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 베인즈 MSD 최고의학책임자 "신약 개발 초기 단계부터 외부 협력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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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은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만큼 현실적이어야 합니다. 소규모 제약사들은 개발 초기 단계부터 외부와 협력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로이 베인즈 MSD 임상연구센터 개발 담당 수석 부사장(사진)은 국내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을 위해서는 "탄탄한 과학적 기반에 기초하면서 신약 개발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명료하게 다듬어가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베인즈 부사장은 지난달 23일 2박3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 이 회사 최고의학책임자(CMO·Chief Medical Officer)가 한국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국내 의료기관의 임상 환경 등을 둘러보고 한국 내 임상 연구를 확대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MSD의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 연구 현황도 소개했다. MSD는 키트루다를 통해 혜택 받는 환자를 늘리기 위해 700여개의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키트루다와 다른 약을 함께 썼을 때 효과를 확인하는 병용 임상을 위해 60여개 제약·바이오기업과 손잡고 400여개 연구를 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MSD는 타 제약사들에 비해 자체적인 파이프라인 개발에 집중하는 기업으로 알려져 왔으나, 최근에는 오픈 이노베이션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만성질환 분야에 주력하던 MSD가 항암제 분야에 집중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이 같은 MSD 변신의 원동력은 무엇인가?
"MSD는 프라이머리케어(Primary Care)에 초점을 두고 내부적인 연구에 집중하는 회사였기 때문에 스페셜티케어(Specialty Care)를 중심으로 외부와 협력하는 현재 모습이 변신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MSD의 R&D 전략은 언제나 변함이 없다. 변한 것으로 보이는 것일 뿐 MSD R&D 핵심 전략과 신약개발에 대한 의지는 그대로다.
과거 세계 많은 제약사들이 이미 개발된 혹은 개발되고 있는 약을 외부에서 사들인 후 내부적으로 발전시키는 'seek and develop model' 전략을 지향해 왔지만 MSD는 그러한 관점을 채택하지 않고 신약개발 분야 강자가 되기 위한 내부 투자에 집중해왔다.
현재 MSD는 광범위한 연구 분야를 가지고 있다. 지금은 항암 분야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항암 분야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 걸쳐 신약 개발 및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현재 MSD는 초기 항암, 후기 항암, 호흡기 및 염증, 당뇨 및 내분비, 여성 건강, 감염, 백신, 심혈관계, 신경계 등 8가지 치료 분야를 다루고 있다. 기본적으로 다양한 분야를 망라하는 기업으로 현재 항암 분야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암 환자의 치료 환경을 변화시키는 중이다.
MSD는 이처럼 확고한 R&D 투자와 더불어 위대한 약을 개발을 할 수 있다는 목표 의식이 굉장히 강한 회사다. 또 내부적으로 신약 개발을 활발히 하면서 외부의 좋은 기회를 잘 포착하기 위해 항상 노력한다. 내부적으로만 봤을 때 우리는 소수지만 외부적으로는 아주 많은 기회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외부와의 협력을 통해 좋은 기회를 잡는다면 우리의 파이프라인이 보다 보강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 부분을 눈여겨 보고 있다.
현재는 항암제 분야에서의 외부 협력이 더 두드려져 보일 것이다. 키트루다와 다른 제약사 항암제들과의 병용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많은 시험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MSD는 이 부분에 있어서 외부와 공격적으로, 야심차게 협업을 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키트루다라는 약이 갖는 의미가 크다. 키트루다는 다른 약과 병용했을 때 효과가 증가되기 때문에 MSD는 이와 관련한 협력이 가능한 외부 제약사들을 탐색하는 등 오픈 이노베이션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성공적인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달라.
"현재 MSD는 면역항암제 분야에서 가장 많은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기업이다. 현재 700여개의 임상을 진행 중이다. 키트루다는 만성질환 분야 강자였던 MSD를 미국 출시 4년만에 이처럼 항암제 분야 리더로 만든 주인공이라 할 수 있다.
MSD는 키트루다의 연구 개발에 있어 초기 단계에서부터 굉장히 의미 있는 다수의 활동을 진행해왔다. 우리는 환자들에게 최고의 가치를 전달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다. 이를 위해 굉장히 철저한 전략을 세웠고, 그 전략들은 크게 3가지에 초점 맞춰져 있다.
