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저근막염
인대·힘줄에 미세한 파열로 염증
하루 10분 발가락 마사지하거나
아킬레스건 스트레칭 해주면 도움
무지외반증
하이힐 등 앞볼 좁은 신발이 원인
발가락 사이 보조기 끼워 치료
심하면 뼈대 잡아주는 수술해야
발목터널증후군
자주 삐끗하거나 과체중일때 발병
발목에 물혹·신경종양 생겨 통증
진통제·물리치료로 초기 치료 가능
발 질환 중 가장 환자가 많은 것이 족저근막염이다. 족저근막은 발바닥 아치를 유지하고 발에 탄력을 주는 단단한 막이다. 인체의 인대나 힘줄은 나이가 들면 탄력이 점점 떨어진다. 족저근막도 이 같은 노화 과정을 겪는다. 뒤꿈치뼈 부위 족저근막이 시작되는 부분에서 미세한 파열이 생기면 몸은 이를 치료하기 위해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이 같은 반응이 반복돼 족저근막이 정상보다 두꺼워지는 것을 족저근막염이라고 한다. 김준범 대전선병원 족부정형외과 과장은 “염증이라는 말 때문에 심각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자연스러운 방어기전일 뿐 세균 침입은 아니다”며 “발생 과정이 감기와 비슷해 족저근막염을 발에 걸린 감기라고 표현하기도 한다”고 했다.
족저근막염은 뒷굽이 딱딱한 신발을 오래 신거나 과도하게 운동했을 때 생기기 쉽다. 류머티즘 관절염 같은 자가면역 질환이 있으면 흔히 생긴다. 중년 여성 환자가 많지만 최근에는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이 늘면서 젊은 환자, 남성 환자도 늘고 있다. 아침에 첫발을 내디딜 때 통증이 심하다가 활동하면서 점차 좋아진다. 초기에는 염증이 심하지 않고 통증에 적응해 증상이 나아지는 것처럼 느낀다. 만성화되면 통증이 시간을 가리지 않고 나타나며 강도도 심해졌다 나아졌다 반복한다.
환자의 60~70%는 초기에 집에서 자가치료만 잘해도 증상이 한 달 안에 없어진다. 잠자리에서 일어나거나 오래 쉬었다 일어나기 전에 마사지하면 도움된다. 오른쪽 발바닥 뒤꿈치가 아프다면 같은 쪽 무릎을 굽혀 왼쪽 허벅지에 발을 올린 뒤 엄지발가락을 포함한 발 앞쪽을 오른손을 이용해 위로 젖히면 된다. 이때 왼손으로는 뒤꿈치와 족저근막이 만나는 부위를 문지른다. 하루 20~30번 10분 정도 시행하면 된다. 족저근막염 환자 상당수는 아킬레스건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하루 10분 정도 벽을 잡고 다리를 편 상태에서 뒤로 뻗는 아킬레스건 스트레칭 운동을 반복하면 도움된다. 음료수 페트병에 물을 담아 얼린 뒤 바닥에 놓고 발을 굴리는 얼음 마사지도 좋다. 증상이 한 달 이상 지속되고 통증이 하루종일 계속된다면 만성으로 진행됐다고 판단한다. 자연치유 과정인 염증반응이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의미다. 병원을 찾아 진료받아야 한다. 약물, 주사, 체외충격파, 수술 등의 방법으로 치료한다. 수술은 가장 마지막에 시행하는데 발뒤꿈치뼈 부근의 두꺼워진 족저근막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앞 볼 좁은 신발 신으면 생기는 무지외반증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변형돼 엄지발톱 쪽은 발가락 쪽으로 들어가고 중간 관절은 밖으로 15도 이상 휜 것을 말한다. 여성 환자 비율이 5배 이상이라고 알려져 있을 정도로 여성 환자가 많다. 최근에는 키높이 신발을 신거나 높은 깔창을 까는 남성이 많아지면서 남성 환자도 늘었다. 김 과장은 “하이힐 병이라는 별명 때문에 많은 사람이 높은 굽을 원인으로 생각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신발 앞쪽 폭이 좁은 데서 악화된다”고 했다. 그렇다고 뒷굽 높은 신발이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뒷굽이 높은 신발을 신으면 체중이 앞발가락으로 쏠린다. 뒷굽이 높은 신발의 앞코가 뾰족하고 좁으면 발가락에 가해지는 압력이 심해진다. 다리와 발목에 가는 부담은 커진다. 직업상 서 있는 일이 많은 사람은 굽이 있거나 발가락을 조이는 느낌이 들 정도로 앞쪽 폭이 좁은 신발을 신고 있으면 무지외반증이 생길 위험이 더욱 커진다.
