 "Nice to meet you, Mr. President.(만나서 반갑습니다. 대통령님)"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악수를 나누면서 20cm 이상 키 차이에도 불구하고 그를 올려다보지 않았다.

두 정상 모두 체구가 크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키가 190cm로 장신인 반면 김 위원장은 170cm로 추정된다.

이런 세부사항까지도 사전에 조율됐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1946년생인 트럼프 대통령의 나이는 올해 만 71세이다. 생일이 6월 14일이기 때문에 곧 72살이 된다. 이에 반해 1984년 1월생으로 알려진 김정은 위원장의 나이는 만 34세로 트럼프 대통령과는 37살 차이다.

시종일관 엄숙한 표정을 지었던 두 정상은 악수를 나누고 활짝 웃어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악수를 나누며 왼손으로 김 위원장의 어깨를 살짝 두드렸다.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앞서 걷게 하는 등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북미 실무진은 어제 하루에만 세 차례 회담을 하는 등 협의문 의견 좁히기에 진통을 겪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단독회담 뒤 "매우 좋았다"는 평가를 전해 회담 전방을 밝게 했다.

북미정상회담 합의문 발표는 약 오후 5시 정도로 예상되며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8시쯤 귀국 비행기에 몸을 실을 예정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