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일본·영국 등 주요국 통화정책 결정 이어져
연준 금리인상에 유럽 테이퍼링 신호 겹치면 금융시장 충격 우려


신흥국 경제위기의 확산이냐, 진정이냐.

흔들리는 신흥국의 운명을 결정지을 관건이 될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금리 추가인상 여부가 한국시간으로 내일 새벽 발표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준은 현지 시간으로 12∼13일 이틀간에 걸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뒤 13일 오후 2시(한국시간 14일 새벽 3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현재 1.50∼1.75%인 연방기금 금리를 1.75∼2.00%로 0.25%포인트(p) 인상하는 방안이 유력시된다.

블룸버그 통신이 이번 회의를 앞둔 지난 5∼7일 금융시장 전문가 3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에선 응답자 전원이 0.25%p 인상을 예상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도 12일 현재 0.25%p 인상 가능성을 96.3%로 점쳤다.

이런 금리 인상 전망의 배경엔 미국 내 견실한 경기 회복세가 자리 잡고 있다.

미국 1분기 경제성장률은 2.2%로 다소 주춤했으나 올해 성장이 전반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실업률은 18년 만의 최저 수준인 3.8%로 떨어지는 등 고용지표도 양호하다.

금융시장은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하면서 향후 인상 속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준이 금리를 추가 인상하면 지난 3월에 이어 올해 들어 2번째 인상이 된다.

지난 3월 이후 시장 일각에선 연준이 올해 금리를 총 4차례에 걸쳐 올릴 것이란 전망을 제기했었다.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이 예고된 재료이긴 하지만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터키 등 신흥국 경제가 위태로운 상황 속에서 이뤄지는 것이어서 불안감이 크다.

특히 신흥시장에서는 이미 시작된 미국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로 자본유출이 발생했고 재정적자와 부채 등 문제를 안고 있는 취약국들도 일촉즉발의 위기에 직면해있다.

신흥국 위기의 중심이었던 아르헨티나는 자본유출과 페소화 가치 급락을 견디지 못해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고 3년간 500억 달러(53조4천750억 원)를 지원받기로 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고 추가인상에도 속도를 낼 조짐을 보이면 2013년 연준의 양적 완화(QE) 축소(테이퍼링) 시사로 신흥시장이 큰 충격을 받았던 '긴축발작'이 재연되면서 신흥국 '6월 위기설'이 현실화할 것이란 우려가 여전하다.

불안한 요인은 미국만이 아니다.

연준에 이어 유럽중앙은행(ECB)은 한국시간으로 14일 저녁 통화정책을 결정한다.

ECB는 이번 회의에서 양적 완화의 출구전략에 관한 입장을 밝힐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매월 300억 유로 규모의 채권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유동성을 공급해온 ECB가 이를 단계적으로 줄여나갈 것이란 얘기다.

일본은행(BOJ)도 14일부터 이틀간 통화정책 결정회의를 연 뒤 15일 결과를 발표한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오는 21일 통화정책 결정회의를 연다.

시장에서는 일본, 영국이 이번에는 통화정책에 변화를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미국, ECB의 긴축 기조가 가시화하면 이를 고려해 대응방안을 고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내일 새벽 美연준 금리인상 결정… 숨죽인 신흥국 '촉각'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