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자사 음성 인공지능(AI) 서비스인 빅스비를 앞세워 구글, 아마존 등과 본격적으로 경쟁하겠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삼성 'AI 독립' 선언… "구글·아마존과 승부"
삼성전자는 TV와 세탁기, 냉장고 등 자사 가전제품은 물론 올 하반기 선보일 AI 스피커에도 구글과 아마존의 음성 AI 서비스를 적용하지 않을 계획이다. ‘정보기술(IT) 생태계’를 좌우할 AI산업을 놓고 글로벌 하드웨어업계 대표 주자와 소프트웨어업계 공룡 간 힘겨루기가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18일 “AI 플랫폼 시장에서 지금처럼 구글, 아마존에 종속된 상태로는 협력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삼성전자의 AI 플랫폼(빅스비)을 키워 이들 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수준에 오르면 그때 가서 협력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AI 플랫폼을 통해 들어오는 데이터를 공유하는 등 대등한 위치에 서지 않으면 구글, 아마존과 협력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AI시장을 선도하는 구글과 아마존은 TV와 냉장고에 적용된 자사 AI 플랫폼을 통해 들어오는 데이터를 TV, 냉장고 제조사에는 제공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구글, 아마존과 AI 시장에서 상호 협력하는 방안과 빅스비 플랫폼으로 독자 생태계를 조성하는 방안을 놓고 외부 전략 컨설팅업체 등과 검토한 결과 독자 생존 방안을 우선 추진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AI 플랫폼과 이를 통해 들어오는 빅데이터가 미래 IT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기술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