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철구 창원대 국어국문학과 교수(전 국립국어원 연구원)는 저서 《공부도 인생도 국어에 답 있다》에서 세대와 계층을 막론하고 올바른 우리말 사용과 진정성 있는 글쓰기를 위해 알아둬야 할 국문법과 문장쓰기 법 등에 대해 말한다. 14일 인터뷰에서 허 교수는 “요새 올바른 어법이나 맞춤법을 신경 쓰는 사람이 거의 없다”며 “어문 규범을 잘 지켜 말하고 쓰는 것은 대화의 상대방을 배려하는 행위인 만큼 말하기와 글쓰기의 조심스러움만 알아도 인생의 큰 실수를 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허 교수는 책에서 요즘 사람들이 많이 틀리는 어법에 대해 조근조근 지적한다. 첫 번째는 ‘주문하신 커피 나오셨습니다’ 등 지나친 경어 표현에 대해서다. 허 교수는 “사람을 높일 때 쓰는 ‘-시-’라는 선어말어미를 사물에다 쓴 탓에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이라며 “상대방에 대한 배려에서 비롯된 겸양의 표현이 아니라 고객을 붙잡아 매매를 성사시키려는 상술이라는 점에서도 잘못된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같아요’라는 추측성 표현도 자제해야 할 문구다. 그는 “아무리 관용적인 표현이라도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가 포함된 표현은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 교수는 국어를 연구하는 사람답지 않게 표준어에 집착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쓰는 말이 곧 한국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알겠어용~’ ‘~하세여’ 같이 SNS상에서 많이 쓰는 말 역시 포용한다. 그는 “대화를 친근감 있게 이끌어내는 효과도 있는 만큼 대중이 쓰는 하나의 언어로 이해해줄 만하다”고 말했다.
‘헬조선’ ‘스몰웨딩’ ‘딩크족’ 등 자꾸만 생겨나는 신조어도 마찬가지다. 그는 “어느 시대든 변해가는 삶의 양식을 표현하고 싶은 욕구는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라며 “신조어 역시 한국인들이 쓰고 있는 말이며 우리말의 자산”이라고 말했다. 새롭게 생겨나는 언어 자체를 ‘국어 파괴’라고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그는 “새로이 생긴 말 중 표준어로도 적합하다는 판단이 들면 ‘짜장면’의 사례처럼 실제 표준어로 올리면 된다”며 “다만 ‘맘충’ ‘김치녀’처럼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신조어는 가려 써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