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에 따라 ‘공유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렌터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렌터카 등록 대수는 5년 전과 비교해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기업에서 주로 활용하던 장기 렌터카를 이용하는 개인도 최근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신차 10대 중 1대는 렌터카

전국자동차대여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올 3월 기준 렌터카 등록 대수는 75만4347대로 집계됐다. 2012년(32만5334대)과 비교해 배 이상 늘었다. 최근 5년 동안 연평균 17.6%의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등록된 182만9988대의 신차 중 렌터카로 등록된 차량은 20만5955대로 11.3%를 차지했다. 신차 10대 중 1대는 렌터카인 셈이다.

롯데렌탈은 올 3월 기준 렌터카업계 최초로 등록 대수 18만 대를 돌파하며 시장 점유율 24.3%로 1위에 올랐다. 업계 후발주자인 SK네트웍스는 지난해 AJ렌터카를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올 3월 기준 등록 대수는 9만1336대로 2012년(1만5944대)에 비해 다섯 배가량 늘었다. 반면 AJ렌터카는 2016년 등록 대수 7만 대를 넘어선 이후 성장세가 둔화돼 3위로 밀려났다. 4위인 현대캐피탈과의 점유율 격차도 올 3월 기준 1.4%포인트로 좁혀졌다.
대세는 개인 장기 렌터카

렌터카 업체들은 법인 렌터카에 비해 수익성이 높은 개인 장기 렌터카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렌탈은 2012년 14.2%였던 개인 장기 렌터카 비중을 올해 36.6%까지 끌어올렸다. SK네트웍스는 개인 장기 렌터카 비중을 60% 이상으로 유지하고 있다.

개인 장기 렌터카 시장을 공략한 롯데렌탈은 지난해 매출 1조7955억원, 영업이익 1297억원을 올려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지난해 렌터카 사업이 롯데렌탈 매출에서 차지한 비중은 65.4%였다. 롯데렌탈은 올 1분기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2% 늘어난 27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SK네트웍스는 SK렌터카와 자동차 정비 프랜차이즈 스피드메이트 등으로 구성된 카라이프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개인 렌터카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자동차 구매와 유지, 정비를 책임지는 카라이프 사업 실적이 매년 개선되고 있다. 2015년 5788억원이던 매출은 올해 1조113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영업이익도 지난해(389억원)에 비해 36.2% 늘어난 53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개인 장기 렌터카의 장점으로는 편리성이 꼽힌다. 장기 렌터카는 15인승 이하 전 차종을 취급한다. 신차를 살 때처럼 모델과 색상, 옵션까지 선택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기간은 최소 1년부터 5년까지다. 계약이 끝나면 타던 차량을 인수할 수도 있다. 옵션을 선택하면 차량 정기 점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사고 처리 등 차량 관리 업무 전반을 렌터카 업체에서 담당한다. 장기 렌터카는 선납금과 보증금 비율도 상황에 맞게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어 초기 부담금이 적다. 월 대여료에는 차량 취득·등록세와 보험료, 자동차세 등이 모두 포함된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 관리에 어려움을 느끼는 여성 소비자나 초보 운전자들이 렌터카를 선택하는 비율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