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 "1억원대 전셋집 수두룩"…입주폭탄 지역, 집주인 속타도 세입자는 '방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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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동탄·용인 등 입주물량 많은 곳 새 아파트 전셋값 약세
"싸다고 무조건 잡으면 낭패…집주인 대출 여부 등 따져야"
"싸다고 무조건 잡으면 낭패…집주인 대출 여부 등 따져야"
올여름 수도권에서 아파트 입주가 몰리면서 전셋값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전용면적 84㎡를 기준으로 새 아파트 전세가격이 1억원을 밑도는 지역까지 나올 정도다. 아파트 잔금을 전세금으로 충당하려했던 집주인들은 울상이지만, 해당 지역의 세입자들은 모처럼 전세를 고를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입주가 몰리는 지역에서는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전셋집을 마련할 기회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전세계약을 해서는 안 된다. 입주 초기다보니 기반시설이나 교통망이 부족할 수 있다. 2년 뒤 전세 계약을 갱신할 시에는 전셋값이 올라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집주인과 하자보수 의무를 두고 분쟁이 생길 우려도 있다.
◆1억원대 전셋집 속출
1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다음 달부터 수도권에서 새 아파트 입주가 집중된다. 7~9월 5만596가구가 집들이를 할 예정이다. 같은 기간 전국 입주물량(9만4899가구)의 절반을 웃돈다. 특히 다음 달엔 1만7943가구가 수도권에서 입주한다. 전국 입주물량(2만7559가구)의 60%를 넘는 수치다. 지역별로는 파주(4954가구)와 화성(2813가구), 남양주(2292가구), 안성(1358가구) 등의 입주물량이 많다.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대규모 입주가 몰리면서 연초부터 이어진 전세가격 약세가 가속되는 중이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훈풍을 맞은 파주 운정신도시에선 대단지 아파트 두 곳이 입주를 앞두고 있다. ‘힐스테이트운정(2998가구)’과 ‘운정신도시센트럴푸르지오(1956가구)’다. 소형 면적이 포함된 힐스테이트운정은 이달 들어 1억원대 전세 물건이 속속 나오는 중이다. 한두 달 전까지만 해도 2억5000만~2억8000만원 선이던 전용 59㎡ 전셋값은 최근 1억9000만원까지 내렸다. 대규모 입주가 진행되다 보니 집들이를 전후로 전세가격은 더 떨어질 것으로 현지 중개업소들은 보고 있다.
올해를 기점으로 막바지 입주에 접어드는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도 전세가격이 1억원대인 새 아파트가 쏟아지는 중이다. 7월 집들이를 앞둔 ‘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10.0’ 전용 84㎡ 전세가는 최근 2억원 아래로 내려왔다. 현지 K공인 관계자는 “융자 없는 물건이 1억7000만원까지 나와 있다”면서 “전용 59㎡도 한 달 새 2000만~3000만원 떨어져 1억4000만원 선까지 밀렸다”고 전했다.
인근에서 올해 초 입주한 ‘동탄자이파밀리에’ 같은 면적 주택형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1억7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이뤄졌지만 이달 들어선 1억5000만원짜리 전세 물건이 나오고 있다.
◆수천만원대 전셋집도 등장
▶관련기사 : [집코노미] 새 아파트 전셋값 고작 4000만원…공급과잉이 낳은 낯선 풍경
용인에선 전세 바겐세일이 이뤄지는 중이다. 남사지구에서 이달 29일부터 6500여 가구의 매머드급 단지인 ‘e편한세상용인한숲시티’가 입주를 시작해서다. 이 아파트는 지난 4월 대출을 60%가량 낀 전용 44㎡ 전세 물건이 서울 반지하방 가격 수준인 4000만원에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엔 같은 주택형 융자 없는 전셋집이 6000만원까지 나오는 중이다. 전용 59㎡는 전세가격은 6500만원이 최저가다. 전용 84㎡ 역시 대출을 끼지 않은 조건의 집주인이 전세보증금 9000만원에 세입자를 구하고 있다. 현지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교통이 다소 열악하지만 단지 시설만 놓고 보면 헐값에 새 아파트 전세를 구할 수 있는 셈”이라면서 “융자가 없는 전셋집은 경매 등의 위험 부담 또한 없다”고 강조했다.