첫 번째 전략은 키트루다를 단독치료제로 사용하였을 때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느냐에 대한 것이었다. 이를 위해 우리는 30개의 주요 암 종류를 스크리닝했다. 대상 환자는 기존의 다른 모든 치료법에서 실패한 구제 요법 대상의 환자들이었다. 그 결과 30가지 중 25가지의 암이 단일 요법에 대해 반응했다.
두 번째 전략은 키트루다에 대한 반응률이 높은 환자를 확인하기 위한 바이오마커를 사용하는 것이었다. 여기서 MSD는 중개의학과 진단 분야를 위해 많은 회사와 파트너 관계를 맺었다. 예를 들어, 다코(DAKO)사와 공동 작업을 통해 PD-L1과 결합하는 단백질인 PD-1 진단법을 개발했다. 이 진단법은 키트루다 개발의 속도를 높였을 뿐 아니라 키투르다에 반응하는 환자를 선별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시켰다. 우리는 이것을 키트루다의 단일 요법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또 우리는 염증 및 면역 반응에 연관된 유전자를 찾기 위한 유전자 발현 프로파일링에 대해 연구했다. 이를 위해 염증의 RNA 시그니처에 관해 연구하는 나노스트링사와 협력했다. 또 파운데이션 메디슨사와의 제휴를 통해 종양변이부담에 대한 연구를 위해 전체엑솜시퀀싱과 현미부수체 불안정성(MSI) 등에 대한 연구도 광범위하게 진행했다.
세번째 전략은 바이오마커 양성이 아닌 환자들과 단일 요법으로는 반응율이 낮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병용 요법을 모색하는 것이었다. 병용 요법의 프레임 워크는 '키트루다를 어떤 약물과 결합해야 효과적인가'로 이를 위한 잠재 약물을 찾아내는 것이 연구의 핵심이었다.
첫 번째 병용 요법의 카테고리는 키트루다와 기존의 표준 항암화학요법의 결합이다. 예를 들어 폐암 중 가장 흔한 종류인 비편평비소세포폐암 치료에서 키트루다와 표준 항암화학요법 병용 요법이 기존의 표준 치료법보다 나은 선택일까에 대한 가능성을 모색했다. 우리가 표준 항암화학요법과 키트루다의 병용에서 선택한 약물은 일라이 릴리의 페메트렉시드와 백금 기반 화학 요법이었다. 그것이 바로 KEYNOTE 189로 알려진 임상 시험으로 최근 미국암학회(AACR) 회의에서 관련 결과가 발표되었다. 그 결과 암 환자 치료가 바뀌었다. 우리는 KEYNOTE 189를 통해 전체 생존률(OS), 무 진행 생존기간(PFS)이 월등히 향상된 것을 확인했고 그 결과 이 요법이 비편평비소세포폐암 치료법에 있어 골드 스탠다드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MSD는 키트루다를 결합시킨 흥미있는 항암 요법들을 시험하고 있다. 이미 다수의 3상 연구가 진행 중이다. 대표적으로 두경부암, 방광암, 유방암, 위암, 식도암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키트루다 병용 요법의 두 번째 카테고리는 표적 항암제와의 병용이다. 혈관형성 억제제나 인산화효소저해제 병용이 그 예다. 화이자의 액시티닙과 에자이의 렌비마가 키트루다와 병용되어 신장암 환자에게서 높은 반응률을 보였다. 특히 렌비마의 경우 2상에서 신장암, 자궁암, 위암, 간세포암, 흑색종, 비소세포폐암을 비롯한 많은 암 치료에서 놀라운 효과를 보였다. 우리는 렌비마와의 병용 요법 결과에 고무돼 이 후 에자이와의 협력을 체결했다.
