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육아가 과연 정답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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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병모 장편 '네 이웃의…' 출간
"여성부담 여전"…날세운 비판
"여성부담 여전"…날세운 비판
!["공동육아가 과연 정답일까요?"](https://img.hankyung.com/photo/201806/AA.17012644.1.jpg)
19일 서울 무교동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구 작가는 “그동안 구병모 하면 으레 떠올렸던 비현실적 세계관이나 환상성, 자연재난, 특수한 질병, 로봇 등 비일상적 요소를 완전히 배제한 소설”이라며 “개인적으로 큰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네 이웃의 식탁》은 자녀를 세 명 이상 갖는다고 약속해야 입주가 허용되는 공동주택 ‘꿈미래실험공동주택’에 네 부부가 입주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각기 다른 속사정을 가진 네 부부는 아이들의 나이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공동 육아를 꿈꾼다. 직장이 비슷한 곳에 있어 자동차를 함께 쓰고, 쓰레기 분리 배출도 함께하는 등 공동체 생활을 이어나가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공동육아가 과연 정답일까요?"](https://img.hankyung.com/photo/201806/AA.17012503.1.jpg)
소설 속에선 아무리 공동육아를 해도 아이의 주양육자는 여전히 여자다. 남편은 돕지만 주체적이지 않다. 심지어 남편이 집안일을 담당하고 아내가 직장에 다니는 가정 또한 마찬가지다. 예기치 않게 발생하는 일들을 해결하는 건 언제나 엄마다.
작가는 “기존에 긍정적으로 쓰이던 말들을 전복하는 것이 문학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했다”며 공동육아의 허점을 짚게 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마을공동육아에 대해 소개하는 책 한 권을 본 적이 있는데 목차에 온통 ‘함께하는 엄마’ ‘엄마의 교육’처럼 죄다 ‘엄마’에 관한 얘기뿐이더라고요. 현대 사회에서 가정의 규모가 한 마을 단위로 커진다고 해서 여성에게 가중되는 돌봄육아의 책임이 덜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싶었습니다.”
자녀를 세 명 이상 갖는 조건으로 입주가 허용되는 공동주택이 추진된다는 구 작가의 상상이 터무니없어 보이지 않는 것은 현실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구 작가는 “‘대한민국 출산지도(가임기 여성지도)’ 같은 것을 만드는 정부의 저출산 정책은 여성을 출산 도구로만 인식하는 단순한 발상”이라며 “구태의연한 출산율 제고 정책을 쏟아내기만 해서는 더 이상 여성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