인천 영종하늘도시와 남양주 다산신도시도 올여름 집들이로 바쁜 지역들이다. 영종하늘도시에서 다음 달 입주하는 ‘스카이시티자이’ 전용 91㎡ 전세가는 1억8000만원까지 내렸다. 주변 동일평형 전셋값은 2억 중후반대였다. 중산동 B공인 관계자는 “전세보증보험료를 대납해주는 조건으로 세입자를 찾는 집주인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대출을 낀 전셋집의 경우 최저 1억4000만원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이 단지보다 고속도로와 공항철도 등 교통 여건이 좋은 ‘e편한세상영종하늘도시’의 전세가격은 전용 59㎡기준으로 1억8000만원 안팎이다. 소형이지만 거실과 방 3칸을 남향으로 배치해 채광과 통풍을 높인 주택형의 전셋값이 이 정도 수준이다. 서울 접근성이 뛰어난 다산신도시는 같은 면적이라도 전세가격이 다소 높다. ‘자연앤e편한세상자이’ 전용 59㎡의 전세가격은 최저 2억원 선이다. ◆1~2년차 단지들도 ‘뚝뚝’
주변에 공급이 몰린 주요 신도시 1~2년차 아파트 단지들의 전셋값도 하락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지난해 말 입주한 ‘모아엘가2차’ 전용 59㎡는 이달 1억5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이뤄졌다. 연초(1억 후반~2억원 선) 대비 5000만원 정도 내렸다. ‘한강신도시3차푸르지오’ 같은 주택형 역시 2억원을 웃돌던 전세가격이 이달 들어선 1억6000만원까지 하락했다. 운양동 ‘리버에일린의뜰’ 전용 84㎡는 지난달 1억6000만~1억8000만원에 세입자를 구했다. 지난 5월 입주한 ‘e편한세상한강신도시2차’ 같은 면적 주택형 전세가격도 1억원 후반대에 속속 나오는 중이다.
내년까지 입주 대기물량이 많은 평택과 오산의 신축 아파트는 전세가격 낙폭이 크다. ‘평택소사벌중흥S-클래스’ 전용 84㎡ 전셋집은 연초보다 6000만원가량 떨어진 1억8500만원까지 매물이 나온다. ‘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 역시 지난해엔 대체로 2억원 선을 넘겨 전세 거래가 이뤄졌지만 최근엔 1억6000만원 선에서 전셋값이 움직인다.
경기 북부인 양주 옥정지구의 전세가격도 올들어 3000만~6000만원 정도 떨어졌다. ‘옥정센트럴파크푸르지오’ 전용 58㎡는 최근 1억3000만원까지 전셋값이 내려갔다. 소형 면적으로만 1862가구가 들어선 이 단지 전세가격은 연초만 해도 1억9000만원 안팎이었다. 인근 ‘e편한세상양주신도시레이크파크’ 전용 74㎡ 집주인들도 2000만~3000만원 정도 가격을 낮춰 세입자를 찾고 있다. ◆“싸다고 덜컥 잡으면 낭패”
입주물량과 전·월세 재계약 만료를 더한 수도권 이동 수요는 올여름 10만가구를 훌쩍 넘길 전망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6년 6월~8월 수도권에선 모두 5만675건의 전·월세 계약이 이뤄졌다. 이들 계약의 만기 시점이 입주가 집중되는 시기와 겹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재계약 만료와 입주물량 과중이 매매시장엔 악재로 작용하겠지만 임대차시장 안정에 일조할 전망”이라면서 “현재의 공급물량 증가는 단기적인 요인이 아니라 최소 1년 이상 이어지는 장기 요인인 만큼 당분간 전세가격 하향 안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세보다 저렴한 전셋집이 나타났다고 해서 덜컥 계약하는 건 위험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만기로 퇴거하는 시점까지 주변 지역에서 입주가 계속해서 진행될 경우 전셋값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커 보증금을 온전히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어서다. 매매가와 전셋값이 역전되는 ‘깡통 전세’가 나오지 말란 법도 없다. 정충진 법무법인 열린 대표변호사는 “등기부등본 상에 자신보다 선순위인 권리가 없는 집을 잘 찾아 들어간다면 최소한 보증금을 날릴 우려는 없다”면서 “전입신고 후 확정일자를 받고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하는 등 안전장치를 확보하는 것도 좋다”고 강조했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
세입자 입장에서는 입주가 몰리는 지역에서는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전셋집을 마련할 기회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전세계약을 해서는 안 된다. 입주 초기다보니 기반시설이나 교통망이 부족할 수 있다. 2년 뒤 전세 계약을 갱신할 시에는 전셋값이 올라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집주인과 하자보수 의무를 두고 분쟁이 생길 우려도 있다.
