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홀 OB 말뚝 뽑아 선수들 마음껏 휘두르는 박진감 넘치는 대회될 것"
2년 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 최종 라운드. 당시 아마추어 신분으로 참가한 성은정(CJ오쇼핑·19)은 18번홀(파5)만을 남겨두고 2위권에 3타 앞서다 마지막 홀에서 트리플보기를 범했고 연장에서 눈물을 삼켜야 했다. 홀 옆에 버티고 있던 OB(아웃 오브 바운즈) 말뚝 때문이었다. 그는 OB로 2타를 까먹었다. KLPGA는 빠른 경기 흐름과 ‘공은 있는 그대로 친다’는 골프의 근본 철학을 따라 지난해 대회부터 18번홀 OB 말뚝을 없앴다.

KLPGA투어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18은 지난해 버티고 있던 남은 두 개의 OB 표식마저 제거하며 OB프리(free) 코스를 만들었다. 최진하 KLPGA 경기위원장(사진)은 “지난해 남겨 놓은 4번홀(파5)과 6번홀(파5) OB 말뚝도 올해 제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내 골프장에는 OB 라인이 많다. ‘안전’과 ‘빠른 경기 속도’가 명분이다. 하지만 많아도 너무 많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최경주는 “한국에서 자란 선수 중 코스 공략이 소극적인 선수가 있는데 OB 말뚝 탓에 주눅이 들어 펑펑 때리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OB 말뚝이 없어지면 대회 풍경이 달라진다. 해저드와 위험 지역을 가로지르는 과감한 샷과 현란한 트러블 샷을 즐길 기회가 늘어난다. 최 위원장은 “다양한 트러블 상황을 극복하는 방법을 지켜볼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