다음 카테고리는 키트루다와 또다른 면역관문 억제제(면역 항암제)를 병용하는 것이다. 이는 면역 항암제인 키트루다와 또다른 면역관문 억제제를 병용하거나 키트루다와 공동자극분자(co-stimulatory molecule, 면역 시스템을 자극하는 분자)를 결합시키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내부적으로 다양한 보조자극분자를 연구하던 중 STING agonist를 발견했으며 RIG-I modulator를 리곤텍(Rigontec)사로부터 매입했다. 우리는 TLR-agonist와 같은 수 많은 수용체를 가지고 있는 다른 회사와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으며 TLR 9, TLR 8, TLR 4로 시연 활동을 하고 있다. 우리는 면역 조절 약물의 병용을 통해 면역계의 작용을 규명하고자 LAG 3, TIGIT을 위시하여 추가적인 면역관문 조절제를 개발하고 있다.
다음 카테고리는 염증 반응을 증가시켜 암세포를 죽이는 제제와의 병용이다. MSD는 이와 관련한 2상에서 암젠사의 T-vec과 키트루다를 사용해 흑색종의 반응률을 현저하게 향상시켰으며 3상 연구도 진행 중이다. 또 호주 항암바이러스 개발회사 바이랄리틱스사가 소유한 바이러스를 구입했으며 이를 키트루다와 함께 연구하고 있다.
마지막 카테고리는 키트루다를 암 백신과 병용하는 것으로 이는 면역 반응에서 항원 발현을 증가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는 모더나라는 회사와 협업한 바 있다. 여기서 우리는 암 환자가 가진 암 시퀀싱으로 돌연변이를 확인하고 그 돌연변이를 반영한 mRNA 또는 RNA를 개발하거나 만든다. 환자에 주입 된 RNA는 단백질로 발현된 뒤 단백질은 작은 펩타이드로 처리되며 이 펩타이드는 면역원성의 한 단위로 인지되게 된다. 환자에게 항원을 넣어 면역이 생기게 하는 것이다. 이것을 맞춤형 암 백신이라고 부르며 한 번에 한 명의 환자에게만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업계에서 잘 시도되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최종적으로 기대하는 결과는 모든 암에 적용될 수 있는 펩타이드를 충분히 찾아내 환자들에게 일반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백신을 개발하는 것이다."
▷다양한 연구 및 협력을 진행하고 있는데, 한국을 방문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우리 팀은 MSD의 신약개발 및 임상연구,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당 의약품이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얻는 것을 책임지고 있다. 이번에 한국을 방문하게 된 주된 이유는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신약개발 및 임상연구를 총괄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많은 한국 기업들이 키트루다와 새로운 병용 요법을 연구하는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MSD는 키트루다 병용 요법과 관련해 60여개의 회사와 협력하고 있으며, 400 가지 이상의 임상 시험에 참여하고 있다. 규모를 통해 알 수 있듯 매우 유의미하다.
신약개발 및 임상연구 활동에서 한국은 아주 중요한 국가이다. 특히 임상 연구의 빠른 시작, 연구에서 목표로 하고 있는 대상 환자 군의 신속한 모집 및 믿을 수 있는 연구의 질 관리까지 이 3가지 모두에 대해 예측 가능하고 믿을 수 있는 경험치를 쌓아가고 있다. 이 강점을 높게 평가한다. 한국은 효과적이고 수준 높은 임상연구를 수행하는 센터를 개발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항암제 임상연구에서 세계적으로 주요한 역할을 하는 다수의 병원 및 연구자들이 있다.
이러한 점에 근거하여 한국에서의 신약 개발 및 임상연구 활동을 광범위하게 확대하고자 한다."
▷혁신 신약을 개발한 기업으로서 한국 기업에게 신약개발 관련 조언을 한다면?
"신약개발은 어렵다. 임상시험 단계에 도달하는 것조차 매우 어려우며 실제로 대부분의 약들이 임상시험 단계 이전에 실패한다. 신약개발 성공을 위해서는 탄탄한 과학적 기반이 필요하다. 탄탄한 과학적 기반에 기초해 과학을 따라간다는 생각을 유지하면서 신약개발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명료하게 다듬어가야 한다.
또 충분한 효과를 보이는 결과를 내도록 노력해야 한다. 약물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기존 표준 요법보다 조금 나은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의학적으로 충족되지 않은 부분이 있는 분야에서 효과가 큰 약물을 개발해야 한다. 가장 기본적인 원리다.