◆1억원대 전셋집 속출
1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다음 달부터 수도권에서 새 아파트 입주가 집중된다. 7~9월 5만596가구가 집들이를 할 예정이다. 같은 기간 전국 입주물량(9만4899가구)의 절반을 웃돈다. 특히 다음 달엔 1만7943가구가 수도권에서 입주한다. 전국 입주물량(2만7559가구)의 60%를 넘는 수치다. 지역별로는 파주(4954가구)와 화성(2813가구), 남양주(2292가구), 안성(1358가구) 등의 입주물량이 많다.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대규모 입주가 몰리면서 연초부터 이어진 전세가격 약세가 가속되는 중이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훈풍을 맞은 파주 운정신도시에선 대단지 아파트 두 곳이 입주를 앞두고 있다. ‘힐스테이트운정(2998가구)’과 ‘운정신도시센트럴푸르지오(1956가구)’다. 소형 면적이 포함된 힐스테이트운정은 이달 들어 1억원대 전세 물건이 속속 나오는 중이다. 한두 달 전까지만 해도 2억5000만~2억8000만원 선이던 전용 59㎡ 전셋값은 최근 1억9000만원까지 내렸다. 대규모 입주가 진행되다 보니 집들이를 전후로 전세가격은 더 떨어질 것으로 현지 중개업소들은 보고 있다.
올해를 기점으로 막바지 입주에 접어드는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도 전세가격이 1억원대인 새 아파트가 쏟아지는 중이다. 7월 집들이를 앞둔 ‘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10.0’ 전용 84㎡ 전세가는 최근 2억원 아래로 내려왔다. 현지 K공인 관계자는 “융자 없는 물건이 1억7000만원까지 나와 있다”면서 “전용 59㎡도 한 달 새 2000만~3000만원 떨어져 1억4000만원 선까지 밀렸다”고 전했다.
인근에서 올해 초 입주한 ‘동탄자이파밀리에’ 같은 면적 주택형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1억7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이뤄졌지만 이달 들어선 1억5000만원짜리 전세 물건이 나오고 있다.
◆수천만원대 전셋집도 등장
▶관련기사 : [집코노미] 새 아파트 전셋값 고작 4000만원…공급과잉이 낳은 낯선 풍경
용인에선 전세 바겐세일이 이뤄지는 중이다. 남사지구에서 이달 29일부터 6500여 가구의 매머드급 단지인 ‘e편한세상용인한숲시티’가 입주를 시작해서다. 이 아파트는 지난 4월 대출을 60%가량 낀 전용 44㎡ 전세 물건이 서울 반지하방 가격 수준인 4000만원에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엔 같은 주택형 융자 없는 전셋집이 6000만원까지 나오는 중이다. 전용 59㎡는 전세가격은 6500만원이 최저가다. 전용 84㎡ 역시 대출을 끼지 않은 조건의 집주인이 전세보증금 9000만원에 세입자를 구하고 있다. 현지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교통이 다소 열악하지만 단지 시설만 놓고 보면 헐값에 새 아파트 전세를 구할 수 있는 셈”이라면서 “융자가 없는 전셋집은 경매 등의 위험 부담 또한 없다”고 강조했다.
