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판매대금 늦게 주기도…온라인쇼핑몰에 대규모 유통업법 적용 첫 사례

인터파크와 롯데닷컴이 납품업자에게 판촉 비용을 떠넘기거나 부당하게 반품하는 등 '갑질'을 했다가 억대 과징금을 물게 됐다.

온라인쇼핑몰 업체의 갑질 행위에 대규모 유통업법을 적용해 과징금을 부과한 첫 사례로 기록됐다.
납품업자에 판촉비 전가 인터파크·롯데닷컴에 과징금 6억원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규모 유통업법 위반 혐의로 인터파크와 롯데닷컴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6억2천400만원을 부과한다고 17일 밝혔다.

인터파크는 2014∼2016년에 394개 납품업자와 거래 계약을 체결하면서 492건에 대해 거래 시작 후 계약 서면을 내준 혐의를 받는다.

인터파크는 또 46개 납품업자로부터 직매입한 도서 3만2천여권(약 4억4천만원 상당)을 정당한 사유 없이 반품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터파크는 5% 카드 청구할인 행사를 하면서 237개 업자에게 할인 비용 4억4천800만원을 부담시키는 과정에서 법으로 정한 사전 서면 약정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롯데닷컴은 2013∼2016년 6개 납품업자에게 지급해야 할 상품 판매대금 1천700만원을 법정 지급 기한인 40일이 지난 뒤 지급했고, 지연이자도 주지 않았다.

또 2013∼2014년 즉석 할인쿠폰 행사를 벌이면서 522개 납품업자에게 할인 비용의 26%인 약 46억원을 부담케 하면서 사전 서면 약정을 하지 않았다고 공정위는 전했다.

롯데닷컴은 작년 판매대금 지연이자를 업체에 지급하며 자진 시정했다.

업체별 과징금은 인터파크 5억1천600만원, 롯데닷컴 1억800만원이다.

공정위는 각 업체가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는 점, 롯데닷컴은 자본잠식 상태로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는 점 등을 고려해 과징금 액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5억원대 과징금을 부과받은 인터파크 관계자는 "과거 시스템이 체계화되기 전 사안으로 2016년 이후 위반 사항이 없게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며 "일부 사안에서는 납품업자를 위한 선의가 있었음에도 처분에 충분히 고려되지 않는 등 공정위가 갑질 행위라고 지적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반박했다.
납품업자에 판촉비 전가 인터파크·롯데닷컴에 과징금 6억원
공정위는 앞으로 온라인쇼핑몰, TV홈쇼핑 등 온라인 유통업 납품업자의 불공정 행위 점검을 강화할 예정이다.

특히 판매대금 지연, 계약서 미교부, 판촉 비용 전가, 부당 반품 등은 적발되면 엄중하게 조치할 계획이다.

문재호 공정위 유통거래과장은 "온라인쇼핑몰 업체의 납품업체에 대한 갑질 행위를 대규모 유통업법 적용으로 과징금을 부과한 최초 사례"라며 "최근 거래 규모가 급증하는 온라인 유통 분야 거래 관행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