마지막으로 신약개발은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만큼 현실적이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소규모 제약사들로서는 개발 초기 단계에 외부와 협력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로이 베인즈 MSD 임상연구센터 개발 담당 수석 부사장(사진)은 국내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을 위해서는 "탄탄한 과학적 기반에 기초하면서 신약 개발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명료하게 다듬어가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베인즈 부사장은 지난달 23일 2박3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 이 회사 최고의학책임자(CMO·Chief Medical Officer)가 한국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국내 의료기관의 임상 환경 등을 둘러보고 한국 내 임상 연구를 확대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MSD의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 연구 현황도 소개했다. MSD는 키트루다를 통해 혜택 받는 환자를 늘리기 위해 700여개의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키트루다와 다른 약을 함께 썼을 때 효과를 확인하는 병용 임상을 위해 60여개 제약·바이오기업과 손잡고 400여개 연구를 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MSD는 타 제약사들에 비해 자체적인 파이프라인 개발에 집중하는 기업으로 알려져 왔으나, 최근에는 오픈 이노베이션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만성질환 분야에 주력하던 MSD가 항암제 분야에 집중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이 같은 MSD 변신의 원동력은 무엇인가?
"MSD는 프라이머리케어(Primary Care)에 초점을 두고 내부적인 연구에 집중하는 회사였기 때문에 스페셜티케어(Specialty Care)를 중심으로 외부와 협력하는 현재 모습이 변신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MSD의 R&D 전략은 언제나 변함이 없다. 변한 것으로 보이는 것일 뿐 MSD R&D 핵심 전략과 신약개발에 대한 의지는 그대로다.
과거 세계 많은 제약사들이 이미 개발된 혹은 개발되고 있는 약을 외부에서 사들인 후 내부적으로 발전시키는 'seek and develop model' 전략을 지향해 왔지만 MSD는 그러한 관점을 채택하지 않고 신약개발 분야 강자가 되기 위한 내부 투자에 집중해왔다.
현재 MSD는 광범위한 연구 분야를 가지고 있다. 지금은 항암 분야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항암 분야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 걸쳐 신약 개발 및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현재 MSD는 초기 항암, 후기 항암, 호흡기 및 염증, 당뇨 및 내분비, 여성 건강, 감염, 백신, 심혈관계, 신경계 등 8가지 치료 분야를 다루고 있다. 기본적으로 다양한 분야를 망라하는 기업으로 현재 항암 분야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암 환자의 치료 환경을 변화시키는 중이다.
MSD는 이처럼 확고한 R&D 투자와 더불어 위대한 약을 개발을 할 수 있다는 목표 의식이 굉장히 강한 회사다. 또 내부적으로 신약 개발을 활발히 하면서 외부의 좋은 기회를 잘 포착하기 위해 항상 노력한다. 내부적으로만 봤을 때 우리는 소수지만 외부적으로는 아주 많은 기회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외부와의 협력을 통해 좋은 기회를 잡는다면 우리의 파이프라인이 보다 보강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 부분을 눈여겨 보고 있다.
현재는 항암제 분야에서의 외부 협력이 더 두드려져 보일 것이다. 키트루다와 다른 제약사 항암제들과의 병용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많은 시험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MSD는 이 부분에 있어서 외부와 공격적으로, 야심차게 협업을 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키트루다라는 약이 갖는 의미가 크다. 키트루다는 다른 약과 병용했을 때 효과가 증가되기 때문에 MSD는 이와 관련한 협력이 가능한 외부 제약사들을 탐색하는 등 오픈 이노베이션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성공적인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달라.
"현재 MSD는 면역항암제 분야에서 가장 많은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기업이다. 현재 700여개의 임상을 진행 중이다. 키트루다는 만성질환 분야 강자였던 MSD를 미국 출시 4년만에 이처럼 항암제 분야 리더로 만든 주인공이라 할 수 있다.
MSD는 키트루다의 연구 개발에 있어 초기 단계에서부터 굉장히 의미 있는 다수의 활동을 진행해왔다. 우리는 환자들에게 최고의 가치를 전달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다. 이를 위해 굉장히 철저한 전략을 세웠고, 그 전략들은 크게 3가지에 초점 맞춰져 있다.