인천 영종하늘도시와 남양주 다산신도시도 올여름 집들이로 바쁜 지역들이다. 영종하늘도시에서 다음 달 입주하는 ‘스카이시티자이’ 전용 91㎡ 전세가는 1억8000만원까지 내렸다. 주변 동일평형 전셋값은 2억 중후반대였다. 중산동 B공인 관계자는 “전세보증보험료를 대납해주는 조건으로 세입자를 찾는 집주인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대출을 낀 전셋집의 경우 최저 1억4000만원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이 단지보다 고속도로와 공항철도 등 교통 여건이 좋은 ‘e편한세상영종하늘도시’의 전세가격은 전용 59㎡기준으로 1억8000만원 안팎이다. 소형이지만 거실과 방 3칸을 남향으로 배치해 채광과 통풍을 높인 주택형의 전셋값이 이 정도 수준이다. 서울 접근성이 뛰어난 다산신도시는 같은 면적이라도 전세가격이 다소 높다. ‘자연앤e편한세상자이’ 전용 59㎡의 전세가격은 최저 2억원 선이다. ◆1~2년차 단지들도 ‘뚝뚝’
주변에 공급이 몰린 주요 신도시 1~2년차 아파트 단지들의 전셋값도 하락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지난해 말 입주한 ‘모아엘가2차’ 전용 59㎡는 이달 1억5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이뤄졌다. 연초(1억 후반~2억원 선) 대비 5000만원 정도 내렸다. ‘한강신도시3차푸르지오’ 같은 주택형 역시 2억원을 웃돌던 전세가격이 이달 들어선 1억6000만원까지 하락했다. 운양동 ‘리버에일린의뜰’ 전용 84㎡는 지난달 1억6000만~1억8000만원에 세입자를 구했다. 지난 5월 입주한 ‘e편한세상한강신도시2차’ 같은 면적 주택형 전세가격도 1억원 후반대에 속속 나오는 중이다.
내년까지 입주 대기물량이 많은 평택과 오산의 신축 아파트는 전세가격 낙폭이 크다. ‘평택소사벌중흥S-클래스’ 전용 84㎡ 전셋집은 연초보다 6000만원가량 떨어진 1억8500만원까지 매물이 나온다. ‘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 역시 지난해엔 대체로 2억원 선을 넘겨 전세 거래가 이뤄졌지만 최근엔 1억6000만원 선에서 전셋값이 움직인다.
경기 북부인 양주 옥정지구의 전세가격도 올들어 3000만~6000만원 정도 떨어졌다. ‘옥정센트럴파크푸르지오’ 전용 58㎡는 최근 1억3000만원까지 전셋값이 내려갔다. 소형 면적으로만 1862가구가 들어선 이 단지 전세가격은 연초만 해도 1억9000만원 안팎이었다. 인근 ‘e편한세상양주신도시레이크파크’ 전용 74㎡ 집주인들도 2000만~3000만원 정도 가격을 낮춰 세입자를 찾고 있다. ◆“싸다고 덜컥 잡으면 낭패”
입주물량과 전·월세 재계약 만료를 더한 수도권 이동 수요는 올여름 10만가구를 훌쩍 넘길 전망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6년 6월~8월 수도권에선 모두 5만675건의 전·월세 계약이 이뤄졌다. 이들 계약의 만기 시점이 입주가 집중되는 시기와 겹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재계약 만료와 입주물량 과중이 매매시장엔 악재로 작용하겠지만 임대차시장 안정에 일조할 전망”이라면서 “현재의 공급물량 증가는 단기적인 요인이 아니라 최소 1년 이상 이어지는 장기 요인인 만큼 당분간 전세가격 하향 안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세보다 저렴한 전셋집이 나타났다고 해서 덜컥 계약하는 건 위험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만기로 퇴거하는 시점까지 주변 지역에서 입주가 계속해서 진행될 경우 전셋값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커 보증금을 온전히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어서다. 매매가와 전셋값이 역전되는 ‘깡통 전세’가 나오지 말란 법도 없다. 정충진 법무법인 열린 대표변호사는 “등기부등본 상에 자신보다 선순위인 권리가 없는 집을 잘 찾아 들어간다면 최소한 보증금을 날릴 우려는 없다”면서 “전입신고 후 확정일자를 받고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하는 등 안전장치를 확보하는 것도 좋다”고 강조했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