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많이 변했다. 국내 금융업은 지난 수십 년간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달라졌다.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한경에세이] 변화는 곧 기회다
한때 증권사 객장은 인산인해였다. 샐러리맨은 물론이고 평범한 가정주부에서부터 중소기업인까지 투자하러 온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증권사 직원의 인기도 매우 높았다. 최고의 신랑감으로 손꼽혔을 뿐만 아니라 투자자 사이에서는 직원을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이라도 한번 만나보는 것이 소원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돌곤 했다.

필자가 젊은 시절 일했던 증권사의 한 영업점은 워낙 사람이 많다 보니 주문지를 뭉쳐서 직원에게 던지는 고객도 있었다. 대학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는 학생처럼 긴장한 채 객장에 걸린 시세 체결판에 집중했던 인파의 모습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증시 상황에 따라 환호와 탄식이 교차하며 하루도 조용하지 않던 날들이었다.

당시 은행 지점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평소에도 돈을 빌리고 맡기려는 고객들이 넘쳐나 줄을 세워야 할 정도였다. 특히 기업이 근로자에게 월급을 주던 날은 지폐와 동전을 일일이 세고 확인하느라 발 디딜 틈도 없었다. 요즘은 직원 20명이 넘는 점포를 찾기가 어렵지만 그때만 해도 큰 점포에는 100명 가까이 근무하기도 했다.

이제는 더 이상 볼 수 없는 풍경들이다. 비단 금융업만 그런 것도 아니다. 얼마 전 규모가 꽤 큰 제조업체를 방문했는데 직원 수가 너무 적어 놀란 일이 있다. 생산 현장이 단순한 자동화 단계를 뛰어넘어 첨단기술을 활용한 지능형 스마트 공장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이미 시작됐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디지털 기반의 기술 혁신은 짧은 시간 동안 경제사회 전반의 많은 것을 바꿔놓고 있다. BNK금융그룹은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혁신센터를 개소했고 효율적인 전산시스템 구축을 위한 통합 IT센터 건립도 목전에 두고 있다. 그룹의 성장과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상은 더 빨리 더 많이 변할 것이 분명하다. 앞으로는 얼마나 민첩하고 유연하게 잘 대처하느냐가 관건이다. 변화는 곧 기회다. 익숙한 것을 버려야 새로운 미래가 열린다. 지금 당장 바꾸지 않으면 영원히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