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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코노미] "5달 안에 2억내라" 로또 단지 배짱 계약금 부르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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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양 시장 호황일수록 계약금 비율 높아져
    지방 비인기지역선 계약금 500만원 정액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로또 분양으로 불리는 단지들이 계약금 비중을 앞다퉈 높이고 있다. 경기 하남시에서 공급된 ‘미사역 파라곤’ ‘하남 포웰시티’ 등이 계약금 비중을 20%로 잡은 데 이어 서울 신길뉴타운에 들어서는 ‘신길파크자이’도 분양가의 15%를 계약금으로 정했다. 그러나 미분양이 적체된 일부 지역에서는 계약금을 500만 원만 받고 있다. 계약금 비중을 보면 분양 시장 분위기를 점칠 수 있다는 게 분양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로또 단지 계약금 20%로 높여

    지난 8일 모델하우스를 열고 분양 일정에 돌입한 서울 신길뉴타운 '신길파크자이'는 계약금을 분양가의 15%로 책정했다. 계약하려면 전용 59㎡는 7,200만~7800만 원, 전용 84㎡는 9,400만~1억 900만 원의 자금이 바로 필요하다. 계약금을 1·2차 나누어 내는 방식이다. 전용 59㎡는 1차 계약금 2000만 원, 전용 84㎡ 이상 중대형은 3000만 원이다. 나머지는 2차 계약금 납부 시 내면 된다. 이후 중도금 60%를 6회에 걸쳐 내고 입주할 때 잔금 25%를 내는 식이다.

    계약금 비율을 총분양가의 15%로 정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신규 분양 단지들은 총분양가를 계약금 10%, 중도금 60%, 잔금 30%로 나누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단지는 계약금을 높이고 잔금을 낮췄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건축비 등 자금 부담을 덜 수 있어서 계약금을 많이 받는 게 유리하다.
    '신길파크자이' 조감도. GS건설 제공
    '신길파크자이' 조감도. GS건설 제공
    지난달 경기도 하남시 미사강변도시에서 분양한 ‘미사역 파라곤’은 계약금을 총분양가의 20%로 책정했다. 10%씩 두 번에 걸쳐 내는 식이다. 시세보다 수억 원 낮게 분양돼 최고 5억 원의 시세 차익이 예상되는 단지였지만 ‘로또 청약’에 당첨되기 위해서는 1억을 훌쩍 넘는 수준의 계약금이 필요했다. 심지어 1회차 중도금도 현금으로 내야 했기 때문에 실제로 필요한 현금은 최대 2억 원 정도였다. 시일도 촉박했다. 계약 후 5개월 안에 1회차 중도금까지 납부도록 했다.

    지난 3월 분양한 하남 감일지구 첫 분양 ‘하남 포웰시티’도 총 분양가 대비 계약금 비율을 20%로 잡았다.

    워낙 시세 차익이 큰 단지들이다 보니 계약금이 청약열기를 식히지는 못했다. 수요자 입장에서는 억대 계약금이 부담일 수 있지만, 이 단지들은 모두 높은 경쟁률로 청약 마감됐다. ‘미사역 파라곤’은 지난달 진행한 1순위 청약에서 104.91대 1이라는 이례적인 기록을 세웠다. 최고 경쟁률은 132대 1까지 치솟았다. 하남 포웰시티 역시 청약통장이 대거 몰리며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 26.29대 1을 기록했다.
    '미사역 파라곤' 모델하우스 집객 모습. 동양건설산업 제공
    '미사역 파라곤' 모델하우스 집객 모습. 동양건설산업 제공
    건설사들이 계약금 비중을 높이는 것은 시장이 호황기라는 것을 의미한다는 게 분양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시장이 안 좋아서 분양받은 사람들이 우위에 있다면 건설사 입장에서는 혜택을 주는 게 일반적”이라며 “반대로 시장이 좋거나 흥행이 예상되는 현장일 경우에는 건설사가 우위에 있다 보니까 사업비 조기 회수 등을 위해 계약금 비중을 높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이 호재를 맞았던 2000년대 초반에는 총분양가를 계약금 20%, 중도금 60%, 잔금 20%로 나누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는 게 분양 전문가들의 얘기다. 이후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시장이 급격히 침체하고 미분양이 급증하면서 계약금 규모가 줄어들었고 현재는 총분양가의 10%를 계약금으로 책정하는 게 일반적이다.
    '신길파크자이' 모집공고 캡처
    '신길파크자이' 모집공고 캡처
    장재현 리얼투데이 콘텐츠실장은 “계약금을 20%까지 높이는 것은 그만큼 ‘자신있다’는 의미”라며 “계약금을 높여도 청약자들이 들어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배짱을 부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자신있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정부 눈치를 보는 행위로도 볼 수 있다”며 “계약금을 높여 가수요를 배제함으로써 ‘우리 현장은 청약 시장 과열을 펌프질하지 않는다’고 은연중에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선 500만 원만 있으면 계약 가능

    반면 미분양이 적체됐거나 수요가 많지 않은 지역에서 신규 분양에 나선 현장들은 여전히 계약금 비중을 줄이는 마케팅 전략을 쓰고 있다. SM상선 건설부문이 경기도 안성시에 분양 중인 ‘안성 공도 우방 아이유쉘’은 계약금을 1·2차에 걸쳐 내도록 했다.1차는 500만원 정액제, 2차는 총분양가의 5%다. 동아건설산업이 강원도 태백시에서 분양 중인 ‘태백장성동아라이크텐’ 역시 1차 계약금을 총분양가의 5%로 잡았다. 두 단지 모두 모집공고 상에는 계약금을 10%로 명시했으나 계약할 때 5%만 내면 나머지 5%는 무이자로 대출 지원해준다.

    권일 팀장은 “신규 분양 단지의 계약금 비중을 보면 지역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를 점칠 수 있다”면서 “어려운 시장일수록 계약률을 높이기 위해 계약금을 최소한으로 잡고 중도금을 무이자 혹은 이자후불제로 대출을 지원해주는 등 자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소은 기자 luckyss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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