첫 번째 전략은 키트루다를 단독치료제로 사용하였을 때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느냐에 대한 것이었다. 이를 위해 우리는 30개의 주요 암 종류를 스크리닝했다. 대상 환자는 기존의 다른 모든 치료법에서 실패한 구제 요법 대상의 환자들이었다. 그 결과 30가지 중 25가지의 암이 단일 요법에 대해 반응했다.
두 번째 전략은 키트루다에 대한 반응률이 높은 환자를 확인하기 위한 바이오마커를 사용하는 것이었다. 여기서 MSD는 중개의학과 진단 분야를 위해 많은 회사와 파트너 관계를 맺었다. 예를 들어, 다코(DAKO)사와 공동 작업을 통해 PD-L1과 결합하는 단백질인 PD-1 진단법을 개발했다. 이 진단법은 키트루다 개발의 속도를 높였을 뿐 아니라 키투르다에 반응하는 환자를 선별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시켰다. 우리는 이것을 키트루다의 단일 요법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또 우리는 염증 및 면역 반응에 연관된 유전자를 찾기 위한 유전자 발현 프로파일링에 대해 연구했다. 이를 위해 염증의 RNA 시그니처에 관해 연구하는 나노스트링사와 협력했다. 또 파운데이션 메디슨사와의 제휴를 통해 종양변이부담에 대한 연구를 위해 전체엑솜시퀀싱과 현미부수체 불안정성(MSI) 등에 대한 연구도 광범위하게 진행했다.
세번째 전략은 바이오마커 양성이 아닌 환자들과 단일 요법으로는 반응율이 낮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병용 요법을 모색하는 것이었다. 병용 요법의 프레임 워크는 '키트루다를 어떤 약물과 결합해야 효과적인가'로 이를 위한 잠재 약물을 찾아내는 것이 연구의 핵심이었다.
첫 번째 병용 요법의 카테고리는 키트루다와 기존의 표준 항암화학요법의 결합이다. 예를 들어 폐암 중 가장 흔한 종류인 비편평비소세포폐암 치료에서 키트루다와 표준 항암화학요법 병용 요법이 기존의 표준 치료법보다 나은 선택일까에 대한 가능성을 모색했다. 우리가 표준 항암화학요법과 키트루다의 병용에서 선택한 약물은 일라이 릴리의 페메트렉시드와 백금 기반 화학 요법이었다. 그것이 바로 KEYNOTE 189로 알려진 임상 시험으로 최근 미국암학회(AACR) 회의에서 관련 결과가 발표되었다. 그 결과 암 환자 치료가 바뀌었다. 우리는 KEYNOTE 189를 통해 전체 생존률(OS), 무 진행 생존기간(PFS)이 월등히 향상된 것을 확인했고 그 결과 이 요법이 비편평비소세포폐암 치료법에 있어 골드 스탠다드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MSD는 키트루다를 결합시킨 흥미있는 항암 요법들을 시험하고 있다. 이미 다수의 3상 연구가 진행 중이다. 대표적으로 두경부암, 방광암, 유방암, 위암, 식도암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키트루다 병용 요법의 두 번째 카테고리는 표적 항암제와의 병용이다. 혈관형성 억제제나 인산화효소저해제 병용이 그 예다. 화이자의 액시티닙과 에자이의 렌비마가 키트루다와 병용되어 신장암 환자에게서 높은 반응률을 보였다. 특히 렌비마의 경우 2상에서 신장암, 자궁암, 위암, 간세포암, 흑색종, 비소세포폐암을 비롯한 많은 암 치료에서 놀라운 효과를 보였다. 우리는 렌비마와의 병용 요법 결과에 고무돼 이 후 에자이와의 협력을 체결했다.
