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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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돌풍을 이어갈 제3호 인터넷은행은 탄생할 수 있을까?'

금융당국이 제3호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금지)' 규제 벽에 가로막혀 섣불리 나서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터넷은행) 추가 인가를 검토 중이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 설립 인가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아직 인터넷은행 추가 인가 여부를 확정한 것은 아니나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은행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며 "기존 인터넷은행과 은행산업 전반에 대한 경쟁도 평가를 거쳐 인터넷은행 추가 인가를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추가 설립 인가가 확정되면 이르면 올 하반기께 인터넷은행 설립을 원하는 업체들에게 인가 신청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위는 지난달 초 열린 금융업 진입규제 개편방안 마련을 위한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인터넷은행이 미친 영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케이뱅크·카카오뱅크 설립으로 은행업계의 모바일기반 서비스가 확대되고, 기존 은행들 간의 가격경쟁을 촉진하는 등 당초 유도했던 '메기 효과' 측면에서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는 것이다.

기존 인터넷은행에 대한 금융당국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추가 인터넷은행 설립에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하지 않는 이상 인터넷은행의 설립은 물론 성장도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현행 은행법은 산업자본이 은행의 지분을 10% 이상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의결권이 있는 지분은 4%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이를 완화한 은행법 개정안이 약 2년 전 국회에 발의됐지만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1·2호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도 은산분리 규제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케이뱅크는 자본금 확충을 위해 작년 9월부터 주주 대상 유상증자를 추진했으나 은산분리 규제로 지난달 말까지 약 9개월간 진통을 겪었다. 케이뱅크의 실질적 대주주인 KT(지분 10%)가 산업자본으로 분류돼 추가 지분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었던 것. 결국 20여개 주주사들이 기존의 지분율을 유지하면서 증자에 참여해야 하다 보니 이 과정에서 부담을 이기지 못한 중소벤처 주주들의 이탈이 일기도 했다.

카카오뱅크 역시 은산분리 규제로 성장에 발목이 잡혔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작년 말 기자간담회에서 "현행 은행법은 자본비율을 맞춰 증자를 해야 하기 때문에 주주들과 협의가 필요하다"며 "은산분리 완화가 늦어지면 은행의 혁신도 늦어지게 된다"고 토로했다.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하지 않는다면 이들 은행의 적자 기간도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짙다. 케이뱅크 지난해 838억원, 카카오뱅크는 1045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는 각각 118억원, 80억원의 적자를 냈다.

인터넷은행 업계 관계자는 "기존 인터넷은행들이 은산분리 규제로 자본 확충은 물론 성장에 위협을 받고 있는데 어떤 기업이 인터넷은행 설립에 도전하겠느냐"며 "인터넷은행의 경쟁력을 평가하기 전에 규제부터 완화해 시중은행들과 공정한 게임을 펼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