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루랩’의 ‘룰루(lulu)’는 특별한 물건이란 뜻입니다. 우리 제품이 사람들의 피부미용에 쓸모 있는 룰루가 되길 바랍니다.”

최용준 룰루랩 대표(사진)는 지난해 5월 삼성전자 사내 창업지원기관 C랩(C-Lab)에서 독립해 회사를 세웠다. 인공지능(AI) 기반 휴대용 피부 측정기 ‘루미니’와 앱(응용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그는 “뷰티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지만 피부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는 솔루션이 없는 게 아쉬웠다”며 “이 분야에 도전하고 싶어 2015년 말 C랩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미국 코넬대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하고 하버드대에서 유전자 분석을 연구한 뒤 2014년 삼성전자 영업마케팅직군에 입사했다. 그는 “삼성이 헬스케어 분야를 신수종사업으로 정한 것을 보고 배울 게 많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루미니는 카메라, 거리 센서, 광 모듈 등 하드웨어와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을 조합했다. 얼굴로부터 20㎝ 거리에서 대충 찍어도 자동으로 얼굴을 인식한다. AI가 얼굴의 모공, 주름, 피지 등 여섯 가지 항목을 분석한 결과를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피부 분석 정확도는 94% 수준이다. 최 대표는 “데이터가 더 모이면 정확도가 향상될 것”이라고 했다.

루미니는 성분, 제형, 소비자 후기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적합한 화장품과 시술을 추천해준다. 이 모든 과정에 걸리는 시간은 단 10초.

룰루랩은 기업 시장을 우선 공략하고 있다. 지난 4월 양산을 시작한 키오스크 제품 ‘루미니 M’을 백화점, 면세점 등 인파가 많은 곳에 설치할 계획이다. 방문 고객의 특성과 이들이 구매한 제품에 관한 데이터를 축적하기 위해서다. 그는 “피부 고민, 연령, 성별 등을 고려한 타깃 마케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8월 출시되는 휴대용 루미니는 전문 피부상담을 하는 피부과, 화장품 매장 등에 납품할 계획이다. 그는 “올해 1000대 이상 판매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