다음 카테고리는 키트루다와 또다른 면역관문 억제제(면역 항암제)를 병용하는 것이다. 이는 면역 항암제인 키트루다와 또다른 면역관문 억제제를 병용하거나 키트루다와 공동자극분자(co-stimulatory molecule, 면역 시스템을 자극하는 분자)를 결합시키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내부적으로 다양한 보조자극분자를 연구하던 중 STING agonist를 발견했으며 RIG-I modulator를 리곤텍(Rigontec)사로부터 매입했다. 우리는 TLR-agonist와 같은 수 많은 수용체를 가지고 있는 다른 회사와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으며 TLR 9, TLR 8, TLR 4로 시연 활동을 하고 있다. 우리는 면역 조절 약물의 병용을 통해 면역계의 작용을 규명하고자 LAG 3, TIGIT을 위시하여 추가적인 면역관문 조절제를 개발하고 있다.
다음 카테고리는 염증 반응을 증가시켜 암세포를 죽이는 제제와의 병용이다. MSD는 이와 관련한 2상에서 암젠사의 T-vec과 키트루다를 사용해 흑색종의 반응률을 현저하게 향상시켰으며 3상 연구도 진행 중이다. 또 호주 항암바이러스 개발회사 바이랄리틱스사가 소유한 바이러스를 구입했으며 이를 키트루다와 함께 연구하고 있다.
마지막 카테고리는 키트루다를 암 백신과 병용하는 것으로 이는 면역 반응에서 항원 발현을 증가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는 모더나라는 회사와 협업한 바 있다. 여기서 우리는 암 환자가 가진 암 시퀀싱으로 돌연변이를 확인하고 그 돌연변이를 반영한 mRNA 또는 RNA를 개발하거나 만든다. 환자에 주입 된 RNA는 단백질로 발현된 뒤 단백질은 작은 펩타이드로 처리되며 이 펩타이드는 면역원성의 한 단위로 인지되게 된다. 환자에게 항원을 넣어 면역이 생기게 하는 것이다. 이것을 맞춤형 암 백신이라고 부르며 한 번에 한 명의 환자에게만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업계에서 잘 시도되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최종적으로 기대하는 결과는 모든 암에 적용될 수 있는 펩타이드를 충분히 찾아내 환자들에게 일반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백신을 개발하는 것이다."
▷다양한 연구 및 협력을 진행하고 있는데, 한국을 방문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우리 팀은 MSD의 신약개발 및 임상연구,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당 의약품이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얻는 것을 책임지고 있다. 이번에 한국을 방문하게 된 주된 이유는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신약개발 및 임상연구를 총괄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많은 한국 기업들이 키트루다와 새로운 병용 요법을 연구하는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MSD는 키트루다 병용 요법과 관련해 60여개의 회사와 협력하고 있으며, 400 가지 이상의 임상 시험에 참여하고 있다. 규모를 통해 알 수 있듯 매우 유의미하다.
신약개발 및 임상연구 활동에서 한국은 아주 중요한 국가이다. 특히 임상 연구의 빠른 시작, 연구에서 목표로 하고 있는 대상 환자 군의 신속한 모집 및 믿을 수 있는 연구의 질 관리까지 이 3가지 모두에 대해 예측 가능하고 믿을 수 있는 경험치를 쌓아가고 있다. 이 강점을 높게 평가한다. 한국은 효과적이고 수준 높은 임상연구를 수행하는 센터를 개발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항암제 임상연구에서 세계적으로 주요한 역할을 하는 다수의 병원 및 연구자들이 있다.
이러한 점에 근거하여 한국에서의 신약 개발 및 임상연구 활동을 광범위하게 확대하고자 한다."
▷혁신 신약을 개발한 기업으로서 한국 기업에게 신약개발 관련 조언을 한다면?
"신약개발은 어렵다. 임상시험 단계에 도달하는 것조차 매우 어려우며 실제로 대부분의 약들이 임상시험 단계 이전에 실패한다. 신약개발 성공을 위해서는 탄탄한 과학적 기반이 필요하다. 탄탄한 과학적 기반에 기초해 과학을 따라간다는 생각을 유지하면서 신약개발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명료하게 다듬어가야 한다.
또 충분한 효과를 보이는 결과를 내도록 노력해야 한다. 약물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기존 표준 요법보다 조금 나은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의학적으로 충족되지 않은 부분이 있는 분야에서 효과가 큰 약물을 개발해야 한다. 가장 기본적인 원리다.
마지막으로 신약개발은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만큼 현실적이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소규모 제약사들로서는 개발 초기 단계에 외부와 협력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