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8% < 美 3.0%… 올 성장률 역전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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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퍼런스보드 세계 경제 전망
트럼프 감세·경기부양 효과
외환위기 이후 첫 추월 예상
경기선행지표는 더 나빠
1분기 소비자신뢰지수
한국, 베네수엘라와 최하위권
트럼프 감세·경기부양 효과
외환위기 이후 첫 추월 예상
경기선행지표는 더 나빠
1분기 소비자신뢰지수
한국, 베네수엘라와 최하위권
미국 유수의 경제조사기관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미국에 뒤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미 간 성장률 역전은 한국이 1962년 경제 개발을 본격화한 이후 1998년 외환위기 때 등 두 번밖에 없었던 일이다. 세계 경제는 당분간 침체 위험은 크지 않지만 통상 갈등으로 성장 속도가 느려질 것으로 분석됐다.
◆더 빨리 달리는 덩치 큰 미국
미국의 경제조사기관인 콘퍼런스보드는 11일(현지시간) 뉴욕에서 ‘2018 하반기 세계 경제 전망’ 브리핑을 하고 국가별 성장률 전망을 발표했다. 미국은 고속성장을 이어가 올해 연 3.0%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성장률 2.4%보다 훌쩍 높아진 것이다.
반면 한국은 올해 성장률이 2.8%에 그쳐 작년의 3.1%보다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분석이 맞다면 한국은 인구가 여섯 배가 넘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두 배 이상인 미국보다 성장에서 뒤지게 된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한국이 경제 개발을 본격화한 1962년 이후 성장률에서 미국에 뒤진 건 1980년과 1998년 두 번밖에 없다. 1980년에는 2차 오일쇼크에다 군부 쿠데타 등 정치 혼란이 겹쳐 어려움을 겪었고, 1998년에는 외환위기로 인해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바트 반 아크 콘퍼런스보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성장률 하락에 대해 “한국은 작고 개방된 나라인 만큼 세계 경제의 성장 속도 둔화에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미국에 대해서는 “거의 유일하게 감세와 재정 부양을 동시에 시행하는 나라”라고 평가했다.
경기선행지표인 소비자신뢰지수(CCI)에서도 한국과 미국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 성장률이 더 벌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콘퍼런스보드가 조사한 올 1분기 CCI는 세계 평균이 106이었지만, 한국은 59로 경제 혼란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57)와 함께 최하위권이었다. 미국은 123에 달했고 중국은 115, 일본은 86이었다. 콘퍼런스보드는 1985년 100을 기준으로 CCI를 발표한다.
반 아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미·북 회담이 성공해도 세계 경제에 단기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소비자 심리나 투자 심리 등에는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경제 펀더멘털을 바꿀 요인은 아니라는 얘기다.
◆돈 푸는 ‘양적완화’ 종결
콘퍼런스보드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연 3.2%로 제시했다. 지난 2월 전망치보다 0.1%포인트 낮춘 것이다. 반 아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과 이머징마켓의 성장세가 느려지고 있는 데다 무역 갈등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어 성장률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에릭 룬드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등의 관세 인상과 수입 쿼터 설정은 많은 불확실성을 초래할 것”이라며 “기업들의 글로벌 공급망을 급속히 흔들 수 있다”고 말했다.
콘퍼런스보드는 올 하반기 미국뿐 아니라 유럽 등도 양적완화(QE)를 종료하면서 세계 금융시장이 과거와 같은 임금 상승과 인플레이션, 금리 상승 시대로 서서히 돌아갈 것으로 내다봤다. 관계자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은 달러 강세를 불러일으키고 이는 신흥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캐나다 간 갈등이 확대되는 가운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관계자는 “미국은 전체 경제 규모뿐만 아니라 내수 경제도 커서 NAFTA가 폐기돼도 큰 타격을 받지 않겠지만 캐나다와 멕시코는 엄청난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미국의 경제조사기관인 콘퍼런스보드는 11일(현지시간) 뉴욕에서 ‘2018 하반기 세계 경제 전망’ 브리핑을 하고 국가별 성장률 전망을 발표했다. 미국은 고속성장을 이어가 올해 연 3.0%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성장률 2.4%보다 훌쩍 높아진 것이다.
반면 한국은 올해 성장률이 2.8%에 그쳐 작년의 3.1%보다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분석이 맞다면 한국은 인구가 여섯 배가 넘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두 배 이상인 미국보다 성장에서 뒤지게 된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한국이 경제 개발을 본격화한 1962년 이후 성장률에서 미국에 뒤진 건 1980년과 1998년 두 번밖에 없다. 1980년에는 2차 오일쇼크에다 군부 쿠데타 등 정치 혼란이 겹쳐 어려움을 겪었고, 1998년에는 외환위기로 인해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바트 반 아크 콘퍼런스보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성장률 하락에 대해 “한국은 작고 개방된 나라인 만큼 세계 경제의 성장 속도 둔화에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미국에 대해서는 “거의 유일하게 감세와 재정 부양을 동시에 시행하는 나라”라고 평가했다.
경기선행지표인 소비자신뢰지수(CCI)에서도 한국과 미국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 성장률이 더 벌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콘퍼런스보드가 조사한 올 1분기 CCI는 세계 평균이 106이었지만, 한국은 59로 경제 혼란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57)와 함께 최하위권이었다. 미국은 123에 달했고 중국은 115, 일본은 86이었다. 콘퍼런스보드는 1985년 100을 기준으로 CCI를 발표한다.
반 아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미·북 회담이 성공해도 세계 경제에 단기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소비자 심리나 투자 심리 등에는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경제 펀더멘털을 바꿀 요인은 아니라는 얘기다.
◆돈 푸는 ‘양적완화’ 종결
콘퍼런스보드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연 3.2%로 제시했다. 지난 2월 전망치보다 0.1%포인트 낮춘 것이다. 반 아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과 이머징마켓의 성장세가 느려지고 있는 데다 무역 갈등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어 성장률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에릭 룬드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등의 관세 인상과 수입 쿼터 설정은 많은 불확실성을 초래할 것”이라며 “기업들의 글로벌 공급망을 급속히 흔들 수 있다”고 말했다.
콘퍼런스보드는 올 하반기 미국뿐 아니라 유럽 등도 양적완화(QE)를 종료하면서 세계 금융시장이 과거와 같은 임금 상승과 인플레이션, 금리 상승 시대로 서서히 돌아갈 것으로 내다봤다. 관계자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은 달러 강세를 불러일으키고 이는 신흥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캐나다 간 갈등이 확대되는 가운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관계자는 “미국은 전체 경제 규모뿐만 아니라 내수 경제도 커서 NAFTA가 폐기돼도 큰 타격을 받지 않겠지만 캐나다와 멕시코는 엄청난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