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은행들이 올해 영업이익보다 더 많은 금액을 주주들에게 배당과 자사주 매입으로 돌려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7일 바클레이스은행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 상위 22개 상장은행의 올해 배당과 자사주 매입 규모가 지난해보다 25% 늘어난 총 1700억달러(약 187조원)로 예상된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씨티그룹, 웰스파고, 뱅크오브아메리카 등도 미국 은행이 올해 영업이익보다 더 많은 금액을 주주들에게 돌려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은행의 주주 환원 금액이 영업이익을 초과한 건 2007년이 마지막이었다.

FT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정책과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에 힘입어 은행 이익이 증가하면서 주주 환원 금액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은행의 배당과 자사주 매입액이 순이익보다 클 것으로 예상돼 은행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자본 확충을 게을리하다가 금융위기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애넛 애드머티 스탠퍼드대 재정학과 교수는 “은행들의 주주 환원 규모가 터무니없이 크다”며 “대형 은행들이 더 이상 위험하지 않다는 확신이 설 때까지는 대규모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