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반도에 ‘평화 무드’가 조성되고 중국과 다방면의 접촉이 이뤄지면서 국내 골프대회에도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

경기 용인시 레이크사이드CC에서 14일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주관 KEB하나은행인비테이셔널에는 중국 선수 3명과 일본 선수 5명이 참가하며 한·중·일 선수들의 대결이 펼쳐졌다.

이 대회는 지난해 KEB하나은행 주최로 코리안투어와 중국골프협회(CGA)가 공동 주관하려다 중국 측이 갑작스럽게 발을 빼면서 개최가 연기됐다. 당시 중국은 중계 문제와 준비 시간 부족 등의 이유를 댔지만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문제가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했다.

올해 다시 열린 KEB하나은행인비테이셔널은 CGA와 공동 주관한 대회는 아니지만 중국 선수들이 참가하면서 나아진 한·중 관계를 확인하게 했다. 내년 열리는 대회에는 더 많은 중국 일본 선수가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KPGA 관계자는 “2010년까지 CGA와 공동 주관으로 한·중 투어를 열었다”며 “중국은 물론 일본과도 동아시아 골프 발전을 위해 공동 주관 대회 개최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중·일 대결이 펼쳐진 대회 첫날 허인회(31·스릭슨)가 9언더파 63타를 적어내 코스레코드 타이기록(2005년 강경남, 2006년 황인춘)을 세우며 한국 골퍼의 자존심을 지켰다. 허인회는 공동 2위 고바야시 신타로(일본)에 2타 차로 앞서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고바야시도 이날 보기 없이 버디로만 7개를 줄이며 일본 골프의 저력을 보여줬다. 중국 선수 중에선 양이눙이 3언더파 69타를 쳐 체면을 세웠다.

용인=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