처음에는 엄지발가락 안쪽이 돌출되고 빨갛게 변하며 통증이 느껴진다. 볼이 넓고 쿠션이 푹신한 신발을 신으면 교정할 수 있다. 이보다 통증이 심해지면 무의식적으로 엄지발가락을 바닥에 딛지 않고 걷는 습관이 생긴다. 발바닥에 굳은살이 생기고 앞쪽 부위에 통증이 심해진다. 발 변형이 심해져 발바닥을 지탱하는 뼈의 배열이 틀어지는 것이다. 엄지발가락의 휘어진 각도가 30도 이상이면 중증으로 분류한다.
초기라면 발가락 사이에 보조기를 끼거나 교정 깔창을 사용하는 치료를 한다. 증상이 심하면 엄지발가락 뼈와 인대를 일자로 반듯하게 잡아주는 수술을 해야 한다. 엄지발가락의 튀어나온 부위가 아프거나 이 때문에 오래 걷는 것이 어렵다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엄지발가락과 함께 옆에 있는 발가락이 비틀어졌을 때도 마찬가지다.
무지외반증 예방을 위해서는 굽이 높거나 앞이 좁은 신발 대신 굽이 낮고 발가락을 조이지 않는 편한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발목 욱신거리고 찌릿하면 터널증후군 의심
손목터널이 좁아지는 것처럼 발목터널이 좁아지는 발목터널증후군 환자도 늘고 있다. 발목터널 안에 생긴 물혹이나 신경종양이 신경을 눌러 발바닥에 통증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발목을 자주 삐끗하거나 골절·타박상을 입었을 때, 무리한 운동을 했을 때 생기기 쉽다.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도 발목터널증후군이 생길 위험이 크다.
발목터널증후군이 생기면 초기에는 통증이 심하지 않다. 방치하면 발목이 욱신거리고 찌릿한 통증이 생긴다. 통증이 발부터 다리 위쪽으로 퍼지기도 한다. 발바닥이 화끈거리고 저리는 증상을 호소하고 복숭아뼈 부분을 만지거나 누를 때 심한 통증을 느낀다. 증상이 진행되면 발목 주변 감각이 둔해지고 갑자기 발목에 힘이 빠지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밤에 통증이 더 심해진다. 이 질환이 있어도 족저근막염이나 아킬레스건염처럼 발바닥에 통증을 느끼는 환자가 많아 정확히 진단해야 한다. 이동녕 더본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족저근막염은 발뒤꿈치가 찌릿하고 보행 시 발바닥에 통증이 느껴지지만 발목터널증후군은 발목 안쪽을 두드렸을 때 발바닥 쪽으로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고 했다.
발목터널증후군은 장기간 방치하면 신경 손상으로 인한 감각 이상과 후유장애를 남길 위험이 크다. 증상이 가볍다면 소염진통제, 물리치료 등으로도 치료되지만 신경 손상이 심하거나 발목터널 안에 종양이 있다면 수술해야 한다.
bluesky@hankyung.com
도움말=김준범 대전선병원 족부정형외과 과장, 이동녕 더본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