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4일 40포인트 넘게 급락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가속화하면서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투자자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결과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45.35포인트(1.84%) 내린 2423.48에 마감했다. 이날 오전 0.73% 하락한 2450.86으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의 매도세가 거세지면서 장 막판으로 갈수록 낙폭이 커졌다. 장 마감 직전 2422.37까지 밀리기도 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는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4775억원, 539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외국인 매도세가 몰린 종목은 삼성전자(순매도액 3301억원), 현대차(527억원), LG화학(246억원) 등 시가총액 상위주다.

코스피지수가 이날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면서 한국과 미국 간 시중금리 격차가 확대될 것이란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날 열린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종전 연 1.50~1.75%에서 연 1.75~2.00%로 인상한 뒤 올 하반기 금리를 두 차례 더 올릴 수 있다고 예고했다. 연말 미국 기준금리가 연 2.50%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과 달리 한국은 현재 연 1.50%인 기준금리를 올릴 만큼 경기가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의 판단”이라며 “양국 간 시중금리 격차가 벌어지면서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시중금리가 한국보다 대폭 높아지면 외국인 자금이 높은 금리를 좇아 미국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커진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올 들어 한반도 지정학적 위험 완화 기대로 많이 올랐던 종목을 중심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져 나온 것도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고 말했다. 남북한 경제협력 수혜주로 꼽힌 건설·기계주는 이날 각각 4.98%, 4.95% 하락했다.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 만기가 이날 한꺼번에 돌아오면서 매도 물량이 많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 센터장은 “Fed에 이어 유럽중앙은행(ECB)도 조만간 통화 긴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코스닥지수도 10.48포인트(1.20%) 하락한 864.56에 마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