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왼쪽 다섯 번째)와 협력사 대표들이 지난달 3일 열린 ‘공정거래 및 동반성장 협약식’에서 손을 맞잡고 동반성장과 상생협력 의지를 다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왼쪽 다섯 번째)와 협력사 대표들이 지난달 3일 열린 ‘공정거래 및 동반성장 협약식’에서 손을 맞잡고 동반성장과 상생협력 의지를 다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한화, 우수 협력사에 물품대금 100% 현금결제
한화그룹의 상생경영 철학은 김승연 회장이 평소 강조한 ‘함께 멀리’ 정신을 기반으로 한다. 김 회장은 “빨리 가려면 혼자 가도 되지만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며 “협력업체는 단순한 하도급 업체가 아니라 한화그룹의 가족이고 동반자”라고 강조해 왔다. 한화그룹은 이를 기반으로 협력사들이 실제 체감할 수 있는 상생협력 방안을 만들어 실행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달 31일 경영 쇄신안을 통해 사외이사들로 구성되는 상생경영위원회를 신설하겠다고 발표했다. 하도급법, 갑을 관계, 기술 탈취 등 공정거래 이행과 관련된 주요 사항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 관련 사항을 심의하는 기구다.

(주)한화는 매년 우수 협력사를 초청해 간담회를 열고 협력회사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있다. 우수 협력회사들에 매년 2000억원 이상의 물품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결제하는 지원 방안도 실시하고 있다. 물품대금을 어음이 아니라 현금으로 지급하면 협력사들은 어음할인 시 이자 등을 부담할 필요가 없어 자금 운용에 큰 도움이 된다.

(주)한화는 협력사 현금 대금 지급률을 현재 약 80%에서 100%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오랜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선급금 지급 보증, 계약 이행 보증 등 각종 담보도 면제해주고 있다. 담보 제공 의무 면제는 지급보증금을 마련하거나 지급보증증서를 발행할 필요가 없어 협력 업체 부담이 준다. 동반성장을 위한 상생펀드도 있다. 상생펀드는 협력사가 은행에서 대출받을 때 금리를 할인받을 수 있도록 돕는 금융지원제도다. (주)한화는 상생펀드 규모를 올해부터 300억원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대출가능 은행 수도 늘릴 예정이다.

한화그룹은 협력사들의 공정개선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각 분야 전문가가 협력회사를 방문해 취약한 부분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해당 분야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해준다. (주)한화는 2016년 협력사 제일정밀의 취약점을 파악한 뒤 자동 검사 장비 등을 지원했다. 2017년에는 금속관 전용 세척기와 검사 공정 자동화 설비를 지원했다. 제일정밀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성화봉 외관부를 제작하는 등 공정 개선의 성과를 냈다. 협력사의 인적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교육프로그램도 지원한다. 협력업체 직원들이 원가, 생산, 품질관리, 연구개발 등 직무와 관련된 교육을 수강할 수 있도록 교육 바우처를 지급하고 있다.

협력회사가 환경 안전 분야를 개선하기 위한 지원도 하고 있다. 각 회사별 컨설팅을 진행한다. 소음 개선을 위해 작업공간 내 기계를 재배치해 안전한 근로 환경을 갖출 수 있도록 돕는다. 산업안전보건 기준에 적합한 근로 방안 등을 제시해 실질적인 작업 능률 향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